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플랫폼 네이버, 해외진출은 버티컬 커머스로 북미 패션 C2C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 'MZ·리커머스·커뮤니티' 3박자 주목
원충희 기자공개 2022-10-05 14:59:2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4일 17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인수한 포쉬마크(Poshmark, Inc.)는 북미 최대 패션 C2C 커뮤니티로 '버티컬 커머스' 업체다. 국내에선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모두 열려 있는 인터넷 오픈플랫폼을 지향하는 네이버가 해외시장에서는 특정 품목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버티컬 커머스를 선택했다.패션에 특화된 버티컬이 국내외에서 가장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미 국내 커머스 시장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행보다. 네이버는 커머스와 소셜을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는 데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션 리커머스 뜬다…라이브커머스에 인플루언서 기능도
네이버는 미국 포쉬마크 지분 100%를 16억달러(약 2조3441억원)에 인수한다. 포쉬마크는 북미지역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패션 전문 C2C(Customer to Customer)업체다. 흔히 리커머스(Re-Commerce)라 불리는 중고의류 판매 앱이다.
20~30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리커머스는 패션업체들이 원자재 가격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잇따라 올리자 부담을 느낀 젊은 소비자들이 저렴한 중고의류 플랫폼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헌옷 거래로 유명한 서울 동묘 구제시장의 온라인 플랫폼 버전이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포쉬마크는 특히 커뮤니티 서비스가 결합된 C2C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지역별 피드를 정하고 팔로잉이 가능하다 자신이 팔로우한 인플루언서나 셀러의 피드를 보며 취향에 맞는 아이템 및 게시글을 찾을 수 있다. 라이브 비디오 포맷의 가상쇼핑 이벤트 포쉬파티(Posh Party) 기능도 제공한다. 소셜 기능에 힘입어 커뮤니티 안에서 유명해진 판매자들은 포셔(Posher)라는 인플루언서가 되기도 한다.
네이버는 포쉬마크가 K-패션뿐 아니라 유니크한 스타일과 패션 관련 콘텐츠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MZ세대가 열광할 만한 트렌디한 소셜 기능이 더해져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차별화된 초대형 커뮤니티 빌더로써의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업체란 점을 주목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그동안 커머스 전략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오면서 C2C 커머스가 순환경제 등 새로운 성장을 위한 매력적인 분야로 판단했다"며 "특히 패션에 특화된 버티컬이 국내외에서 가장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봤는데 이미 국내 커머스 시장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선 종합 오픈마켓, 북미선 버티컬 커머스로 진출
네이버는 국내 대표적인 이커머스 사업자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두 열려있는 인터넷 오픈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플랫폼 사업인 커머스로 해외 진출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웹툰 등 콘텐츠 위주로 진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커머스는 결국 현지 플랫폼 M&A가 필요했다.
이 중 가장 성장성이 좋은 곳은 리셀마켓이었다. 다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선 좀 더 고민이 필요했다. 호리젠탈, 당근마켓 같은 다양한 품목을 모두 다루는 종합 커머스로 갈지, 특정품목에만 집중하는 버티컬 커머스로 갈지를 선택해야 했다.
이커머스가 확장되면서 구매채널과 아이템이 세분화되자 전문성을 내세워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플랫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취급하는 오픈마켓을 '수평적'으로 비유한데 반해 특정한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수직적(Vertical)'이란 명칭이 붙었다.
국내에선 패션 전문 버티컬 플랫폼 무신사와 지그재그, 신선식품 분야의 마켓컬리 등이 대표적이다. 리셀 시장에선 스니커즈와 패션 위주의 네이버 계열사 크림도 손꼽힌다. 크림을 통해 국내시장의 토대로 굳힌 네이버는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 여성 MZ세대 고객 확보와 소셜 커뮤니티 확대에 용이한 포쉬마크를 점찍고 작년부터 접촉했다. 가장 효율적인 결합을 고민하던 끝에 M&A로 이어졌다.
최 대표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IT업계에서 직접 사업거점을 확보하고 자사가 보유한 기술 트렌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분야가 C2C, 특히 패션 커머스라고 판단을 했다"며 "사용자 중 80%가 북미 MZ세대이자 패션 중고거래 1위 사업자인 포쉬마크는 독보적인 인수 대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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