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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중공업, 대구공장 590억 매각 효과 '글쎄' 기존 장부가보다 저렴하게 매각···수백억 현금 확보했으나 부채비율 외려 '뒷걸음질'

양도웅 기자공개 2022-02-03 07:41:1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7일 09: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에 선박 기자재를 공급하는 STX중공업이 대구 공장을 매각해 59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 가운데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장부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공장을 양도하면서 부채비율이 오히려 상승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TX중공업은 최근 대구광역시 호산동에 있는 '대구 공장 C 사이트(SITE)' 매각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공장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지 4개월여 만이다. 계약금을 포함한 총 매각대금은 284억원으로 인수자는 고려전선으로 대구에 본사를 둔 전력 케이블 제조사이다.

앞서 STX중공업은 비슷한 시기에 매각하겠다고 밝힌 같은 지역에 있는 '대구 공장 B SITE' 매각도 완료했다. 인수자는 이차전지 제조 설비를 공급하는 씨아이에스로 총 매각대금은 306억원이다. 이로써 STX중공업은 대구 공장 B와 C 사이트를 양도해 59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진 듯 보이지만 회사 입장에서 이번 매각은 다소 아쉬운 구석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공장의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양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말 장부 가격 기준으로 먼저 매각한 대구 공장 B 사이트는 341억원, C 사이트는 312억원이었다. 각각 10.3%(35억원), 8.9%(28억원) 낮게 양도했다.

(출처=STX중공업)

이는 그만큼 자금 확보가 시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TX중공업은 여전히 결손금 상태이다. 2018년 말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파인트리파트너스로 바뀐 뒤에도 이익잉여금은 결손금을 뜻하는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 회사에 돈(이익)이 쌓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STX중공업은 이번 대구 공장을 매각하는 목적이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기존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자산을 매각했기 때문에 당장 활용할 수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유동자산)은 590억원 증가했지만 자본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유동비율은 48.0%에서 70.1%로 개선된 반면 부채비율은 163.9%에서 170.9%로 악화했다.

이에 따라 STX중공업이 590억원이라는 현금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심사이다. 공장 부지 매각 전 회사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지난해 9월 말 기준)은 556억원이었다. 이번 대구 공장 매각대금보다 30억원 이상 적다. 그만큼 회사 입장에서 590억원이라는 현금의 크기는 결코 적지 않은 셈이다.

재무구조가 양호하지 않지만 회사에 돈 쓸 곳이 적은 건 아니다. STX중공업은 지난해 6월 수소연료전지 사업 확대를 위해 신사업센터를 분할, STX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다. 설립하며 외부 투자 유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STX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현금이 10억원으로 적기 때문에 당장 이곳에 대한 출자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차입금 상환에도 활용될 여지가 있다. 낮은 유동비율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STX중공업이 받는 상환 압박은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784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보다 1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이다. 대부분의 대출 이자율도 5% 내외로 단순 계산으로 1년 이자비용은 약 39억원이다.

STX중공업 관계자는 "대구 공장 매각대금의 사용처에 대해서 밝히기 어렵다"며 "필요하다면 공시를 통해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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