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기업형 VC 돋보기]카카오벤처스, 산업계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 '등용문'④출범 초기부터 현업 경험 많은 인물 중용, 개발자부터 의사까지 합류

이명관 기자공개 2022-04-11 07:45:21

[편집자주]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형 벤처캐피탈)는 일반 기업이 재무적·전략적 목적을 가지고 벤처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벤처캐피탈(VC)을 뜻한다.최근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까지 CVC를 두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CVC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그 숫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CVC의 전략과 투자현황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6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벤처스에는 여타 벤처캐피탈(VC)과는 다르게 유독 산업계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많다. 보통 VC는 산업계 출신보다는 유사 업종에서 이력을 쌓은 심사역이 경력직으로 합류하곤 한다. 투자의 전문성보다 산업 경험에 가중치를 둔 모습이다.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업'과 '기술'에 대한 경험이 더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은 채용과정에서 VC 경험이 없는 인물을 중심으로 뽑았다. 대신 업의 경험이 많은 사람이 중용됐다. 지금까지도 카카오벤처스는 이 같은 철학아래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사실상 벤처캐피탈 등용문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왼쪽부터) 정신아 대표, 김기준 부사장, 김치원 상무, 이인배 심사역

◇대기업서 신사업 발굴한 '정신아 대표'

카카오벤처스 투자팀에서 소프트뱅크벤처스 출신 유승운 대표를 제외하면 경쟁사에서 투자경력을 쌓은 인물이 드물다. 우선 카카오벤처스의 수장인 정신아 대표는 이베이(eBay) 출신이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이력을 쌓은 그는 도전을 위해 2007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때 그의 새로운 커리어가 바로 이베이다. 이베이에서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 업무를 담당했다. 이베코리아에서 2009년까지 몸담은 그는 2010년 NHN으로 이직하며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섰다. NHN에서도 마찬가지로 정 대표는 신사업 개발을 담당했다.

그러다 2013년 12월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김범수 의장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VC업계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이 VC를 설립하면서 내건 슬로건에 정신아 대표가 크게 공감했다"며 "틀에서 벗어난 사고를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에 이직을 결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대표 합류는 의미가 남달았다. 특히 임지훈 당시 대표를 제외하면 회사의 첫 번째 파트너였다. 실제 카카오벤처스는 정 대표 합류 후 빠르게 성장해나갔다. 합류 5년 만에 운용자산 2000억원을 넘겼고, 140여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초기 기업에 주로 투자했던 만큼 스타트업 생태계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김 의장의 선택이 옳았던 셈이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은 정 대표는 2018년 기존 유승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 자리에 선임됐다. 그리고 같은해 말 단독 대표에 올랐다.

◇개발자 출신 김기준 부사장

김기준 부사장은 2012년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물론 김 부사장도 VC 경험은 전무했다. 그는 원자핵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였다. 유독 기술에 관심이 많던 그는 꾸준히 기술 리포트를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 '기술바라기'였던 그의 관심은 커리어 내내 이어지고 있다.

개발자로 동료 4명과 창업 경험한 그는 이후 싸이월드, CJ홀딩스 등에서 사업 기획, 전략업무도 했다. 이 과정에서도 그의 취미는 유효했다. 지속해서 기술에 관심을 가졌다. 이 같은 그의 관심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하드코어 기술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미래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에 흥미가 많았던 그의 대표작은 '루닛'이다. 2013년 설립된 루닛은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한다.

현재 유니콘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당시 루닛에 대한 시선을 싸늘했다. 시드 투자에 나섰지만, 유일하게 카카오벤처스만 참여했다. 초기 백승욱 대표와 CTO를 제외하면 모두가 박사과정생이었던 터라 시장에 신뢰를 주기에 다소 미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루닛과 인연을 맺는 김 부사장은 이후 5번을 투자하며 성장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금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김 부사장의 선택이 옳았던 셈이다. 그렇게 회수 성과는 멀티플 기준 70배에 이르는 잭팟이었다.

◇'삼성·애플' 뒤로하고 합류한 이인배 심사역

이인배 심사역은 카카오벤처스에서 해외투자와 'global anything'의 포인트맨 역할을 맡고 있다. 다시 말해 해외 포트폴리오의 사후관리와 새로운 해외 스타트업 발굴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 같은 역할은 그가 쌓아온 이력이 한몫했다.

그는 미국 카네기 멜론대학교에서 전기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스마트폰의 태동기였던 2008년 애플 본사와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를 맡았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이 과정에서 그는 IT업에 대한 높인 이해를 쌓을 수 있었다.

그러다 2015년 카카오벤처스에서 합류했다. 잘나가던 엔지니어의 변신이었다. 가진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다 카카오와 인연이 닿았다. 잠시 방황하던 때 그는 공인회계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다. 어디서든 잘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결과적으로 그의 이 같은 판단은 현재 벤처캐피탈리스트로 변신하는데 적잖이 도움이 됐다. 당시 벤처캐피탈 지원자들은 컨설팅, 경영, 금융 쪽 경력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 심사역에겐 기회였다. 그렇게 산업계 출신 인사를 찾던 카카오벤처스와 연결됐다.

◇의사 출신 합류, 헬스케어 힘

산업계 출신뿐만 아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서 의사 출신 심사역을 영입했다. 현재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한 의사 출신 심사역은 2명이다. 김치원 상무와 정주연 심사역이다.

김 상무는 서울대학교 전공의 출신으로 맥킨지, 서울삼성병원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서울와이즈재활병원 원장을 겸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한 시기는 지난해 3월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 투자에 나서기 위해 현직에 있는 의사를 전격 영입했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부문을 이끌고 있다.

정주연 심사역은 1990년생으로 최근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뒤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커리어를 이어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