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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돌파' 에코프로, 자회사 앞장 토탈체인 승부수 이동채 회장, 내부통제 이슈 대응 계획안 발표…에코프로지이엠 통한 전구체 캐파업 '방점'

조영갑 기자공개 2022-03-04 08:10:42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에코프로비엠의 오창공장 화재, 내부자거래 의혹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에코프로그룹'이 향후 5년간 7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오너 책임론'을 투자 확대 및 사업성 강화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투자 키워드는 2차전지 '토탈체인의 완성'이다. 이동채 회장(사진)은 이 중에서도 전구체(프리커서)를 생산하는 에코프로지이엠(GEM)에 방점을 찍었다.

에코프로는 지난 2월 28일 충북 청주 본사에서 기관 투자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래성장 계획' 설명회를 진행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 설명회에서 이 회장은 2026년까지 5년간 에코프로그룹 전체의 투자 및 거버넌스 혁신안을 공개했다.

발표에 앞서 이 회장은 "오창공장 화재와 일부 임직원의 내부자거래 의혹에 대해 진심으로 깊은 사과를 드린다"면서 "비전 515(5년 내 그룹 매출 15조원, 영업이익 15%) 등 미래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오창공장(CAM4N) 화재 인명사고와 이어진 내부자거래 의혹으로 그룹사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특유의 '뚝심'으로 정면돌파를 택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거버넌스 혁신안이 포함되긴 했지만, 그보다 사업성을 강화하고 투자를 확대해 시장의 우려감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맨손에서 사업을 일궈온 이동채 회장의 뚝심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원 및 회계사 출신인 이 회장은 2000년대 초반 온실가스 저감 기술과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시장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사업을 키워 온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특히 2차전지 시장 초창기 국내 대형 고객사의 종속을 거부하고, 중국 및 해외 고객사를 개척하는 방식으로 체급을 키워 온 거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숱한 위기를 돌파한 승부사적 기질이 이번에도 발현됐다는 평가다.

이 회장이 천명한 '비전 515'는 대형 투자를 통해 양극재 생산능력(CAPA) 초격차를 달성하고, 2차전지 '토탈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톱티어가 되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에코프로그룹은 2026년까지 총 11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 이중 7조원을 증설에 투입해 55만톤(t)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내부현금흐름(5조원), 외부차입(3조원), 계열사 유상증자(1조원) 등 동원능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에코프로비엠 증설과 더불어 계열사 '에코프로지이엠'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2차전지 양극소재용 전구체(프리커서)를 생산하는 기업이 드문데다 토탈체인에서 시발점 역할을 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등의 유기금속을 배합해 만드는 전구체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물질이다. 양극활물질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동채 회장은 에코프로지이엠의 RMP(황산화) 및 전구체 양산 능력을 대폭 늘려 전체 체인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회장은 설명회에서 "양극재(에코프로비엠)의 북미 진출과 함께 전지재료 사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에코프로지이엠의 IPO를 준비하겠다"며 "확보된 자금은 국내 전구체 CAPA 증설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사 투자재원 조달 방안 중 계열사 유상증자(1조원)는 에코프로지이엠 IPO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가 지난해 말 지주사 체제로 전환, 계열사 간 상호출자가 행위제한으로 묶인 상황에서 자체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조달하겠다는 복안이다.

구체적인 상장 스케줄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에코프로그룹 내외부의 말을 종합하면 상장 시기는 2024년 상반기 정도로 모아진다. 올해 미국 주(조지아) 정부와 투자 관련 인센티브 협의를 완료한 후 투자계획이 구체화되면 2023년 혹은 2024년께 전구체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4월 설립된 에코프로지이엠은 에코프로비엠의 생산 체인에 힘입어 짧은 시간에 전구체 강자로 올라선 기업이다. 2020년 기준 NCA/NCM811(니켈 8 : 코발트 1 : 망간 1) 전구체 시장에서 일본 스미토모(Sumitomo)에 이어 점유율 2위(14%)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감사 전)은 3400억원가량으로 파악된다. 에코프로비엠에 이어 그룹사 두 번째다.

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지이엠은 글로벌 시장 내에서 독자적 전구체 합성 기술과 원료 소싱이 가능한 황산화(RMP) 공정을 구축한 기업"이라면서 "유상증자 공모를 통해 RMP 역량을 대폭 강화해 니켈 수급과 가격 경쟁력에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MP 공정은 MHP(니켈가공품)을 황산Ni(니켈) 식으로 황산화해 전구체 원료를 양산하는 기술이다.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이미 에코프로지이엠은 지난해 포항 등지에 RMP 공장을 구축하고, 황산화 양산에 돌입했다. 2024년 공모를 통해 투자금을 조달하고, 2026년까지 RMP 생산능력을 5만5000톤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춰 올해 2만4000톤 수준에 설정된 전구체 생산능력 역시 2026년까지 19만5000톤 수준으로 확대한다.

다만 지주사 요건에 따라 공모 후 에코프로의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방어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재 에코프로의 지분율은 5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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