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M&A]'14년의 변화' 외형 줄어도 경쟁력은 여전자산 16조에서 12조대로...기술력은 여전히 글로벌 최고
조은아 기자공개 2022-09-28 15:06:16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7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돌고 돌아 14년 만에 한화그룹 품에 안긴다. 그 사이 한화그룹은 재계 10위 안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조선업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동안 대우조선해양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2008년 당시 조선업계는 '자고 나면 신기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상 최고 호황이 지속됐다. 대우조선해양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더해 글로벌 1위 한국 조선업계는 밀려드는 주문 덕에 수주액, 수출액 등 모든 면에서 사상 최고기록들을 갈아 치웠다.
매물로 나오자 조선업계뿐만 아니라 비(非) 조선업계도 관심을 보일 정도로 대우조선해양은 알짜 매물로 꼽혔다. 당시 규모나 수익성 측면에서도 재계 순위를 뒤흔들 만한 매물이었다.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자산과 인력 등 외형을 보여주는 지표는 큰 폭으로 줄었다. 그러나 조선업계 전체가 동반 침체에 빠졌던 만큼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을 포함한 자체 경쟁력은 그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순위 역시 여전히 글로벌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산 규모는 2008년 무려 16조원대에 이르렀다. 특히 2006년 6조원대에서 2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자산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이유는 선박 수주와 동시에 지급되는 계약금과 선박 인도 직전까지 지급되는 건조 대금이 모두 재무제표상 부채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의 자산 증가와는 다소 결이 다르지만 그만큼 수주가 많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지금은 당시와 비교하면 자산 규모가 12조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자산 규모는 10조원대였다. 인력 역시 급감했다. 2008년 임직원 수는 1만2000명 안팎을 오갔다. 그러나 올 6월 기준으로는 8500명대다. 30% 가까이 줄었다.
자산과 인력이 급감한 건 2016년부터 이뤄진 대우조선해양의 자체 구조조정 영향이 크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인력 감축, 국내외 자회사 14곳 매각, 플로팅도크 매각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했고 이를 상당 부분 이행했다.
실적 역시 나무랄 데 없었다. 2007년 대우조선해양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1048억원과 3275억원이었다. 부실자산은 전혀 없었고 오랜 기간 수주 행진을 이어온 덕에 보유하고 있던 현금만 2조원이 넘었다. 특히 이 현금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굴지의 대기업들이 뛰어들게 만든 매력 요소이기도 했다. 2008년의 경우 매출은 12조원을 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7000억원대였다. 당시 연이어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은 매출 4조4865억원, 영업손실 1조75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급감했고 장기 불황 때 맺은 저가수주 계약과 후판 가격 인상,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현재 보유 현금은 1조2000억원 수준이다. 한참 곳간이 비어있던 2016년과 2017년 보유 현금이 1000억~2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부분 지표가 악화됐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기술 경쟁력은 여전히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이 알짜 매물로 꼽힌 건 단순 자산이나 매출 등 규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조선과 LNG선, 군함과 잠수함 등 선종을 아우르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 역시 몸값을 높인 요인이었다. 당시 고유가 행진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던 해양플랜트 역시 대우조선해양이 강점을 갖춘 분야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랜 기간 KDB산업은행 아래에서 제대로 된 투자를 받지 못했음에도 여전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율은 1% 안팎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율이 0.5~0.6%대를 오가는 점을 볼 때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절대적 금액만 봤을 때도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은 722억원 수준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2020년보다는 5%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 조선사들이 모두 합쳐 연구개발 비용으로 851억원을 썼다는 점만 봐도 대우조선해양이 규모와 비교해 꽤 많은 공을 연구개발에 들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연구개발 인력은 3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 오너가 분쟁]임주현 "임종윤과 다른 길, 해외투자 유치는 곧 매각"
- [i-point]미래산업,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L-벨트 이전
- [한미 오너가 분쟁]소액주주 만난 임주현, 핵심은 'R&D' "한미정신 지킨다"
- '나형균호' 오하임앤컴퍼니, 사업 다각화 고삐
- [i-point]휴림로봇,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률 196.5% 기록
- [i-point]부스터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자사몰 매출 전략 강화
- '탄소제로 대비' 대우건설, 환경 에너지 정조준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 시큐아이, 빅3급 실적에도 '보안 거리 먼' 임원들 우려
- [i-point]엑스페릭스-퓨리오사AI, UAE 방문 '협력 강화'
- 성장 돌파구 모색 KT스카이라이프, AI·아마스포츠 공략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두산 사업구조 재편]두산은 억울하다? 분할·합병비율을 둘러싼 쟁점들
- [두산 사업구조 재편]로보틱스와 밥캣 합병…밥캣, 그룹 재건의 '키'
- [두산 사업구조 재편]두산테스나, 그룹 '3대축' 확실한 자리매김
- [상반기 그룹 시총 리뷰]한진그룹, 아시아나 인수에 갇혀버린 주가
- [두산 사업구조 재편]꽃놀이패 쥔 두산로보틱스, 다양한 밥캣 활용법
- 24조 원전 수출 쾌거, 두산에너빌리티 몫은
- [상반기 그룹 시총 리뷰]격변의 두산, 지주사가 밀고 에너빌리티가 끌었다
- 장인화의 승부수일까 무리수일까
- [두산 사업구조 재편]빚내서 산 밥캣, 최대주주 바꿔가며 구원투수 역할 톡톡
- [포스코 시총 200조]신사업 자회사 상장 혹은 우회 상장 가능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