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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삼성물산의 모범적 ESG경영, 목표는 '주주 가치'②ESG 특화된 이사회·위원회, 주주가치 제고 고민

유수진 기자공개 2022-08-23 07:48:18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9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들이 ESG경영에 나서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똑같다. 기업가치를 제고해 오랫동안 '잘 나가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서다.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투자가 몰리고 신사업 발굴·확장 기회도 많아진다. 자연히 기업의 지속가능성(영속성)이 높아진다.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다. 적극적인 ESG활동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못지 않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재계에서 ESG 조직 구성은 더이상 '뉴스거리'가 아니다. 지난해 ESG 붐이 일며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위원회 설치를 마쳤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운영 방식이나 추구하는 방향 등이 저마다 다르다. 삼성물산의 경우 인적 구성부터 역할, 활동내용까지 철저히 주주에 포커스를 맞췄다. '모범답안'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사외이사진에 ESG 분야별 전문가 포진

삼성물산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 등 '9인 체제'다. 산하엔 5개의 위원회가 존재한다. 경영위원회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있다. 유일하게 사외이사 전원(5명)이 활동 중인 곳이 바로 ESG위원회다.

삼성물산은 이사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ESG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E)과 사회(S), 지배구조(G)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최근 기업들이 ESG 유관 경력이 있는 인물을 이사로 선임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각각에 특화된 인물을 모두 영입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만큼 전문성과 다양성 충족에 신경을 썼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ESG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정병석 이사는 최저임금제와 고용보험제 도입에 기여한 고용·노동정책(S) 전문가다. 과거 노동부 차관과 노사정위원회 산하 청년고용협의회 위원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다. 현재는 한국기술교육대에서 명예교수로 활동 중이다.

삼성물산은 정 이사에게 이사회 수장인 의장을 맡겨 힘을 실어줬다. 통상 대표이사가 책임경영 차원에서 겸직하곤 하는 이사회 의장을 ESG위원장이 맡고 있다는 의미다. 작년 임기를 시작해 올해로 2년 차다. 투명한 거버넌스 체계 제고 및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초 연임에 성공한 필립코쉐 이사는 환경·안전(E)에 특화된 인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기업 GE에서 최고생산성책임자를 지낸 EPC, 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알스톰사에 재직할 당시 Hydro&Wind사업부, Power Thermal사업부 등을 거쳤다.

지배구조(G)는 이상승 이사가 강점을 갖고 있다.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 한국산업조직학회 회장 등을 지낸 현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다. 공정거래 및 기업지배구조,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 투명성 제고와 지배구조 고도화에 아낌없이 조언을 해주고 있다.

◇ESG위, 주주가치 제고 앞장…권익 보호담당 위원도 선임

그렇다면 삼성물산 ESG위원회는 어떤 차별성을 가질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역할이다. '주주'가 수차례 언급될 정도로 관련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에 대해 사전 심의하고 주요 정책 건의 등을 진행한다.

위원회에 직접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의무를 부여한 셈이다. ESG활동이 실질적인 주주친화 강화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주의 이익과 직결되는 합병과 영업양수도,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 및 이전,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 중장기 경쟁력 제고방안 등을 검토한다.


ESG위원회에는 '주주권익보호 담당' 위원도 있다. 이들은 이사회와 외부 이해관계자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중간에서 '브릿지' 역할을 수행한다. 주요 주주와 투자자, 금융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위원회와 이사회에 보고하는 식이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과 활동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실천한다.

실제로 주주권익 담당위원은 연초 위원회에 활동 계획을 보고하고 상·하반기 한차례씩 활동 결과도 보고한다. 이전까진 1명이었으나 2020년 외국인 사외이사를 추가해 2명으로 늘렸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주주 및 투자자와의 소통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위원회가 현재의 모습을 갖춘 지는 4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첫발을 뗀 건 작년 3월로 기존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개편하며 출범했다. 올 4월에는 내부거래위원회와 합쳤다.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ESG위원회가 내부거래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ESG위원회는 필요시 수시로 개최한다. 지난해 4회, 올해는 5월까지 모두 3회 열렸다. 최근 들어선 중대재해처벌법의 영향과 친환경 사업전략, 탄소중립 추진방안 등 안전·환경 안건에 대해 집중 논의하고 있다. 위원회는 관계 임직원이나 외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거나 자문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삼성물산이 ESG경영과 주주친화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데에는 그룹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주요 계열사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2월 출범한 2기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3대 중심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ESG경영 실현'을 꼽았다. 최근 이 부회장이 복권된 만큼 빠르게 지배구조 개선안을 준비하고 있다. 준법위는 삼성 외부의 독립적 준법경영 감시기구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생명 등 7개 계열사가 협약사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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