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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에 꽂힌 셀트리온, 익수다 이어 피노바이오 베팅 2조 마일스톤·지분투자 병행…"엔허투 상업화 딜 기폭제"

최은수 기자공개 2022-10-21 10:55:14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9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이 피노바이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며 2021년 익수다테라퓨틱스 인수에 이어 다시금 ADC(항체-약물 결합체) 베팅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자체 보유한 항체치료제의 확장 가능성을 ADC 플랫폼에서 발굴하려는 모습이다.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가 주목할 만한 임상 결과로 ADC 항암제 시장을 개척한 것도 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은 18일 자체 보유 항체와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PINOT-ADC)을 활용해 ADC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ADC 후보물질이 도출되면 셀트리온은 타깃별로 전 세계 연구개발 및 판매 독점권, 제3자 재실시권을 갖게 된다. 양사는 곧 R&D 킥오프(연구개발 첫 회의)에서 개발 및 협업 방향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양사의 기술 거래 관련 논의는 작년 하반기 처음 시작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통상 라이선싱 딜은 각사 사업개발(BD) 인원을 주축으로 이뤄지는데 이번 피노바이오의 딜은 각사 연구소 담당자들을 중심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측은 협상 과정에서 기존 시장에 출시된 ADC 치료제와 피노바이오 플랫폼의 기술적 차별점을 중점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작년 6월 영국의 ADC 개발사 익수다테라퓨틱스를 인수하며 그룹에 이식한 R&D 역량, 기술 검증 능력 등을 활용했다.

익수다테라퓨틱스 이사회 의장은 창업주 서정진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카이스트 Ph.D, 셀트리온 생명공학1연구소장을 거친 서진석 셀트리온 의장이 겸하고 있다.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 PINOT-ADC가 셀트리온이 자산화한 항체 파이프라인에 접목하기 좋은 플랫폼인 것도 이번 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계약을 통해 15개 약물 타깃을 대상으로 한 ADC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피노바이오 관계자는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에선 통상 2~3개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독점권을 거래한다"며 "셀트리온이 이번 딜로 15개의 약물에 대한 ADC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게 된 점이 PINOT-ADC 플랫폼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피노바이오는 캠토테신(camptothecin) 계열의 새로운 페이로드(약물 전달체)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회사는 PINOT-ADC 전임상에서 캠토테신을 사용하는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Enhertu), 길리어드의 트로델비(Trodelvy)보다 넓은 치료 가능 용량 범위(Therapeutic window)를 입증했다. 범위는 최소투여 약량 대비 10배다.

치료 가능 용량 범위는 체내에 투입한 약물이 '약물'로서 작용할 수 있는 한계 용량 범위를 뜻한다. 투여 약량이 치료 용량 범위 하한선보다 낮을 경우 적응증을 타깃하는 약물의 고유 기전이 나타나지 않는다. 반대로 투여 약량이 용량 범위 상한선을 벗어나면 약물로 작용하는 기댓값보다 독성 위험이 부각된다.

셀트리온은 PINOT-ADC가 기존 ADC 치료제에서 제기된 암세포 내성을 극복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PINOT-ADC는 체내 토포아이소머라아제1(Topoisomerase1, Top1), 항세포사멸 단백질(anti-apoptotic protein)을 함께 억제한다. 엔허투와 트로델비는 Top1만 타깃한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에이비프로와 공동개발하기로 이중항체 치료제도 기술적으로 ADC 플랫폼에 결합할 수 있다"며 "다이이찌산쿄의 HER2 발현 유방암 타깃 ADC 치료제 엔허투(Enhertu)가 60%가 넘는 객관적반응률과 낮은 부작용 위험을 앞세워 약진하고 있는 점이 이번 딜의 기폭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라이선스 계약은 전체 마일스톤을 포함해 약 1조7800억원, 셀트리온이 피노바이오에 지급하는 선급금(업프론트)은 10억이다. 피노바이오의 국내 제약사 투자 유치는 지난 2021년 에스티팜에 이어 두번째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계약 과정에서 피노바이오에 대한 지분 투자도 확약하다보니 소액의 업프론트를 책정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상징성만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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