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서암기계공업 오너 3세, 경영능력 입증하나 권형록 전무이사 전면 배치, 6년 경영수업…매출·수익성 개선 급선무
황선중 기자공개 2022-01-07 07:30:1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5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밀기계부품 제조업체 '서암기계공업'이 3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부터 창업주의 손자인 권형록 대표가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기존 권영열·권영호 형제경영에서 권영호·권형록 부자경영 체제로 탈바꿈하는 모습이다. 외형 확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마주한 상황에서 권형록 대표가 경영 역량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코스닥 상장사 서암기계공업은 지난 1일 권형록 전무를 새로운 대표로 선임했다. 권 대표는 부친인 권영호 대표와 함께 부자경영 체제를 꾸리게 됐다. 표면적으로는 각자대표체제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들이 경영을 총괄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부친은 경영 자문 역할을 맡는다. 기존 대표였던 권영열 화천그룹 회장은 여타 계열사 경영에 힘쓸 예정이다.
1981년생인 권 대표는 화천그룹 3세 경영인이다. 창업주 고(故) 권승관 명예회장의 손자다. 권 명예회장의 첫째 아들인 권영열 회장의 조카이자, 셋째 아들인 권영호 대표의 아들이다. 화천그룹은 화천기공을 필두로 서암기계공업, 화천기계, 시리우스인베스트먼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간 경영수업은 충분히 받았다는 평가다. 권 대표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서암기계공업 등기이사로 활약했다. 생산부장, 해외영업부장 등을 역임하며 실무 역량도 키웠다. 2018년부터는 서암기계공업 최대주주인 화천기공의 등기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최고경영자(CEO)로서 직접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암기계공업은 현재 매출과 수익성 모두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0년 전방산업 악화로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20년 넘게 이어지던 흑자경영 추세도 끊겼다. 다행히 지난해 전방산업 개선으로 실적도 소폭 회복됐지만, 실적 불안정성은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권 대표로서는 취임하자마자 일종의 경영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시장의 관심은 서암기계공업 경영기조의 변화 여부다. 그간 권영열·권영호 대표는 보수적인 경영 철학을 펼쳐왔다.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내실 있는 경영을 지향했다. 실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부채비율은 수년간 꾸준히 10%대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회사를 이끌면서 무리하게 부채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경영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권 대표가 대표직을 맡고 있긴 하지만 실질적인 지배력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드러내기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만큼 일각에서는 이번 승진이 경영권 승계보다는 경영수업의 연장이라는 의미에 가깝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서암기계공업 최대주주는 화천기공(32.22%)이다. 2대 주주는 권영열 회장(14.21%)이다. 화천기공은 권 회장이 지배하는 곳이다. 사실상 권 회장이 전체 지분의 절반 가까이 갖고 있다. 권영호 대표는 3대 주주로서 지분 7.41%를 가지고 있다. 권형록 대표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서암기계공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방산업의 시설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향후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면서 "아직 신임대표 취임에 따른 특별한 경영상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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