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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사 원가 대란 진단]오리온, 가격인상 만지작 '수익성 방어' 총력데이터 경영 활용 비용 절감, 중국·베트남 등 해외법인 강화

박규석 기자공개 2022-07-20 08:14:22

[편집자주]

식품기업들이 치솟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주요 원료인 곡물가의 변동성 확대로 가격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제품가를 올린 만큼 추가적인 가격인상은 쉽지 않다. 정부 차원에서도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있어 자구책 마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체 원료 물색과 비용통제, 전략제품 강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식품기업들의 현주소와 전략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8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이 제품가 인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체적인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가격동결을 유지해왔지만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심화된 영향이다.

연내 가격인상을 단행할 경우 지난 2013년 이후 9년 만에 제품가가 오르게 된다. 당시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와 후레쉬베리 같은 파이류와 고소미 등 비스킷류 6종의 가격을 올린 게 전부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등이 가격을 인상했을 때도 오리온은 제품가를 올리지 않았다.

다만 가격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나 인상률은 정해지지 않았다. 원가 상승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사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기존에 구축한 글로벌 구매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원자재에 대한 부담 완화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통합 구매 ‘비용절감’ 강화

오리온은 글로벌 곡물가 상승 등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기존에 구축한 통합 구매 시스템을 통해 비용 절감에 힘쓸 방침이다. 국내외 법인에서 사용되는 원료 등을 일괄 구매해 바잉 파워를 높여 비용을 줄이는 게 골자다.

앞서 오리온은 2017년에 글로벌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당시 오리온은 기존 원료사업부문을 AGRO부문으로 개편해 글로벌 원료의 수급 및 품질 등에 필요한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했다. 관련 시스템은 그간 가격동결의 중추를 담당했으며 현재도 원가절감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데이터 경영을 통한 재고 효율화도 가격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그간 오리온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반품률을 낮추는 데 노력했다. 이를 위해 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POS)에 기반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반품율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반품률은 0.5%로 2016년 2.8% 대비 2.3%포인트 하락했다. 이를 통해 오리온은 연간 1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사들의 반품률이 2%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재고 비용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국내외 생산설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도 노력하고 하고 있다. 국가별 생산설비 노하우의 공유 등을 통해 글로벌 상향 평준화를 이뤄내는 게 목표다. 오리온의 국내외 법인의 공장가동률은 오리온홀딩스(옛 오리온)로부터 인적분할된 직후인 2018년부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해외 공장 가동률의 경우 국내와 달리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러시아의 평균 공장가동률은 140.1%로 전년 대비 3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은 11.1%포인트 늘어난 82%를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법인 성장세 ‘실적제고’ 모색

오리온은 글로벌 통합 구매 등을 통한 원가 관리와 더불어 수익성 제고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미 전체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한 손실 축소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오리온의 해외법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65%다.

이러한 오리온의 노력은 지난 1분기 실적에서 엿볼 수 있다. 곡물가 상승 등의 악재 속에서도 지속적인 매출 증대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향후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오리온은 관련 기조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중국 법인의 경우 2022년 1분기 매출에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05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6.4% 늘어난 495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지역봉쇄영향 속에서도 스낵과 젤리 등 신제품입점이 매출 증대를 주도했다. 이를 토대로 중국 법인은 현재 제품력과 영업력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유통채널인 O2O(온·오프라인 융합 유통)플랫폼 등을 공략할 방침이다.

올해 1분기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2021년 1분기 대비 23.7% 늘어난 1025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6% 증가한 186억원을 기록했다. 초코파이와 카스타드, 양산빵‘쎄봉’의 수요증가가 매출 증대를 견인했다.

올해는 18%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토대로 시장 점유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파이와 스낵의 제품군 강화를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며, 생산량 증대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부재료 가격 인상과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오리온은 데이터 경영과 글로벌 통합구매, 물류 효율화 등 원가 절감을 통해 국제 곡물가 상승 등에 대응하며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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