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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T모티브, '일석이조' 자사주 활용법 주가 상승기 매도 '차익 실현'…잔여주식 재단 증여, 우호 지분 확보

이경주 기자공개 2022-02-07 08:15:05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3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자동사 부품사 SNT모티브는 주가가 저조할 때마다 자사주를 적극 활용해 반등을 도모했고 실제 이를 달성했다. 이 과정에서 거금을 들였지만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주가가 높아졌을 때 자사주를 되팔아 상당한 차익을 실현한 덕이다. 차익을 실현하고도 남는 주식은 그룹 소유 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자사주로 ESG경영도 실천하고 대주주측 우호지분도 늘렸다.

◇157만주 확보에 최대 500억 지출

더벨이 2012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공시를 취합한 결과 SNT모티브는 최근 10년 동안 총 650억원 규모 자사주취득신탁계약을 맺었다. 세부적으로 △2012년 5월 100억원(1차) △2018년 4월(2차)과 6월(3차), 8월(4차) 각각 150억원 △2020년 4월 100억원(5차)이었다.


신탁계약은 전문 투자기관에 자사주 취득업무를 위임하는 방식이다. 계약액을 우선 설정한 후 통상 6개월 동안 위탁기관이 장내에서 계약액 범위 내에서 매입을 하게 된다. 계약을 해지할 때 그간 매입한 자사주수를 공시를 통해 공개한다. 일별 매입단가와 전체 매입액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실제 매입한 금액은 계약액을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계약일과 종료일 종가를 기반으로 전체 매입액을 대략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 1차 매입으로 확보한 자사주는 14만7240주다. 계약일인 2012년 5월 22일 종가(2만150원) 기준으론 29억원 어치, 종료일인 2013년 5월 21일 종가(2만9700원) 기준으론 43억원 어치다.

주가 부양이라는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계약액(100억원)을 다 채우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종료일 종가(2만9700원)가 계약일(2만150원)보다 47.4% 상승했다.

같은 방식으로 추정하면 2차 매입(44만9958주)에 지출한 자금은 112억~144억원, 3차매입(46만1042주)은 122억~142억원, 4차매입(44만7142주)은 115억~191억원, 5차매입(6만7478주)은 19억~36억원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지난 10년간 매입한 자사주는 총 157만2849주이며 소모한 자금은 452억~50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계획(650억원)보단 적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상당한 자금을 썼다.

자사주는 상법상 취득(결과보고서 제출) 이후 6개월 동안 매각이 제한된다. 때문에 유통주식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통상 주가에 긍정적이다. 다만 자본총계 계정 중 하나인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쓴다는 점에서 비용으로 처리된다. 배당을 위한 재원(이익잉여금)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127만주 580억에 매각, 덜 팔고 '차익'…잔여주식 재단 기부

다만 밑지는 거래는 아니었다. 주가 상승기에 자사주를 다시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최근 10년 래 첫 매도는 2013년 10월 30일에 있었다. 총 33만7000주를 주당 2만9220원에 팔았다. 총 매도규모는 98억원이었다.


1차매입 종료일(2013년 5월 21일)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매각제한 기간이 풀리자 매도에 나섰다. 주당 매각가(2만9220원)는 1차매입 계약일 종가(2만150원)보다 40% 가량 오른 가격이다.

이후 2015년엔 두 차례에 걸쳐 남은 자사주를 대다수 팔았다. 7월 8일 16만2430주를 101억원(주당 6만2225원)에, 같은 달 28일엔 14만6800주(주당 6만1750주)를 90억원에 매각했다. 1차매입 주당 가격이 2만원대였고 그 이전 매입분은 더 낮은 가격에 사들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때 역시 상당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거래들로 직전 약 40만주였던 자사주는 6만8000주만 남게 됐다. 이후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에 따라 잔여 자사주(6만8000주)도 2017년 2월 모두 소진됐다.

이어 2019년 10월엔 2~4차 매입으로 다시 늘어난 자사주를 처분했다. 총 55만6310주를 주당 277억원(주당 4만9875원)에 팔았다. 단일건으로 최대 규모 자사주 매각이었다. 2018년 당시 주가가 2만5000원에서 4만2000원 사이로 형성됐음을 감안하면 역시 상당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10년 래 처분한 자사주는 127만540주였고 확보한 현금은 58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사들인 자사주(157만2849주)를 모두 팔지 않았는데도 이미 차익을 내고 있다. 추정 취득액(452억~507억원)을 감안하면 차익 규모는 80억~130억원이다.

여유가 생기자 SNT모티브는 잔여 자사주 일부를 그룹 소유 재단에 증여하기도 했다. 2021년 6월 2일 15만5521주를 SNT장학재단에 무상증여했다. 처분일 종가(6만6400원) 기준으로 103억원 상당이었다.

재단 증여는 여러모로 유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론 ESG흐름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내부적으론 절세와 함께 대주주측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이 된다.

공익재단의 경우 지분율 5%가 넘지 않으면 증여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SNT장학재단 지분율은 증여로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06%가 됐기 때문에 혜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재단 주식이 우호지분이 되는 이유는 자사주 상태일 땐 상실됐던 의결권이 다시 살아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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