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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동남아는 수익창출 화수분, 글로벌 절반 견인 목표"②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 부행장보 "포스트 인니·베트남·캄보디아 준비할 것"

김현정 기자공개 2022-09-28 07:15:30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남아 3대 법인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가 우리은행이 자랑할 만한 지역이고 다른 데서도 부러워할 만한 곳이다. 우리은행은 이곳을 더욱 성장시켜 글로벌 전체 사업에 활력을 불어놓고자 한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3대 법인의 성장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와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3대 법인의 고성장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란 게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 부행장보(사진) 판단이다.

윤 부행장보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법인에서 우리은행 글로벌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다는 목표를 세웠다. 핵심지역에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그 외 지역에서 추가 성장을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낸다는 청사진이다.

◇우리소다라, 한국계 은행 중 최고 경영실적 구가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에 1992년 IMF(외환위기) 바로 직전에 진출했다. 당시엔 지상사들의 봉제나 가공사업의 금융 수요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하지만 점차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성이 보였고 지상사 뿐 아니라 현지 리테일에 집중하면 더 많은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인도네시아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안정돼 있고 과거 네덜란드 통치를 받은 탓에 감독당국과 중앙은행 제도가 네덜란드 시스템으로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윤 부행장보는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지역 중에서도 꽤 시스템이 안정적인 국가”라며 “우리은행은 첫 진출 이후 10년 정도 지상사 영업을 하다 사업 성장성을 발견하고 한국계 지상사 영업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 리테일은행인 소다라은행을 인수했다”고 말했다.

소다라은행은 한국으로 말하면 국민연금이나 사학연금, 군인연금 같은 연금 수급권자들에게 보증보험의 증권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영업에 특화돼있는 은행이다. 지상사와 홀세일을 하는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이 리테일에 특화된 소다라은행과 합병을 하면서 밸런스가 완벽히 맞춰졌다.

우리은행은 2015~2016년 글로벌표준시스템(WGSS)으로 전산을 통합하고 2017년과 2021년 두 번에 거쳐 각각 1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합병 시너지로 우리소다라은행은 현재 자기자본수익률(ROE) 10% 유지 등 한국계 은행 중 최고의 경영실적을 내놓고 있다. 올해 역시 기업과 리테일의 안정적 성장으로 인도네시아 진출 이후 최대 순이익이 예상된다.

윤 부행장보는 “현재 우리소다라은행이 155개 정도 점포를 갖고 있는데 안정적인 고성장을 위한 최소 점포 수는 사실상 500개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본다”며 “하지만 디지털라이제이션으로 현지 상위권 은행들의 점포 수를 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연평균 순이익 19%를 보이고 있으며 리스크관리 역량은 현지 은행들의 수준을 상회한다”며 “우리소다라은행은 타행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수준으로 성장해있다”고 말했다.


◇베트남법인 하반기 4개 거점 추가 신설...캄보디아법인 상업은행 전환 후 탄력

우리은행 베트남법인(베트남우리은행)의 전략적 방향은 기업금융과 리테일금융이 우리소다라은행처럼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방법은 법인 현지화로 리테일 부문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베트남우리은행은 2017년 1월 법인 출범 이후 베트남 전역 네트워크 구축했다. 올 하반기 고성장 하노이와 호치민 지역에 리테일 영업 확대 위해 각 2개씩 총 4개 네트워크 추가 신설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최근 하노이 지역에 2개의 출장소를 개점했다. 현재 베트남에 총 18개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영업 시너지를 위해 국내처럼 VG그룹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활동 중이다. 우리은행의 VG그룹은 허브앤스포크 제도를 뜻한다. 운영 효율화를 위해 거점을 정하고 그 주변의 4~5개 정도 지점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공동 관리하는 형태다. 현재 메인 허브 지점이 4개다.

윤 부행장보는 “법인의 서브 지점이 많을 때에는 이 방식이 효율적”이라며 “베트남 법인의 경우 연평균 순이익 성장률이 41%에 달하는 고성장을 거듭 중인 핵심 지역”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법인(캄보디아우리은행)은 올해 올 초 상업은행 체제로 전환하며 커다란 변곡점을 맞은 곳이다. 우리은행은 2014년 캄보디아 진출 시 ‘3단계 상업은행 진출 전략’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터전을 세웠다. 1단계는 소액여신금융사를 인수하는 것이고 2단계는 저축은행을 인수해 현지 리테일 영업기반을 확대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가 이 둘의 합병을 기반으로 한 상업은행 전환이었는데 올 초 이를 이뤄냈다.

상업은행 라이선스로 신용도 상승을 통한 예금 조달이 용이해졌다. 2021년말 2억달러 수준에서 2022년 6월 상반기 3억달러 규모로 예금 조달을 확대했으며 이는 대출 확대의 기반이 됐다. 우리은행 캄보디아의 상반기 자산 성장률은 27%에 이른다.

윤 부행장보는 캄보디아가 장점이 많은 지역이라고 설명한다. 달러 의존도가 90%에 이르는 만큼 환 리스크가 없고 감독기관도 합리적이고 우호적이다. 무엇보다 대출 연체율이 낮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돈을 잘 갚는다는 뜻이다.

윤 부행장보는 “캄보디아는 불교 국가로 사람들이 빌린 돈을 꼭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마을의 누가 대출을 받으면 공동 보증인 5명 정도를 세우는 공동 보증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동남아 3대 법인 순이익 비중 50% 이상 목표...포스트 동남아 찾기도 'ing'

올해 글로벌그룹장으로 임명된 윤 부행장보는 글로벌 경력이 탄탄한 인물이다. 2003~2006년까지 4년 동안 홍콩 지점에서 근무를 했다. 2007~2009년까지는 글로벌부서의 부부장을 역임했다. 2018년엔 본부장 승진과 동시에 필리핀법인(우리웰스뱅크필리핀)으로 건너갔다. 우리은행이 2016년 웰스디벨롭먼트뱅크를 인수했는데 법인 초기 안정화 작업이라는 특명을 안고 책임자로 발령받았다.

윤 부행장보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에서 우리은행 전체 글로벌 비즈니스 이익 중 50%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세 곳은 경제성장율이 높고 금융 수요가 높아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타 지역에서 추가 성장을 한다면 우리은행 글로벌 사업 전망은 밝다는 생각이다.

다만 현재 우리은행 3대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이 빛을 보고 있지만 지금부터 포스트 베트남·인니·캄보디아를 찾아나서야 한다는 게 윤 부행장보 판단이다. 선제적 준비를 한 자만이 훗날 달콤한 과실을 먼저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부행장보는 새로운 글로벌사업의 성장 유망지역으로 서남아 지역 인도 및 방글라데시를 생각하고 있다. 인도는 경제적 성장잠재력이 높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외 글로벌 톱티어(Top tier) 기업들의 진출로 선진화된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은 국가다.

방글라데시는 경제성장률이 6~7% 이상에 달하며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우리은행이 지점을 통해 진출해있다. 우리은행 다카지점은 현지화에 성공해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윤 부행장보는 “우리은행은 인도 주요 거점지역 내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현지 영업력 강화로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방글라데시의 경우 우리은행만 나가 있는데 향후에도 지금과 같은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바라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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