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사 중이던 아파트 한 동의 15개층이 무너져내린 지난달 11일. HDC현대산업개발의 운명이 뒤집혔다. 건설업계에서 수익성 '톱티어'로 꼽히던 HDC현산은 한 순간에 벼랑 끝에 섰다.사고 이튿날부터 융단폭격이 시작됐다. 광주시장은 지역에서 퇴출시킬 것이라고 했고 국토교통부 장관은 가장 강력한 처벌을 고려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언론은 이번 사고로 인한 손실 예상액이 회사의 1년치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된다고 일제히 경고하고 나섰다.
며칠만에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았다. "이러다 망할 수도 있겠다"는 극단적인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중장기적인 브랜드 평판 저하와 사업 역량 악화가 재무적 손실보다 더 치명적일 것이란 지적에 대다수 사람들이 동의했다.
한달여가 지난 현재 시점에서의 분위기는 약간 다르다. 힘든 시기가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HDC현산은 꾸역꾸역 사태를 헤쳐나가고 있다. 아직 당국의 행정처분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등록 말소'라는 초유의 사태까진 가지 않는 분위기다. 1년 이상의 영업정지 처분이 주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안양의 관양현대 재건축 사업을 따낸 것은 HDC현산이 이대로 무너지진 않을 것이란 일종의 시그널로 해석된다. 브랜드 평판이 추락한 와중에도 4000억원대의 공사를 따냈다. 다음 타깃인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 재건축 사업까지 따내면 한달새 약 7000억원치 일감이 확보된다. 영업정지 기간 중 먹거리가 늘어난 셈이다. 탄탄했던 재무 펀더멘털 덕분에 사고 수습비용 처리에도 일단 문제가 없다.
'계속기업'이란 기업은 영속적으로 존재하며 그에 따라 경영활동도 계속될 것이란 가정이다. 모든 기업의 재무제표가 이를 전제로 작성된다. 이 가정을 유지하기에 치명적인 결함이 생길 경우 회계법인은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 의견을 낸다.
벼랑 끝에 섰음에도 HDC현산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뼈를 깎는 고통이 동반되겠지만 최악의 시기는 생각보다 빨리 지나갈 수도 있다는 희망론이 서서히 고개를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영활동을 이어가는 것을 사고에 대한 도의적 책임과 결부시켜 비난할 일은 아니다. 올해 건설업계 최고의 화두는 'HDC현산의 부활'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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