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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생존전략]9500억 투입, 부진했던 '신차 투자' 속도 붙는다①KG컨소시엄 최종 인수예정자 선정, 토레스 출시와 맞물려 투자 확대 현실화

유수진 기자공개 2022-07-11 07:33:15

[편집자주]

쌍용자동차의 새주인이 KG그룹으로 확정됐다. 국내 기업을 최대주주로 맞는 건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된 지 18년 만이다. 이제 채권단 동의를 바탕을 오는 10월까지 회생절차를 마치면 된다. 하지만 법정관리 졸업이 경영정상화를 담보하는 건 아니다. 자체 경쟁력을 갖춰야 미래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더벨은 정상기업을 향해 나아갈 채비 중인 쌍용차의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가 수차례의 손바뀜과 법정관리를 겪으며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투자 부진'이다. 자동차산업 특성상 적기적소에 자금을 넣어 신차를 개발하고 차를 팔아 번 돈으로 재투자를 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전동화환에 뒤처졌고 생산능력 확대는 커녕 설비 노후화가 심화됐다.

최근 KG그룹이 쌍용차의 새주인으로 사실상 낙점되며 기약없이 밀렸던 투자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일단 KG그룹은 약속한 인수대금과 운영자금 마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측 역시 모처럼 출시한 신차 토레스를 바탕으로 추가 투자여력을 갖출 수 있다는 확신에 차있는 상태다.

◇인도 마힌드라, 인수 후 1300억 추가 투입…신기술 개발에 부족

쌍용차는 최근 KG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인수대금은 지난 5월 체결한 조건부 투자계약에 따라 3355억원으로 확정됐다. KG컨소시엄은 쌍용차의 회생절차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500억원을 우선 대여해주기로 했다. 원재료 매입비와 노무비 등 당장 급한불을 끄도록 하기 위해서다.

쌍용자동차, Adventurous ‘토레스’ 출시(사진출처=쌍용차 홈페이지)
추가적으로 신주 5645억원 어치도 인수한다. 운영자금 지원 성격이다. 종합하면 인수금액을 포함해 최대 9500억원을 투입하는 셈이다. 이로써 쌍용차는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경영정상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볼 수 있다.


쌍용차는 1조원에 가까운 유입 자금으로 무엇을 할까. 일단 신차 개발을 위한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는 쌍용차가 늘 목마름을 느껴온 지점이다. 니즈는 확고했지만 여력이 없었던 탓이다. 대주주의 지원도 늘 한계가 있었다.

인도 마힌드라는 2020년 3월 특별이사회를 열고 쌍용차에 예고했던 2300억원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가 이유였다. 결과적으로 마힌드라는 2011년 5500억원을 주고 쌍용차 지분 72.85%를 인수한 후 두차례 유상증자로 1300억원을 투입한 게 전부가 됐다. 업계에서는 시설·운영자금 정도로 쓸 수 있을 뿐 신기술 개발엔 부족한 금액으로 본다.

회생절차를 밟으며 진행한 M&A 과정 중에도 자금 이슈로 골머리를 썩었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던 에디슨모터스가 기한 내 잔금을 치르지 못해 중도하차했다. 이에 쌍용차는 재매각을 진행하며 자금력을 가장 우선순위에 뒀다. 인수대금은 물론 인수 후 운영자금 조달 계획과 능력을 꼼꼼히 살펴 지난 5월 KG컨소시엄을 공고 전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

기업 M&A에서 재무여력은 인수자의 의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과 함께 비중있게 고려되는 요소다. 쌍용차의 경우 특히 더 중요했다. 넉넉한 자금력이 뒷받침 돼야 정상기업으로 갈 수 있어서다. 현재 쌍용차는 3년째 완전자본잠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어음발행 같이 회사 운영에 필수적인 금융거래조차 불가해 현금유출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토레스, 4년 만의 완전변경 신차…재투자 '선순환' 구조 마련 중책

무엇보다 자금력에 기반한 투자는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 신차 출시에 영향을 미쳐 매출과 수익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는 신차로 먹고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통상 완성차업체들은 7년마다 완전변경(풀체인지)에 나선다. 2~3년마다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내놓고 매년 디자인 등을 일부 바꿔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기적으로 신차를 출시해야 글자 그대로 '신차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신차는 판매량 감소를 보완하고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완성차 메이커들이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쌍용차는 대주주 손바뀜을 겪으며 상대적으로 신차 공백기가 길었다. 이번에 내놓는 토레스는 완전변경 모델 기준으로 2019년 2월 4세대 코란도 이후 4년만의 신차다. 물론 그 사이 티볼리나 렉스턴 스포츠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아 판매량 확대를 촉진했다. 하지만 완전변경 신차만큼의 효과를 냈다고 보긴 어렵다.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심각성이 단숨에 와닿는다. 2016년 정점을 찍은 이래 6년 연속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2016년 내수시장에서 10만4000대, 수출 5만2000대 등 15만대 이상을 팔았지만 지난해엔 거의 절반 수준인 8만4000대 판매에 그쳤다. 내수와 수출 모두 반토막이 났다. 그마저도 수출은 2020년 대비 50% 가량 증가한 수치다.


판매대수 감소는 내수시장 점유율도 축소로 이어진다. 쌍용차는 2018년 10만9140대 판매로 점유율 7.03%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5만6363대를 팔아 3.91%에 그쳤다. 완성차업체들의 내수 판매량 자체가 전년 대비 10.6% 줄었으나 쌍용차의 판매량 축소 폭(-35.9%)이 세배 이상 컸다.

쌍용차 관계자는 "앞으로 나올 모델에 대해 적절히 투자를 해야 제때 신차가 개발된다"며 "그동안 법정관리 기업으로서 적기적소 투자가 어려웠다. M&A를 통해 들어오는 자금이 투자에 가장 많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5일 토레스 쇼케이스에 참석한 정용원 관리인(가운데)과 곽재선 KG그룹 회장(우측 두번째). <출처:쌍용차>

쌍용차 내부에서는 KG컨소시엄의 자금 수혈 외에 자체적으로도 투자여력을 마련할 수 있을 걸로 본다. 필요조건은 이번에 내놓는 신차 토레스의 흥행이다. 이를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 중형급 SUV 전동화 모델 출시 등 줄줄이 계획을 짜놨다.

정용원 관리인은 5일 열린 '토레스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추가 투자에 필요한 재원은 이번 토레스를 통해 내부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며 "회생절차를 거치며 대폭 재무 개선이 이뤄질 것이고 M&A로 신규자금이 들어오면 살아갈 기반을 충분히 갖출 수 있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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