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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명가 신협]잘 나가던 금융 전문가에서 지역사회 버팀목으로(8)고영철 광주문화신협 이사장 “금융을 통해 세상을 밝히고 싶다”

광주=고설봉 기자공개 2022-06-10 08:02:50

[편집자주]

신용협동조합은 올해 창립 62돌을 맞았다. 1500만명에 달하는 조합원 및 고객들과의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자산 125조원 규모 대한민국 대표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한국을 넘어 세계신협협의회 이사국, 아시아신협연합회 회장국으로 발돋움했다. 더벨은 신협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만나 신협이 추구하고 있는 나눔경영과 포용금융 사례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1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영철 광주문화신협 이사장(사진)은 조합 설립 멤버다. 그는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 엘리트 코스를 밟은 금융 전문가다. 경제가 초고속 성장하던 호황기 은행에 입행했고 증시가 활황을 향해 달려가던 때 증권사로 자리를 옮기며 돈이 모이는 길목에서 금융가로 성장했다.

금융가로 잘 나가던 그를 돌려세운 것은 무엇이었을까. 1993년 고 이사장은 지역 내 뜻이 맞는 몇몇 선후배들과 문화신협 설립을 위한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곧바로 문화신협 실무진으로 합류해 지역사회 서민금융 전도사로 옷을 갈아 입었다.

고영철 이사장은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하는 일을 통해서 세상에 기여하고 봉사하며 나름의 역할을 한다”며 “정치인은 정치를 통해서, 교육자는 교육을 통해서, 의료인은 의술을 통해서 그렇듯 저는 금융으로 제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작부터 목적이 달랐던 만큼 그가 이끄는 문화신협은 다른 금융기관과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고 이사장의 경영원칙은 간단하다. 자산을 키우거나 이익을 많이 내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오히려 서민들에게 더 적게 받고 더 많이 주는 것에 목이 말라있는 듯 보인다.

고 이사장은 “두 자릿수 금리로는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것이 상당히 오래 전부터 우리의 경영 원칙”이라며 “신용대출 취급 시에 한 자릿수 금리만을 받도록 하는 것은 우리가 지역사회와 상생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지녀야 하는 철학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고 이사장에게 한 자릿수 금리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다. 그는 “신용이 낮고 소득이 적은 서민들이 대부업체에 내몰리는 것에 늘 가슴 아팠다”며 “제도권 영역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신협에서 해야한다는 신념으로 신협에서 만큼은 고금리 상환부담을 주고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고 이사장은 “No라고 하지 않는 조합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문화신협은 서민에 특화된 금융컨설팅으로 다른 금융기관이 외면하는 중소자영업자나 영세한 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문화신협은 소득이 적거나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게도 절대 ‘No’라고 말하지 않는다. 저축은행과 대부업 대출까지 받느라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로 떨어진 조합원들도 문화신협에서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특히 문화신협은 기존의 다중 채무나 고금리 채무를 저금리의 신협 대출로 통합해 해결하는 원스톱 통합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을 줄여주고 신협의 주거래 조합원으로 안착시켜 안정적인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든다.

고 이사장은 “창구직원들에게 항상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당부한다”며 “대출의 목적과 필요한 돈의 규모, 기존 채무 등을 모두 파악해야만 통합대출 서비스를 해줄 수 있고, 그래야만 고리대의 늪에서 고객이 탈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신협의 원스톱 통합대출 서비스는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신협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존 금융시장에서 소외된 고객들을 끌어안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부업체까지 내몰렸던 저신용자들이 문화신협의 통합대출 서비스를 통해 회생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지역사회 및 전국 신협에서 우수 경영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신협중앙회 및 전국 조합에서도 문화신협의 특화된 통합대출 서비스를 벤치마킹 하고 있다. 2010년도부터 현재까지 104개 조합의 이사장, 실무책임자, 실무담당자, MBA교육생, 지역본부 직원들이 방문해 상담 및 대출 취급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특히 문화신협은 적극적으로 통합대출 서비스의 대출상담, 취급절차, 사후관리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전국 신협 조직 전반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신협중앙회는 문화신협의 상담기법을 전국 883개 조합 직원들에게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고 이사장은 “문화신협만의 통합대출 서비스를 통해 과도한 금융비용을 절감한 사례가 무수히 많다”며 “대출상담을 할 때부터 대출을 한다는 생각보단 마치 의사가 환자를 대하듯 조합원의 재무상태를 총체적으로 살펴보고, 조합원의 모든 금융부채를 진단해 처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단순히 기존 고금리 대출을 대환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출을 상환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적정한 수준의 생활비 및 사업자금 대출까지 함께 제공한다”며 “이렇게 통합해 대출을 해줘야 해당 고객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문화신협장학복지재단 홈페이지.

