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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KPI 점검/신한은행]비예금상품 판매 강화 시동…초고령층 판매 제한 논란②만 80세 이상 투자상품 가입시 평가점수 ‘0’… WM 주타깃 MZ세대로 변경

고설봉 기자공개 2022-02-22 08:03:52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의 올해 핵심성과지표(KPI) 특징 중 하나는 비예금 상품 판매를 강화한 것이다. 기반영업의 개인POOL 영역에 비예금 상품 판매에 대한 별도 평가지표를 만들어 실적에 따라 점수를 차등적용 한다. 2019년 사모펀드 사태 이후 주춤했던 비예금 상품 판매에 다시금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다만 올해 KPI에선 평가 방식이 예전과 많이 바뀌었다. 특정 연령 이상 고령자에 대한 비예금 상품 판매 실적을 KPI 평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고령자의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지만 이를 두고 안팎에선 사실상 비예금 상품 판매 대상에서 고령자를 배제한 지침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한은행의 2022년 KPI에 따르면 올해 비예금 상품 판매 중요도가 상승했다. KPI 변경 방향과 평가 배점표 등 굵직한 변경 내용 등을 종합해 설명한 내용 뒤에 곧바로 비예금 상품 평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그만큼 우선순위를 두고 비예금 상품 평가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KPI 평가방식에서 예년과 다른 점이 눈에 띈다. 비예금 상품 판매와 관련해 평가 제외 고객군을 만들었다. 이는 지난해 KPI에선 볼 수 없던 요소다. 신한은행은 "비예금 상품의 내부통제 모범규준, 금융소비자 보호법 등 관계법령 사항을 반영해 일부 고객에게 판매하는 비예금 상품에 대해선 평가를 제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평가 제외 대상 고객이 고령층에만 한정됐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의 KPI 세부 내용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투자상품 부적합확인서 징구 고객 및 만 80세 이상 투자상품 가입 고객은 평가에서 제외한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

구체적으로 제외되는 평가지표는 ‘조정 세전이익’과 ‘영업활동 수익’, 기반영업 가운데 개인POOL 평가지표인 ‘적립거래 투자자산 증대’, ‘투자자산 AUM 증대’, ‘고자산고객 관리’ 등이다.

이들 각 평가지표는 배점도 높다. 조정 세전이익은 재무 평가항목의 핵심 지표로 배점이 250점이다. 영업활동 수익 역시 재무 평가항목 지표로 배점은 100점이다. 적립거래 투자자산 증대는 35점, 투자자산 AUM 증대는 40점, 고자산고객 관리는 10점이 각각 배점돼 있다.


이처럼 신한은행이 고령자 비예금 상품 판매를 KPI 평가에서 제외한 것은 표면적으로 고령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KPI 평가를 높게 받기 위해 영업일선에서 비예금 상품을 적극적으로 가입 권유하고 판매하는 불건전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일선 영업현장에선 KPI취지에 혼란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KPI에서 초고령층 고객군에 대한 평가 지표가 제외된 것은 사실상 해당 고객들에게 상품을 권유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 특성상 KPI가 가지는 상징성은 남다르다. KPI는 연간 사업목표 및 전략을 집약해 놓은 사실상의 영업지침서다. KPI 지침대로 영업을 하고 여기에 명시된 평가기준을 가지고 각 영업 단위별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일선 영업현장은 전략적 평가지표인 KPI에 맞춰 영업활동을 펼쳐나간다.

신한은행이 이처럼 노령층에 대한 일종의 가입제한을 둔 이유는 영업 효율성과 관련이 있다. 신한은행은 2019년 라임펀드 부실 사태 때 고령층 가입자들에 대한 불완전판매 이슈로 골치를 앓았다. 영업현장에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불완전 판매가 일어났다는 금융 당국의 조사 및 검사 결과도 나왔다.

이후 금융 당국에서 사모펀드 등 비예금 상품 판매 과정을 전반적으로 손보면서 상품 설명 등 가입 절차를 까다롭게 바꿨다. 현재 비예금 상품을 판매할 경우 오랜시간 상품 설명을 전문적으로 진행해야한다. 젊은층에 상품을 팔 때도 내용을 숙지시키고 이해를 수반한 가입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이에 가입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졌다. 노령층은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

이러한 비효율을 해소하고 비예금 상품 가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최근 은행들이 들고나온 카드는 디지털금융이다. 고객이 직접 플랫폼을 활용해 비예금 상품 가입을 하는 형태로 판매채널이 바뀌고 있다.

고객이 상품 설명을 읽고 직접 전자결재 형태로 동의 버튼을 눌러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상품 URL 등 설명서를 발송해 현장의 업무 과부화와 불필요한 인력 투입을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런한 디지털금융 방식도 노령층에겐 제대로 활성화할 수 없다.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익숙치 않기 떼문이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신한은행은 노령층에 대한 비예금 상품 판매 실적을 평가에서 제외하면서 비활성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신한은행은 비예금 상품별로도 평가 제외 상품군을 따로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우선 투자상품부 및 퇴직연금사업부(퇴직연금펀드 관련)에선 MMF, 퇴직연금전용펀드, 퇴직연금클래스 등을 제외한 모든 공모와 사모 펀드 상품의 판매를 평가에서 제외했다.

또 올해 모든 형태의 변액보험 판매도 KPI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더불어 파생결합증권으로 분류되는 골드뱅킹상품 5종과 실버뱅킹상품 1종 등 총 6종도 평가 제외됐다. 이어 모든 일임형 ISA 상품도 평가 제외된다.

신탁부 관련 상품은 MMT, 국공채 및 특수채만으로 운용되는 특금 외에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판매하면 KPI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또 은행 정기 예적금만으로 운용되는 신탁형 ISA 외에 다른 상품을 팔 경우도 KPI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S&T센터 관련해선 모든 장외파생상품 판매는 KPI 평가점수를 받을 수 없다. 특히 파생상품 가운데 선물환, IRS, CRS, 통화옵션(TRF 등)의 경우 만 65세 이상(고령자) 및 개인, 개인사업자 전체 고객 대상으로 판매할 경우 평가를 제외한다. 사실상 이 상품도 팔지 말란 얘기다.

신한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올해 다시 비예금 상품 판매를 강화하면서 WM부문 등 실적을 올리라는 주문이 있었지만 고령자에겐 가급적 판매하지 말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대신 MZ세대 등을 대상으로 개인자산 유치 시에 가점을 부여하면서 고령자 대신 MZ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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