에이치엘비·노터스, '中 반려동물 시장 진출' 공감대 리보세라닙의 동물 항암제 가능성 베팅
최은수 기자공개 2021-12-30 08:37:37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9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엘비와 국내 CRO 선두주자 노터스의 빅딜을 이끈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양사는 글로벌, 특히 중국 반려동물 시장 진출에 공감대를 형성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엘비 측은 수의사 출신인 김도형 대표의 전문성을 고려해 M&A 이후 대표직도 보장했다. 인수전에 뛰어든 경쟁사들을 제치고 본계약을 체결한 배경이다.에이치엘비와 노터스의 인연은 그룹 계열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으로부터 시작됐다. 다만 비임상 파트너사인 것 외에 접점은 없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파이프라인 리보세라닙의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동물 항암제로의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에 돌입하면서 작년 초 해당 비임상을 노터스에 위탁했다.
올해 초 노터스가 M&A 매물로 나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당초 노터스 측은 중국 최대 CRO 업체를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딜을 추진해 왔다. 해당 업체는 노터스 최대주주 측 지분 인수가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주당 4만원으로 책정했다. 다만 해당 CRO 업체의 최대주주인 중국 공산당이 최종 재가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중국 CRO 업체와의 딜은 무산됐지만 노터스의 매물 가치는 여전히 원매자들에겐 매력적이었다. 작년 매출은 약 600억원, 영업이익률은 15% 정도였다. 올해 3분기까지 유보율(잉여금/납입자본금)은 7813%에 달했다. 에이치엘비를 비롯한 잠재적 매수자들은 노터스 인수를 위해 제한적 경쟁 입찰을 시도했다.
협상 과정에서 추후 인수자와의 시너지, 사업 파트너십이 형성되지 않으면 매각하지 않겠다는 게 정인성·김도형 노터스 대표의 입장이었다. 노터스 관계자는 "그동안 CRO 사업을 통해 성장해 왔지만 향후 신사업 타깃은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었다"며 "이를 충족할 만한 새 주인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와 김 대표 모두 수의사 출신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병원 얼라이언스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원장 등을 맡으면서 중국 등지에 체인 동물병원 설립 후 사업화를 추진해 왔다. 노터스는 체인 동물병원 중국 진출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반려동물 사업을 바탕으로 꾸준히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포석을 다져왔다.
노터스 측 입장에서는 이를 위해 인수업체가 해외 인프라를 갖췄는지 여부도 판단 기준이었다. 에이치엘비의 경우 그룹 핵심 파이프라인인 리보세라닙이 중국에서 시판되고 있어 현지 진출을 위한 인프라 제공과 서포트가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개발하는 동물 항암제 또한 리보세라닙의 약물재창출 형태인 만큼 시너지 창출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역시 노터스 기존 최대주주 및 경영진의 중국 반려동물 시장 진출 의지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수 후에도 김도형 대표에 경영 총괄을 맡기는 한편 정 대표는 고문으로 위촉해 노터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토록 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노터스와 손을 잡으면서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협력 이점, 빠르게 성장하는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진출 등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남은 인수절차를 잘 마무리해 주주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지주, 운용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 택했다
- [CFO Change]엘앤에프, 투자자 저변 다변화 이끌 '류승헌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지주회사' 동원산업, HMM 인수 자신감의 원천은
- 신세계百, '부사장급' 상품본부장에 상무 중용 '파격'
- [숨은 진주 SC제일은행]성장 원동력은 'SC' 브랜드 앞세운 '기업금융·WM'
- 진옥동의 싱크탱크…신한미래전략연구소장 교체
- [CFO 워치/우리은행]유도현 부행장, 자본비율 개선에 달린 기업금융 성패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워런 버핏
- [두산로보틱스 IPO]‘가격차’로 M&A 불발…상장후에도 추가조달 가능성
- [두산로보틱스 IPO]해외 확약비중 국내의 10분의1...반복되는 '역차별 논란'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프레스티지바이오그룹, HD201 초기 파트너사와 결별
- '불황은 없다' 60여 제약·바이오, 운집한 취준생 맞이
- 스킨십 넓히는 제일약품 오너 3세 '대외활동도 직접'
- [클리니컬 리포트]큐라티스, 백신 연령층 영점 조정으로 임상 '속도전'
- '골관절염 끝 아냐' 엔솔바이오, 항암 후보물질 전면에
- 큐로셀, IPO 밸류 최대 4500억 '하프콘 정조준'
- [제약바이오 ESG 트래커]첫 ESG 보고서 발간, '외부 검증인' 활용 개선의지 눈길
- ['위기vs성장' 기로에 선 제약사]한독의 도입 전략, '확장과 혁신' 병행 위한 묘수일까
- '1160억 유증' 메드팩토, 노바티스 빈자리 꿰찬다
- [위기vs성장' 기로에 선 제약사]한독의 독립 10년, 분주한 새판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