고 이사장과 문화신협의 상생금융은 다양한 사회사업으로도 이어진다. 문화신협은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문화신협에서 단독으로 운영하는 장학재단은 광주시 전역에서 우수한 사회공헌사업으로 인정받는다.

광주문화신협복지장학재단은 사회·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나누고 광주 지역 유능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됐다. 청소년들이 사회에 필요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주 목적이다.

현재 광주 북구에 위치한 13개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하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13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단순히 학비를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대학교 입학 때부터 졸업 때까지 지속적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1인당 연간 약 1400만원을 지원받는다.

고 이사장은 “대학교 졸업 때까지 꾸준히 지원받을 수 있는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장학사업을 추진하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학비를 벌기 위해,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내몰려 학업에 몰두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광주문화신협복지장학재단은 현재까지 141명의 장학생들에게 총 16억원에 달하는 장학금을 지급했다. 현재도 수십명의 장학생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문화신협은 공동유대가 확대됨에 따라 2023년부터 장학생을 더 늘릴 계획이다. 광주시 북구를 넘어 광산구에 소재한 고등학교에서도 장학생을 선발해 지원활동을 더욱 활성화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예산도 기존 대비 2배 가량 늘릴 방침이다.

고 이사장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걱정없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사회를 밝힐 교육운동’ 봉사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장학사업은 우리 사회를 번영시키고 풍요롭게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영철 광주문화신협 이사장이 첨단본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외 문화신협은 포용금융 차원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특화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저신용·저소득층·다자녀·소상공인 등 다양한 대상에 맞춤 상품을 제공한다. 사회공헌 상품 관련해 전국 최우수 조합으로 여러번 선정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어부바효예탁금을 들 수 있다. 이 상품은 상품에 가입하면 월 2회 부모님의 안부를 신협이 대신 확인해주고, 이를 자녀에게 문자로 통지해 주는 서비스다. 어르신들의 병원 예약도 신협이 대신 해준다. 문화신협은 2019년 이후 총 126건, 누적금액 16억6800만원(해지계좌포함)의 성과를 냈다.

신협의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 중 하나인 815해방대출 실적도 높다. 815해방대출은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는 서민·자영업자·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신용대출상품이다. 문화신협은 2019년 상품 출시 이후 총 1048건, 누적취급액 109억원을 달성했다.

고 이사장은 “기업이윤의 환원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금융협동조합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금융협동조합인 신협을 통해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의 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영철 광주문화신협 이사장 이력

고영철 광주문화신협 이사장은 1959년 생이다. 1978년 광주상고를 나와 1986년 조선대 회계학과 졸업했다. 1983년 옛 한일은행에 입행하며 금융가의 길을 걸기 시작했다. 1988년 신한은행을 거쳐 1989년 옛 서울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3년 광주문화신협 창립 멤버로 합류해 조직의 기틀을 다졌다. 실무 책임자로 문화신협에서 20년 가량 근무했다. 2011년 광주문화신협 복지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2016년 광주문화신협 상임이사, 2017년 전국상임이사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 광주문화신협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현재 고 이사장은 광주문화신협 복지장학재단 이사장과 신협중앙회 이사, 신협중앙회 노사위원회위원, 신협중앙회 소상공인지원발전위원회 위원, 신협중앙회 동반성장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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