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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동서 신사업 로드맵]커지는 전기차 시장, 폐배터리 사업 '장밋빛'⑥리씨온 지분투자, 기술독점 BRA 체결…습식공정 신기술 확보 핵심

고진영 기자공개 2022-02-11 08:13:47

[편집자주]

“한 우물만 파선 목을 축일 수 없다.” 권혁운 IS동서 회장이 입버릇처럼 한다는 얘기다. 그말처럼 IS동서는 '두 우물'을 합쳐 만든 회사다. ‘일신(IS)’과 ‘동서’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본업인 건설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기업 정신 기저에 깔려 있다. 부친의 경영 철학은 2세 권민석 사장에게도 이어졌다. IS동서가 최근 M&A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를 밑바탕으로 한다. IS동서의 신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8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시장의 급팽창은 수명을 다한 배터리의 처리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폐배터리가 유독물질로 분류될뿐더러 원가구조상 전기차의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는 배터리 재활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배터리 리사이클링을 이차전지 순환 생태계의 핵심 과정으로 보고 있다. ‘무조건 성장한다’고 평가받는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IS동서도 뛰어들었다. 단계적으로 수천억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전망이다.

IS동서는 최근 캐나다 배터리 리사이클링회사인 리시온(Lithion)에 대해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투자는 IMM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펀드 ‘IMM Global Battery Fund I’과 ‘IMM Clean Energy Transition Fund I’를 통해 이뤄졌다. IS동서가 펀드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총 5% 이상의 리씨온 지분을 확보했다.

리씨온은 캐나다 퀘백에 본사를 뒀으며 폐배터리의 부품을 최대 95%까지 활용해 복원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리씨온의 신기술이 국내에 도입되는 것은 IS동서와의 계약이 처음이다.

주목할 부분은 IS동서가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리씨온 경영에 영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계약했다는 점이다. 리씨온 측과 BRA(Business Relation Agreement, 업무관계계약)도 별도로 체결했다. 국내에서 리씨온의 기술을 IS동서가 독점하고, 다른 국내기업이 해당 기술을 사용해 해외에 진출할 경우 IS동서의 조율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IS동서는 2019년 인수한 인선이엔티의 자회사 인선모터스, 지난해 펀드를 통해 지분투자한 TMC(타운마이닝캄파니)를 통해 이미 폐배터리 사장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사업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IS동서의 폐배터리사업은 인선모터스가 폐배터리를 회수, 해체 후 분류하면 이를 TMC가 재활용해 2차전지 관련 업체에 원료를 공급하는 형태다. TMC와 리씨온은 폐배터리를 가공해 원료를 뽑아낸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생산원료의 라인업과 공정방식에 차이가 있다.


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건식공정, 습식공정으로 나뉘며 이를 통칭해 후처리 공정이라고도 부른다. 일반적인 건식공정은 용광로를 이용한 제련(용융)과 파분쇄 등을 거쳐 니켈, 코발트, 구리 등을 추출한다. 용융과정에서 리튬이 소멸돼 리튬, 망간의 회수가 불가능하고 이산화탄소가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리씨온의 기술은 습식으로 모든 공정을 진행해 연소과정을 거치지 않는 만큼 배터리 원재료를 전부 유지할 수 있다. 덕분에 코발트, 니켈, 망간, 리튬 등의 회수가 모두 가능하다. 또TMC 등이 사용하는 기존의 습식공정은 전처리(방전)가 필수지만 리씨온의 신기술은 전처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건식과 비교해 설비 투자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방식이다.

IS동서는 리씨온의 기술을 적용해 연간 약 7500톤의 폐배터리 처리가 가능한 시설을 연내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로 연간 1만5000톤의 배터리 원재료를 처리할 수 있는 공장도 추가 증설한다. 총 투자규모는 약 3000억원 남짓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이 설비값이다.

IS동서가 폐배터리 재활용에 투자하는 이유는 성장성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전기차는 2019년 말 기준으로 610만대가 팔렸다. SNE리서치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부터 11년간 18% 성장, 연평균 280만대 순증한다. 2030년에는 전기차가 차량 판매의 31%를 차지하고, 연간 판매량이 3700만대까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런데 전기차용 리튬이차전지는 초기 용량에 대비해 약 70% 이하로 감소할 경우 교체가 필요하다. 주행거리가 줄고 충전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급률이 2020년을 전후해 가파르게 올라간 점을 고려하면 2025~2028년 즈음부터 전기차용 폐배터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터리의 원가 구조를 보면 소재 재활용의 필요성을 이해하기 쉽다. 배터리에서 소재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0%, 전기차에서 배터리의 원가 비중은 약 59%다. 특히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 등의 원자재가 주로 쓰인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서 배터리업체, 또는 전기차업체의 수익성이 좌우되는 이유다. 하지만 기존의 원자재를 리사이클링하게되면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낮아진다.

전기차 한대당 니켈과 코발트만 추출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가치는 약 100만원, 국내만 따졌을 때 연간 1조4000억원 규모의 시장 형성이 가능하다. 초기 투자비용 및 운영비용을 감안해도 원재료 구입 비용이 크지 않아 고수익 사업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IS동서 관계자는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규모가 아직은 크지 않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리씨온과의 계약을 통해 뛰어난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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