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원자력 리부트]해외원전 시장 '기지개'...원전 생태계 살아나나②윤석열 정부 원전 복원 의지에 '수주 경쟁력' 제고
김서영 기자공개 2022-07-19 08:07:30
[편집자주]
두산그룹의 원자력 사업이 최근 새 국면을 맞았다. 올해 5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백지화' 됐다. 유럽연합(EU)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사업으로 보고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켰다. 때마침 두산그룹도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나면서 원전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더벨이 두산그룹의 원자력 사업 '재시동(reboot)' 행보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5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원전 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자력 산업이 친환경 발전 방식으로 꼽히며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연이어 원전 확대 정책을 내놓고 있다. 윤석열 정부도 원전 복원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며 수주 경쟁력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그린 택소노미' 계기, 주요국 원전 정책 확대 '도미노'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원자력 사업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이른바 '그린 택소노미(Taxonomy)', 즉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 발전을 포함시킬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 각국을 비롯해 미국, 아시아 국가들에서 원전 확대 정책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올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프랑스도 원전에 대한 태도가 변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확대에 소극적이었으나 최근 원전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신규 원자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6기에 대한 신규 건설 및 8기 건설 가능성까지 타진한다. 또한 안전이 보장될 때에만 한해 노후원전 수명을 연장할 방침이다.
미국 역시 EU와 같은 행보를 보였다.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한 것이다. 에너지부에서 60억달러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운영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차세대 원자로 기술과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앞으로 7년간 약 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한 상태다.
서구 선진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원전 시장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원전 확대 정책이 눈길을 끈다. 중국은 15년간 원전 150기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4400억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다. 일본은 2030년까지 기존 6% 수준이었던 원전 비율을 전체 발전량의 20%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팀 코리아' 서포트...원전 생태계 회복 '기대'
해외 주요 국가들이 연이어 원전 확대 정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원전 주기기를 생산하는 두산에너빌리티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형 원전 수출 프로세스는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주체가 돼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 협력사인 두산에너빌리티가 여기에 주기기를 납품하는 구조다. 대형 원전 수요가 증가하면 납품 물량도 증가하게 되는 구조다.
대형 원전 수출 정책에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사이의 차이는 거의 없다는 게 원전업계 중론이다. 다만 문 정부는 국내는 탈원전 정책을 펼치는 대신 원전 수출 강화 기조를 펼쳤다. 반면 윤 정부는 국내외 전방위로 원전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한 마디로 바뀐 것은 국내 원전 사업 기조다.
이를 두고 원전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내외 상반된 원전 기조를 보인 탓에 원전을 발주처로부터 '왜 자국에서 멈춘 원전을 해외로 수출하려 하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는 일관된 기조를 보여 대형 원전 수출 전략에서 정당성을 획득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전과 한수원의 1차 벤더로서 독자적인 해외 원전 전략을 세울 순 없다. 다만 이들의 수주 정책에 적극 동참하게 된다. 원전 수주 경쟁입찰에서는 보통 프랑스와 미국, 한국이 3파전을 벌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전, 한수원과 손잡고 경쟁입찰에서 납품가 조정에 적극 협조하고, 원전 기술을 해외 발주처에 설명하는 등 '팀 코리아'로서 돕겠다는 입장이다.
대형 원전 수출이 확대되면 두산에너빌리티에 납품하는 2차 벤더들도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탈원전 정책 이후 크게 축소됐던 국내 원전 생태계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이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에서 원전 생태계 지원방안과 관련 중소기업 금융 지원방안을 약속했다.
아울러 두산에너빌리티는 협력사 일감지원을 위해 신한울 3·4호기 재개 시 제작 물량을 조기 발주하고, 선금 지급을 통해 사업 정상화를 돕겠다고 밝혔다. 5년 이상 장기공급계약 제도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240억원의 동반성장펀드 규모를 840억원 수준으로 늘리는 금융지원책을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KB저축, 예수금 축소에 유동성 개선 '제한적'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신한저축, 최하위 유동성비율 개선책 신규 '예치금'
- 애큐온저축, 신임 사외이사 오현주 '금융 전문' 변호사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J트러스트계열, 예치금 대신 '유가증권' 운용
- 예보, ALM 기반 운용체계 강화 나선다
- 우리금융저축, 지주 출신 비상무이사직 '부활'
- [이사회 분석]OSB저축, 장찬 신임 대표 이사회 '재정비'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상상인계열, 유동성 '최상위권'…관건은 건전성 관리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다올저축, 예수금·대출 영업 '속도조절'…유동성 우수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한투저축, 경영승계 CEO 후보군 단 '한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