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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플랜B' 없다, 어깨 무거워지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3분기 완전자본잠식 가능성, 대한항공 1.5조에 ‘추가 수혈’ 필요할 수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2-10-24 07:42:07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1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대한항공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지분 인수에 투입하기로 한 금액 이상의 추가 지원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의 ‘플랜B’를 마련해두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인수 뒤 정상화 과정에 대한 부담이 오로지 대한항공의 어깨에 지워져 있다.

◇ 강석훈 회장 “아시아나항공 자금지원은 대한항공 몫”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서민금융진흥원 국정감사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을 놓고 “환율이 너무 많이 올라 외화부채 때문에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라며 “합병 주체인 대한항공이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대한항공의 M&A가 불발됐을 때의 플랜B가 없다’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합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하게 지원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현재 플랜B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22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6544.6%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4134%포인트 높아졌다. 항공기 리스계약이 부채로 기록되는 항공사 회계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정상기업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넘어선다.

다만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부채비율을 집계하는 의미가 사라질 수도 있다. 완전자본잠식에 들어설 수 있다는 말이다. 2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총계는 2047억원에 불과했다. 자본금이 372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45%의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항공사들은 3분기 원달러 환율 급등에 직격탄을 맞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화를 빌려 항공기 구매 및 리스의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환율이 높아지면 평가손실이 뒤따른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3600억원가량의 환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손실이 결손금에 더해지면 아시아나항공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

대한항공으로서는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애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경영정상화 자금 1조5000억원을 수혈하기로 했으나 이는 2020년 상반기 말 부채비율 2291%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원 계획이었다.

세계 각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더디게 진행되는 사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는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그만큼 대한항공의 추가 지원부담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고환율에 따른 환손실 위험은 대한항공도 피할 수 없는 사안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3분기 5000억원가량의 환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대한항공 재무상황 긍정적, 산은 금융지원 없을 듯

긍정적인 점은 대한항공의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2021년 3월 진행한 유상증자에서 당초 계획했던 2조5000억원보다 8000억원을 증액한 3조3000억원을 확보했다.

대한항공은 증액분 8000억원을 채무상환에 투입하면서 2020년 말 660.6%였던 부채비율을 올해 상반기 말 264.5%까지 낮춰 뒀다. 상반기 말 보유한 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의 합계)만 5조2825억원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에 추가 지원이 필요하게 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금융지원을 통해 대한항공의 부담을 우회적으로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방식에 따라 산은은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 10.58%를 보유한 대주주가 됐다. 이는 대한항공이 주도하는 국내 항공산업 정상화와 관련해 산은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에도 일정 부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1조1550억원의 영구전환사채 부담을 지고 있다. 그나마도 상반기 중 1800억원을 중도 상환한 것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이자비용만 3360억원을 냈다. 영구채의 금리를 낮추거나 신규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대환할 수 있다면 경영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CB 이자부담을 낮출 수 있겠느냐’는 강병원 의원의 물음에 “대한항공의 합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산은이 끼어드는 것이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중”이라고 대답했다. 사실상 이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은 셈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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