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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디지털 시프트 전략]롯데칠성, '선구자 이영구' 25년 된 공장 '스마트화'2018년 TF 설립, 밸류체인 전과정 '데이터화' 컨트롤타워에 임준범 상무

이효범 기자공개 2022-01-28 08:11:20

[편집자주]

유통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거세게 불어 닥친 디지털 바람은 업계 지형도를 바꿀만큼 파장이 컸다.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선택이 아닌 숙명으로 인식되면서 접근 전략도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실무자들의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2022년 임인년 새해를 맞아 국내 유통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현주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7일 14: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에서 다른 식음료기업들에 비해 한박자 빨리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다. 당시 이영구 대표(현 롯데제과 대표이사 겸 식품군HQ장)가 코카콜라 등 세계적인 F&B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글로벌 트렌드를 포착하면서다. 국내 굴지의 음료 제조사로서 디지털 전환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당시 박윤기 전략기획부문장(현 대표이사)이 산하에 TFT(태스크포스팀)를 조직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구체화했다. 내부에서 치열한 논의 끝에 핵심 생산시설인 안성공장을 디지털화하는데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공장에서만 19만여개의 데이터를 수집해 중앙에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생산분야 뿐만 아니라 영업분야에서도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 접목 '선구자 이영구', 스카다 개발 '결과물'

2018년 롯데칠성음료의 고민은 '디지털 전환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였다. 음료 제조사로서 소비가 주로 내수에서 이뤄지는 사업적 특성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특히 음료사업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가격 저항선도 있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에 따른 혁신을 시도 하더라도 그 비용이 올라가면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제조과정에서의 혁신으로 원가 절감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게 핵심과제로 대두됐다. 반도체 등 중장기 시각에서 접근하는 제조사들과 달리 음료 제조사는 단기적으로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탄력적인 생산을 하는게 중요하다. 이에 원가율 개선과 제조 효율화가 가장 큰 이슈다.

롯데칠성음료 안성 스마트팩토리 전경

음료사업의 핵심 생산시설인 안성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디지털화 하는 작업은 2018년 그렇게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안성공장은 건설된지 25년 가까이 된 시설이었다. 애초에 스마트팩토리를 새로 짓는 작업보다 어쩌면 더욱 힘든 일이었다. 롯데칠성음료는 같은해 하반기 설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이듬해인 2019년 공장에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지를 본격적으로 조사했다.

안성공장 내 8개 생산라인에 20여개의 설비가 들어간다. 개별 설비에서 사용자에게 유의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설비 상태를 표시하는 데이터만 수만개다. 공장내 설비에서 모두 수집한 데이터는 총 19만여개에 달한다.

예컨데 1개의 데이터는 생산라인 설비의 특정부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디지털 전환해 정상과 오작동을 표시한다. 총 19만여개의 설비 상태를 모두 디지털화 해서 초단위로 상태를 수집한다. 문제는 해당 데이터를 저장 및 분석하고 이를 사용자가 알아보기 쉽게 표시해 주는 툴(tool)이 없다는 점이었다.

이를 실현한 시스템이 2020년부터 안성 스마트팩토리에서 활용하고 있는 ‘생산 모니터링 시스템(SCADA, 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이다. '스카다'로 불리는 이 시스템 덕분에 과거 개별 생산라인에 인력을 배치해이상 여부를 상시적으로 확인했던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롯데칠성음료 안성 스마트팩토리 통합관제센터

통합관제센터(ICC, Integration Control Center) 내 수십 대의 모니터를 통해 설비의 운영 현황과 제품 생산의 흐름, 제조 설비의 이상유무 등을 한눈에 파악하고 있다. 스카다를 통해 생산공장의 복잡하고 다양한 설비를 효과적으로 관리한다. 현장 작업자 역시 태블릿PC를 이용해 동일 상황을 실시간 공유함으로써 문제 발생 시 빠른 인지와 함께 즉각적인 현장 조치가 가능하다.

이와 연계해 제조 공정상 모든 내용을 기록하는 ‘제조 실행 시스템(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도 구축했다. '메스'는 수율(원재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로스(Loss)를 잡는데 활용된다. 원부자재의 오투입을 방지해 품질 안정성을 확보하고, 시제품 생산부터 제품 출하 전 최종 품질검사에 이르기까지의 생산 전 과정에 걸친 시스템 구축으로 ‘품질이력관리체계’를 확립했다.

◇임준범 상무 진두지휘, 전략기획부문 산하 DT추진팀 '중심축'

롯데칠성음료의 디지털 전환의 컨트롤타워는 전략기획부문이다. 임준범 상무(사진)가 부문장이다. 그는 1998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해 오랜기간 근무했다. 재경부문 회계팀, 기획부문 기획팀을 거쳐 음료재경팀장, 재경부문장을 역임했다. 2020년 1월 임원으로 승진했다.

임 상무가 롯데칠성음료의 디지털 전환의 큰 방향성을 잡는다면 실무적으로 이를 풀어 수행하는 조직은 따로 있다. 전략기획부문 산하 DT추진팀이다. 팀장을 포함해 20명을 웃도는 인력들이 DT개발담당, DT보안담당, DT분석담당 등으로 조직돼 있다. DT추진팀은 롯데칠성음료가 디지털 전환을 고민하기 시작한 지난 2018년 TFT 형태로로 처음 구성됐다. 2020년부터 현재 조직체계를 갖췄다.

DT추진팀을 이끄는 인물은 이경성 팀장이다. 해박한 IT 지식으로 롯데칠성음료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했다. 원래 그는 전략기획부문 산하에서 IT 관리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에 위탁관리를 맡기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과 거리가 멀었다.

이영구 전 대표와 박윤기 당시 전략기획부문장(현 대표이사)이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면서 이 팀장이 총대를 멨다. 그는 25년 된 안성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바꾸는 거의 대부분의 과정에 관여했다. 부족한 전문 지식을 보완하기 위해 현업에 근무하며 학업도 병행하고 있다. IT 관련 석사 과정을 끝내고 올해부터 박사과정에 돌입한다.

이 팀장은 "전략기획부문에서 10년간 근무했고 2018년 9월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TF를 만들 때 임시조직으로 시작했다"며 "당시 조직 내에서 전문가가 거의 없다보니 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의 파트너들과 액션플랜을 수립했고 이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F&B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CEO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롯데칠성음료가 경쟁사에 비해 빠르게 디지털 전환에 착수한 것도 전현직 대표들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DT추진팀은 생산분야의 디지털 전환 뿐만 아니라 롯데칠성음료 내 영업현장으로도 넓혔다. 개인화된 모바일 판매 시스템(SFA 2.0)을 통해 영업직원의 구역 내 신규개척대상 거래처 정보뿐만 아니라 영업활동에 필요한 정보들을 대쉬보드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거래처별 제품판매 추천, 제품별 회전 주기 등도 개인화 메시지를 통해 전달된다. 장기적으로는 롯데칠성음료의 밸류체인인 원재료 수급부터 소비자 판매시점까지 각 과정을 데이터화 하고 이를 연계한 디지털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팀장은 "안성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바꾸는 디지털 전환으로 중앙에서 생산과정을 볼 수 있는 가시성이 확보된다"며 "달리 얘기하면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는 개선 포인트를 잘 찾아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의 의미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며 “아직 F&B 시장은 디지털화(Digitalization)에 중점이 맞춰져 있지만 앞으로 진정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결국 데이터 활용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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