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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ESG DNA 탑재한 유니콘 등장 토대 마련해야"오승재 서스틴베스트 전무 "글로벌 유니콘 꿈꾸는 스타트업 ESG 경영 선택 아닌 필수"

김진현 기자공개 2022-09-23 08:01:13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1일 12: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치원생에게 예절과 윤리를 가르치면 습득이 빠릅니다. 대학에서 윤리를 이야기해도 사람이 변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제 막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창업자들에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7월 국내 벤처캐피탈의 ESG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ESG 벤처투자 표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한국벤처투자는 글로벌 투자 표준이 된 ESG 투자를 국내 벤처 투자 생태계에 도입하기 위해 ESG 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에 손을 내밀었다.

서스틴베스트는 글로벌 기준을 준용해 한국벤처투자의 ESG 표준 가이드라인 제정에 힘을 보탰다.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전무(사진)가 가이드라인 제정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일각에서는 이제 막 돈을 벌기 시작한 벤처, 스타트업에게 ESG 경영을 요구하는 게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오 전무는 더디더라도 지금 ESG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지 않으면 글로벌 표준과 동떨어지게 돼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글로벌 비즈니스를 노리고 성장하려는 스타트업들은 더욱 더 ESG 경영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단언한다. 해외 투자자들은 ESG 지표가 우수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기업 비즈니스가 훌륭하더라도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에 처음 ESG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때도 비슷한 반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ESG를 지키지 않는 회사가 오히려 눈에 띄는 상황이 된 것처럼 스타트업, 벤처기업이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는 환경이 점차 자리잡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국에 양복이 처음 들어왔을 때를 생각해보면 된다. 처음에는 정말 쓰리피스로 조끼나 모자까지 갖춰 입는 전형적인 규칙을 따르며 의복을 갖춰 입었다. 점차 자신들의 체형이나 취향에 맞게 덜어낼 것들은 덜어내고 더할 건 더해내 지금은 서양식 의복이 평상복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ESG에 대해 '어떤 기준은 옳고 어떤 기준은 그르다'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ESG에 대한 논의와 담론이 활발해지고 저마다 ESG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게 본질적으로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가이드라인에 얽메이기보다는 각 벤처캐피탈, 벤처기업 등이 자신들의 기준에 맞게 ESG를 준수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ESG 투자 방식인 '네거티브 스크린' 방식의 투자를 해외에서는 투자사마다 철학과 기준에 따라 일관되게 집행하고 있다.

오 전무는 "스타트업,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창업자와 근로자들은 기본적으로 ESG에 열려있는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전통적으로 ESG 투자에서 금기시되는 술, 담배, 마약 등과 같은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기존의 네거티브 스크린의 엄격한 적용이 힘들뿐 아니라 이에 해당하는 기업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에서처럼 성 다양성을 갖추지 않은 경우 투자하지 않겠다거나 로봇 산업에 대해서 군사적 목적으로 확장하지 않는 조건으로 투자하겠다는 식으로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국내 벤처 생태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가 나타날 분야가 '지배구조(G)' 영역이라고 보고 있다. 1인 혹은 소수의 창업진들이 기업을 만들고 키우다보니 소위 '갑질'이라고 하는 도덕성 문제나 가족을 임의로 요직에 배치해 가족 경영을 하는 사례가 종종 관찰된다.

이러한 문제를 초기에 바로잡아 향후 유니콘이 됐을 때 빨간 딱지가 붙은 '레드 유니콘'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글로벌 진출도 가능한 유니콘 기업이 ESG 경영이 미흡하다면 기업 가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오 전무는 "실제로 해외 사례를 관찰해보면 스타트업에게 ESG 경영을 요구할 때 지배구조(G)에 관한 변화가 가장 빠르고 사회(S), 그 다음 마지막 환경(E) 순으로 나타난다"며 "초기 기업 입장에서는 줄여야하는 이산화탄소나 환경 오염 문제가 적기 때문에 E를 개선하는 것 자체가 더디게 나타나고 실제로도 G나 S면에서 문제가 눈에 띄기 때문에 개선을 요구하는 사례가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벤처 생태계에 ESG 경영과 투자가 빠르게 정착하기 위해선 다수의 투자사가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스타트업 투자 과정에서 다수의 투자사가 함께 주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창업자 입장에선 ESG와 같은 까다로운 요구를 하는 투자사들의 자금을 받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요 출자 기관(LP)이 ESG를 표준 투자 기준에 포함하는 데 대한 논의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대형사를 중심으로 ESG 투자와 경영 요구에 동참하는 곳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연금, 공제회 등 주요 LP들은 이미 ESG 투자에 관한 사항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고 한국벤처투자도 ESG 투자 가이드라인 도입을 시범펀드를 시작으로 확대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그는 투자자들도 단순하고 명확한 요구를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스타트업 특성상 인력이나 비용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요한 핵심 지표를 중심으로 ESG 개선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상장사나 중견기업을 다루듯 세세한 부분까지 맞출 것을 요구하면 서로 힘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오 전무는 "서로 공감대가 형성돼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해야 제대로 된 ESG 경영 요구로 인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쪽에서만 계속 요구하고 한쪽에서는 피로를 느끼면 잔소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돼 역효과만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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