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특수, 방산 다시보기]누리호 주역 KAI, 항공전력 '존재감'④T-50·KF-21이 뒷받침…완제기 수출 과제
김동현 기자공개 2022-06-29 07:33:12
[편집자주]
1970년대 '자주국방'을 외치며 성장한 국내 방산업체들은 최근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장기화한 교전으로 군수물자 수요가 늘면서 국내 업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업계는 전쟁 물자 공급에 머물지 않고,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 산업에도 도전한다. 더벨이 미래 수요 창출을 위해 뛰고 있는 방위산업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4일 11: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1일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는 약 16분의 비행 끝에 700㎞ 고도에 인공위성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300여개 국내 업체의 참여로 개발된 누리호 발사 성공은 한국이 우주 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의미가 있다.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누리호 발사의 주역 가운데 한곳이다. 지난 2014년 누리호 프로젝트에 참여해 300여개 기업이 납품한 제품 조립을 총괄하는 '누리호 체계 총조립' 역할을 맡았다. 한국항공우주라는 사명에서 드러나는 '우주' 분야에서 이름값을 한 사례다.

◇우주 사업 기반 마련한 항공 방위
KAI가 최근 우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을 미래 시장으로 점찍고 있지만, 주력 사업은 항공기와 기체 부품 공급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삼성·대우·현대의 항공 관련 방산 사업이 합친 곳으로, 당시 삼성항공우주산업,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공동출자했다.
1999년 12월 방산업체로 지정받으며 재정비를 마친 후 KAI는 본격적인 비행을 시작한다. 설립 그 다음해 7월 KT-1 양산 1호기가 초도비행에 성공했고 그해 11월에는 출하식을 열고 공군에 실전배치했다. KT-1 훈련기는 2001년 인도네시아 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터키(2008년), 페루(2012년), 세네갈(2016년) 등에도 진출했다.
KT-1이 KAI의 시작을 알렸다면, 현재 KAI를 뒷받침하는 전투기는 T-50(초음속 항공기)과 KF-21(한국형 전투기)이다. KAI는 방위산업의 수요자인 정부(방사청)와 계약을 통해 군용기 제품을 생산한다. KT-1 기본훈련기를 비롯해 T-50 고등훈련기, 수리온 기동헬기 등이 제품군으로 있고 KF-21, 소형무장헬기(LAH) 등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중 KAI 별도기준 제품별 매출 규모를 살펴보면 T-50과 KF-21이 회사의 주요 수익원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KAI가 제품별 매출 현황을 공개하기 시작한 2009년부터 살펴보면, 당시 T-50 계열 매출은 401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37%를 차지했다. T-50 계열 비중은 매출 증가와 함께 30~40%대를 오가며 KAI 실적을 뒷받침했다.
2006년 사업을 시작한 T-50 계열은 2011년 인도네시아 진출에 성공했고, 이후 이라크(2013년)·필리핀(2014년)·태국(2015년) 등으로 수출됐다. 전세계적으로 200여대가 판매된 T-50 계열은 미국 진출도 준비 중이다.
2016년 실적부터는 KF-21 계열 매출이 T-50 계열에 더해져 공개되고 있다. T-50 계열과 KF-21 계열 매출이 합쳐져 공개되기 시작한 2016년부터 그 비중은 꾸준히 30%대를 유지했다. KAI 전체 실적이 흔들렸던 2017년(18%)과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26%)에만 30% 이하로 떨어졌다.
KF-X로 시작한 KF-21 개발은 2026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이 사업에 2015년부터 2026년까지 8조8000억원을 투입하는데, KAI는 이중 '체계개발' 실적에 따라 매출이 나오고 있다. KF-21은 지난해 시제기가 모습을 드러냈고, 올해는 초도비행을 앞둔 상태다. 정부가 2032년까지 120대를 실전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에 따른 생산 매출도 예상된다.
◇코로나 여파 완제기 수출 실적 주춤…폴란드 수출 현실화 기대감
KAI의 최근 3년 연간 실적은 하향세다. 이 회사의 사업은 국내사업과 완제기 수출, 기체 부품 등으로 구분되는데 방사청과의 계약을 중심으로 한 국내 사업은 성장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수요가 줄며 기체부품 사업이 부진했고, 완제기 수출도 줄었다.
2019년에는 연간 매출 3조1102억원·영업이익 275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각각 2조5623억원·578억원으로 줄었다. 사업별로 보면 기체부품 사업은 2019년 매출 1조446억원에서 2021년 4991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완제기 수출 사업 매출도 2021년 2176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6525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올 1분기만 놓고 봐도 완제기 수출 사업 비중이 작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분기 기준 국내 사업 매출은 4051억원으로, 전체 매출(6407억원)의 63%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크다.
그다음으로 큰 규모의 사업은 에어버스, 보잉 등 해외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에어버스 등에 부품을 판매하는 기체 부품사업으로, 1765억원(27%) 규모다. 완제기 수출 사업의 경우 559억원에 불과하다.
전세계가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며 기체부품 업황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결국 KAI의 돌파구는 완제기 수출 여부가 될 전망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폴란드 군 관계자가 방한해 FA-50(경공격기) 도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방산 수출 차원에서 폴란드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만큼 계약이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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