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훈, 두 번 실수 안한다…'꽉 잡은' 최대 주주 자리 [가상자산거래소 지배구조 재편]고위드에 지분 전량 매각 후 재매입…5년 만에 50% 이상 확보
노윤주 기자공개 2022-02-25 13:42:19
[편집자주]
4대 가상자산거래소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창업 초반 함께했던 옛 주주들이 떠나고 신규 사업 진출을 원하는 새로운 주주들이 합류했다. 이들은 '거래업'에만 집중했던 과거 행보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 개척을 주도하고 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가상자산거래소의 달라진 지배구조와 사업 방향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4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인원은 4대 가상자산거래소 중 유일하게 최대주주와 대표가 동일한 곳이다.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차명훈 대표가 코인원을 이끌고 있다.설립 이후 줄곧 대표와 최대주주가 같았던 건 아니다. 차 대표는 한차례 지분을 전량 매각한 후 주주에서 물러났지만 조금씩 지분을 다시 사들이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복귀했다. 다시금 경영권을 확보한 차 대표는 코인원의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차명훈, 고위드에 지분 100% 매각 후 다시 모았다
차명훈 대표는 2014년 자본금 300만원을 가지고 코인원을 설립했다. 최초 사명은 '디바인랩'이었고 2016년에 지금의 이름인 코인원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시기 코인원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차 대표는 2015년 데일리금융그룹(현 고위드)에 코인원 지분 100%를 매각했다. 그 대가로 고위드 15억원 상당의 고위드 지분을 받았다. 지난해 게임빌(현 컴투스홀딩스)이 코인원에 투자하며 평가한 기업가치는 2400억원이었다. 성장 가치에 비하면 당시 매각 금액은 현저히 적은 금액이다.
차 대표는 고위드와의 시너지를 기대했었다. 핀테크, P2P 분야에서 떠오르는 스타트업이었던 고위드가 가상자산 사업을 하는 코인원과 다방면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시너지는 없었다. 오히려 고위드의 최대주주가 된 옐로모바일이 코인원으로부터 200억원 넘는 자금을 대여해 가면서 해를 끼쳤다. 코인원은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2020년 기준으로 손상차손 처리했다.
주주가 아니였던 차 대표는 이사회에서 의견을 피력하기 어려웠다. 한때는 차대표와 함께 신승현 전 고위드 대표가 코인원 각자대표로 선임되기도 했다. 이에 차 대표는 보유 중이었던 고위드 지분을 매각하면서 코인원 유상증자에 꾸준히 참여했고 2018년에는 차명훈 대표 지분이 20%까지 늘어났다.

2020년에는 차명훈 대표 개인 회사인 더원그룹을 설립해 코인원 지분 28.87%를 추가 확보했다. 개인지분과 더원그룹 합산 코인원 지분 48.47%를 가진 차대표는 5년 만에 다시 코인원 최대주주가 됐다.
◇게임빌 합류로 이사회도 변화…차 대표 최대주주 자리 지켜
코인원 지배구조는 지난해 큰 변화를 맞았다. 구 주주였던 고위드가 지분을 모두 청산했고 이 지분을 일부 인수한 컴투스홀딩스가 2대 주주로 등장했다. 차 대표는 더원그룹과 개인지분 합산 54.47%를 확보하며 과반 이상을 소유 중이다. 예전과 달리 본인이 최대주주로서 회사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다.
차 대표의 철학은 확고하다. 주주는 회사의 주인이고 누가 주주냐에 따라 회사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생각이다. 그는 "경영진과 주주는 분리돼 있었지만 이사회의 도움을 받지 못해 아쉬웠다"며 "오너와 경영자가 같아진 지금은 과거보다 조금 더 잘 해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단기 목표보다는 긴 호흡의 사업 계획을 세우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대주주인 컴투스와는 구체적인 협업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다만 컴투스도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P2E 게임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미래 협업에 대해서는 언제든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이사회 구조도 변경됐다. 김항기 고위드 대표가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김창환 컴투스 투자전략실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당분간 차명훈 대표, 이양 코인원 CFO, 김창환 실장 3인 체재로 운영될 전망이다.
회사에 대한 차명훈 대표의 애정은 상당하다. 그는 지난 2019년 말 회사 경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사비 29억원을 회사에 빌려줬다. 2020년 말 기준 코인원은 차 대표로부터 빌린 차입금 중 약 10억원을 갚았다.
업계에서는 차 대표가 무리한 사업확장 대신 내실을 다지는 경영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對)고객 신규 서비스를 늘리는 것보다 코인원 거래 고도화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의견이다. 차 대표 역시 "대규모 채용을 통해 조직을 확장하고 거래소 사업을 안정화할 계획"이라며 "사업 확장은 그 이후"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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