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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이사장, 한진칼 지분 '첫매각'...분쟁 가능성 제한적 산은 MOU 체결전 65만주 블록딜 처분, 조 회장 우호 지분 감소…산은 역할 여전

유수진 기자공개 2022-01-20 08:01:35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08: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모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 중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말 남편 고 조양호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상속받아 주주가 된 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그간 한진그룹 오너일가에게 지분 매각은 '언감생심'이었다. 경영권 분쟁 이슈 탓에 처분은커녕 백기사를 찾아 나서기 바빴다. 하지만 2020년 말 산업은행이 주요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사실상 분쟁이 마무리됐다. 이 이사장은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은 이 이사장이 작년 10월26일 주식 65만주(0.97%)를 블록딜(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수가 기존 314만5437주(4.68%)에서 249만5437주(3.71%)로 줄어들었다.


처분 단가는 주당 5만3289원이다. 거래 당일 종가(5만7700원) 대비 7.6% 저렴한 금액이다. 이를 통해 346억원 가량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거래 상대방은 공개하지 않았다. 처분 목적에 대해서도 '단순 처분'이라고만 간단히 밝혔다.

이 이사장은 2019년 9월까진 한진칼 지분이 전무했다. 같은해 10월 기존 최대주주였던 조양호 회장의 주식(보통주·우선주)을 상속받으며 처음 주주가 됐다. 이후 지분을 늘리지도, 줄이지도 않았다. 다만 한진칼이 2020년 배당을 실시하지 않으며 우선주에 대해서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거래는 조 회장 측의 우호 지분 매각이라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대척점에 섰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분을 판 적은 있지만 이 이사장이나 조현민 사장 등 조 회장 우호 세력이 주식 처분에 나선 적은 없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전에도 과거 3자연합으로 뭉쳤던 주주들의 지분율 합이 조 회장 측보다 높았던데다 산업은행의 역할과 영향력이 분명하다는 게 그 이유다.

이번 공시에 따르면 조 회장 측의 지분율(의결권 기준)은 18.74%로 산출된다. 무배당으로 부활한 오너일가 몫의 우선주 의결권 등을 반영한 값이다. 여기에 델타항공(13.10%)을 합하면 31.84%다. KCGI(17.27%)와 반도그룹(16.89%)의 지분율 합(34.16%)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이는 이 이사장의 지분 매각 전(32.81%)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변수는 산업은행(10.5%)이다. 산업은행은 2020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며 한진칼의 주요 주주로 등장했다. 당시 체결한 투자합의서에서 조 회장은 산업은행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고 조 사장과 이 이사장 역시 동일하게 의결권을 행사키로 했다.

산업은행의 참여로 2년 넘게 이어져 온 경영권 분쟁은 막을 내렸다. 반전의 기회를 찾지 못한 3자연합은 이듬해 4월 공식 해산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를 전후해 수차례에 걸쳐 한진칼 지분을 팔았다.

이 이사장이 지분을 매도한 시기만 봐도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거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공시는 최근이지만 실제 처분한 날짜는 작년 10월 말이다.

그로부터 10여일 뒤(11월9일) KCGI와 반도그룹은 산업은행과 MOU를 체결했다. 한진칼의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 확립과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을 위해 산업은행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내용이다.

당시 KCGI는 "산업은행 및 반도그룹과 협력해 한진칼의 주요주주로서의 역할을 함께 수행키로 했다"며 "이를 통해 대주주 전횡을 방지하고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를 확립해 한진그룹의 거버넌스 선진화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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