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그룹 사무실과 구내식당 풍경'이란 제목의 영상이 화제다. 1990년대 옛 대우센터빌딩 속 직원들의 업무와 점심식사 모습을 비춘다. 영상 속 직원들은 다들 에너지 넘치는 표정이다.대우가 삼성보다 컸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겐 대우직원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왔을 것이다. 댓글창에는 그 시절 청춘과 열정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요즘 점심보다 낫다는 웃음 섞인 내용도 다분하다.
대우그룹의 해체는 그래서 더 안타까움을 남긴다.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한 세대를 일으킨 기업이지만 그만큼 다사다난한 기업사를 겪은 곳도 드물다. IMF라는 다가올 위기를 모른 채 영상 속 직원들은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에서 분리된 계열사 중 가장 큰 기업이다. '대우 시절'만해도 상사나 조선, 증권 등에 밀려 입지가 넓지 않았지만 뿔뿔히 흩어진 후 '대우DNA'를 보유한 핵심 기업이 됐다. 그룹에서 주목 받지 못했던 건설이 가장 '대우다운' 기업으로 남은 것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다.
그룹 해체 후 23년간 부침을 겪은 후 대우건설은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중흥그룹 시대 첫 조타수는 백정완 대표가 맡았다. 35년 대우맨으로 내부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라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불린다. 백 대표는 취임식에서 정창선 중흥 회장을 직접 의전해 화합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남은 건 중흥과 대우건설 직원 사이 갈등 봉합이다. 벌써 인사로 말이 많다. 정 회장의 친손자와 외손자가 대우건설에 연이어 입사하고 1968년생인 정원주 부회장보다 나이가 많은 기존 임원들이 대거 면직되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새로 출범한 중흥그룹의 화합을 위해선 최대주주 중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영과 인사권을 마음대로 휘두를 게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책임의식을 보여야 한다. 직원 사기를 떨어뜨리는 괜한 기싸움이나 마찰은 불필요하다.
양사가 갈등을 잘 봉합한다면 충분히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외형을 놓고 보면 이미 업계 3위 수준이다.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들겠다는 정 회장의 바람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대우그룹 시절을 겪은 한 임원은 이제 대우건설의 새출발을 축하해달라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 점심식사 모습도 예전만큼이나 활기 찬 분위기라고 한다. 같은 그룹이 된 중흥과 대우건설이 선배 세대처럼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1등 건설사로 도약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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