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법 사각지대’ 한국금융안전, 지배구조 분쟁 조짐 IBK, 사내이사 신규선임 요구…주주은행간 이견, 최대주주와 갈등도 우려
고설봉 기자공개 2022-06-29 08:27:05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8일 07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법 사각지대에 놓인 한국금융안전이 또 다시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석 대표이사(CEO) 임기만료를 앞두고 지배구조 핵심인 IBK기업은행 등 주요주주 은행들과 최대주주 간에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핵심은 오는 7월 22일로 다가온 김 대표의 임기 만료다. 기업은행은 김 대표 임기 만료에 대비해 상임이사(사내이사)를 새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맥락상 김 대표가 물러난 자리에 새로운 사내이사를 앉히겠다는 의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한국금융안전 이사회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서정환 전 기업은행 테헤란로지점장을 상임이사(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제시했다.
서 전 지점장은 1962년생으로 기업은행 테헤란로지점장을 지낸 뒤 퇴직해 한국금융안전에 집행이사(본부장)를 역임했다. 지난해 임기만료로 퇴임했다.
기업은행은 임시주총 소집 이유로 대표이사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을 들었다. 김 대표의 임기가 만료하고 연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것이 기업은행 측 입장이다. 또 김 대표 취임 후 경영성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대표이사 교체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은행은 이사회 소집 요구서에서 “2022년 7월 23일 이후에는 귀사의 정관에 정한 상임이사에 결원이 발생하는 바, 위와 같은 위험을 방지하고 원활한 회사의 업무 집행을 도모하기 위해 상임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전에 주주들간 협의 없이 기업은행에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면서 발생했다. 대표이사 공석에 대한 우려도 주주들간 엇갈리는 상황이다. 경영악화 등 원인에 대한 평가도 상호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번 임시주총과 사이내사 선임, 향후 대표이사 교체 등을 놓고 주주간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상 최대주주인 김 대표는 물론 은행들간에도 지배력을 두고 분쟁이 나타날 가능성도 엿보인다.
기업은행에서 추천한 사내이사를 두고 뒷말도 나온다. 기업은행이 금융산업 구조개선법 사각지대를 노려 ‘자기사람 심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KB·신한 등은 금융산업 구조개선법에 따라 한국금융안전에 경영진 등 파견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 밖에 없다.
우리·KB·신한 등 시중은행이 한국금융안전에 사내이사 등을 추천하기 위해선 금융위원회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금융산업 구조개선법 제24조 제1항 제3호 및 동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다른 회사의 주식소유한도가 정해져 있고,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데 제약을 둔다.
기업은행은 금융산업 구조개선법 제24조가 적용되지 않아 금융위의 승인 없이도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데 걸림돌이 없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 등 추천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한국금융안전은 김 대표가 사실상 최대 주주다. 김 대표는 금융안전홀딩스를 통해 1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청호이지캐쉬(18.55%)도 우호 세력으로 꼽힌다. 은행 주요 주주는 우리은행 15%, KB국민은행 14.96%, 신한은행 14.91%, IBK기업은행 14.67% 등이다. 이외 한국씨티은행 1.39%, 브링스코리아 0.32%, 우리사주조합 0.68%, 기타 1.02% 등이다.
김 대표와 우리·KB국민·신한·IBK기업은행 등 4개 은행이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이들 주주간 협의로 그동안 이사회를 운영해왔고 대표이사 선임 등을 결정했다. 또한 굵직한 경영현안도 모두 이들 5대 주주들이 전담했다.
시중은행별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은 제각각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특별한 방침이나 사전에 주주들간 협의된 내용은 없다”며 “주주로서 책임과 권한을 다하는 차원에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세부적으로 관련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낸 상황이 아니고, 은행 주주들간 사전 협의도 없었다”며 “지배구조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에 대해선 별도 입장을 내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국금융안전은 현금수송 및 문서수발 등을 담당하는 협력사이며, 은행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며 “협력사 경영 등에 관여할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최대주주의 기습적 유상증자 등 이슈가 있었고, 시중은행들과 같이 법적 절차를 진행중"이라며 "관련 기관과 소송 진행 중으로 그 기관에 관련된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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