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7월 25일 08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리츠운용사 대표는 "리츠, 신탁, 펀드가 붙어서 리츠가 이기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입찰에서 다른 비히클(Vehicle)을 제치고 매물을 가져올 만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그래서일까. 리츠와 펀드가 맞손 잡은 사례들이 눈에 띈다. 최근 상장을 준비하고 있거나 신규 자산편입 계획을 밝힌 리츠 대부분은 '재간접' 형식으로 자산을 담았다. 실물 부동산을 사지 않고 부동산 관련회사 지분이나 부동산 펀드에 투자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재간접리츠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없다. 자산을 담기 위해 한 다리를 더 거쳐야 하는 만큼 각종 '수수료'가 많이 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리츠가 부동산 펀드를 담았다고 하면 펀드 운용과 성과, 매입과 매각에 대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리츠운용사들은 펀드에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낸다. 고질적인 리츠 인가 지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부동산 딜 성사의 핵심은 매수자의 자금 조달 능력이다. 하지만 리츠는 확신을 주기 어렵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인가를 받기 전 증자를 할 수가 없다. 국토부가 도장을 찍어줘야 비로소 자신 있게 자금 조달 계획을 내세울 수 있는데 이 기간이 최소 한 달 이상 걸린다.
반면 펀드는 하루 이틀 새 결성이 가능하다. 원하는 매물이 나오면 먼저 사모 부동산 펀드로 사고 나중에 해당 펀드 수익증권을 리츠로 사는 게 더 유리한 셈이다. 부동산 자산운용사가 리츠 AMC를 갖고 있거나 모기업의 스폰서가 있을 때 이런 방법을 택하기는 더 쉬워진다.
수년간 업계는 리츠 인가지연 문제 개선을 요구해 왔다. 차일피일 미뤄진 사이 펀드와 밀애 관계조차 맺기 어려운 소규모 리츠운용사들은 상장을 꿈꾸기 어려워졌다. 투자자 입장에선 시장에 다양한 실물 자산을 담은 리츠들이 나오지 않는 게 아쉽다. 기존 펀드로도 투자 가능한 오피스나 물류센터를 편입한 재간접 리츠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국토부 산하 한국부동산원이 리츠 심사인력을 확대한 가운데 국회는 인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업계에선 국토부 내 인력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한국부동산원이 리츠 인가 검토를 마치고 국토부로 넘긴 뒤에도 최종 도장을 받기까지 1~2주 이상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어서다.
리츠전담과를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국토부 내 부동산산업과가 리츠를 담당하고 있지만 해당 과에서는 공인중개사도 함께 맡고 있다. 업계의 고민을 획기적으로 해결하고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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