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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건설사 밸류 분석]현대엔지니어링, EV/EBITDA 경쟁사 대비 2배 '고평가'피어그룹에 해외 건설사 대거 반영…PBR·PER도 국내사 대비 압도적

성상우 기자공개 2022-04-20 07:59:15

[편집자주]

건설업계에는 상장 후보들이 많다. 상장 건설사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 조 단위 시총 이상 대어급이 즐비하다. 최근 수년간 최적의 상장 타이밍을 노려온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할 분위기다. 주요 상장 후보 건설사들의 기업가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를 조명해보는 동시에 각사의 IPO 전략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5일 10: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실패의 배경엔 여러가지 설명이 따라붙는다. 공모 시기와 맞물려 HDC현산의 공사 현장 사고 등 외부 악재가 겹치면서 건설업 투심 전반이 위축된 영향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다만 한편에선 자체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발생한 문제란 지적도 나온다. 자사 가치를 높게 본 회사의 시각과 시장의 냉정한 평가 사이 격차가 컸다는 의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1월 공동대표주관사단(미래에셋증권·KB증권·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과 함께 산출한 희망 공모가는 8만8958원이다. 여기에 35~15% 할인율을 적용한 공모가 밴드는 5만7900~7만5700원이다. 하단과 상단 가격에 공모 후 총 발행주식수를 적용한 전체 기업가치 밴드는 4조6293억~6조524억원이다. 기업가치가 최대 6조원에 이른다고 평가한 것이다.

◇해외건설사 대거 반영해 EV/EBITDA 산정…국내 대형사 2배

당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이 수치는 상대가치평가법 중 하나인 'EV/EBITDA'를 활용해 도출했다. 증권가에서 밸류에이션 과정에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툴 중 하나다. 전체 기업 가치(EV)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몇 배 인지를 피어그룹(비교기업군)과 비교해 적정 가치를 도출한다. 피어그룹의 EV/EBITDA 배수를 평가 대상 기업의 EBITDA에 반영해 EV를 구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첫 번째 밸류 과대평가가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관사단이 선정한 피어그룹에는 국내 건설사(3곳)보다 해외 건설사들(9곳)이 훨씬 더 많이 포함돼 있다. 해외 피어그룹에 포함된 △WORLEY LTD.(16.21배) △CTCI CORP.(11.28배) △AECOM(13.4배) 등 5곳의 EV/EBITDA 멀티플이 10배를 초과하고 △WSP GLOBAL INC.(22.74배) △JACOBS(21.58배)의 경우 20배를 넘는다. 이같은 피어그룹을 대상으로 도출해 현대엔지니어링에 적용한 배수는 11.64배다.

반면 국내 피어그룹으로 포함된 대우건설(3.34배), GS건설(6배), 삼성엔지니어링(5.96배)은 모두 멀티플이 5배 안팎이다. 11.64배는 국내 대형사들 대비 평균 2배가 넘는 수치다.

해외 피어그룹의 EV/EBITDA 배수를 국내 상장 예정사에 직접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뉴욕거래소(NYSE)와 나스닥을 포함해 통상 선진국 증시에 상장된 회사들의 경우 국내 증시보다 멀티플을 높게 받는다.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가치평가 수준도 다르다. 이들의 멀티플을 그대로 적용해 국내 증시에 상장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고평가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PBR·PER로도 국내 경쟁사 대비 2배…이익 규모는 가장 적어

건설사 가치평가에 자주 쓰이는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보더라도 국내 피어그룹 대비 고평가됐다는 점이 드러난다. 국내 대형 건설사의 PBR은 대부분 1 미만이다. 대형사일 수록 토지, 건물 등 고정자산 평가액이 모두 반영된 장부가치가 증시에서 평가되는 시총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모두 PBR이 1 미만이다.

PBR은 현 주가가 주당순자산가치(BPS) 대비 몇 배 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말 기준 지배지분 자본총계(3조7000억원)에 총 발행주식수(7595만3410주)를 적용한 주당순자산가치(BPS)를 주가(밴드 상단가격 7만5700원)에 반영하면 1.55배가 나온다. 대형사 평균치 대비 약 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PBR이 높을 수록 고평가됐음을 의미한다. 국내 대형사 중 PBR이 1.55보다 높은 곳은 삼성엔지니어링(2.38배)이 유일하다.

주가수익비율(PER)로 보면 고평가 시그널은 더 뚜렷하다. 공모가 상단 시총(6조원)에 지난해말 순이익(3100억원)을 반영한 PER는 19.3배다. 국내 대형사들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의 PER가 약 12배 수준이고 GS건설과 대우건설의 경우 각각 8.91배, 5.62배다.

구체적인 실적 수치들로 봐도 밸류 평가액처럼 국내 경쟁사들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 없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모두 현대엔지니어링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지만 PER과 PBR은 절반 수준이다.

상장 철회의 후폭풍이 지나간 후 보다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의 밸류 평가액이 다소 부풀려졌다는 시그널을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상황들이 운 좋게 맞아떨어져 공모에 성공했다하더라도 부풀려진 만큼의 기업가치 차액은 결국 새 주주들의 부담으로 돌아왔을 가능성이 크다. 추후 다시 재상장을 추진할 경우 기업 펀더멘털을 완전히 바꾸지 못한다면 밸류 눈높이를 더 낮춰야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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