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CAPEX '감가상각비 절반'까지 낮춘다 EBITDA 비상에 생산량 감축 계획, 올해 시설투자 '1조 축소'…LCD 출구전략 가속화
손현지 기자공개 2022-10-27 13:05:19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6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당분간 투자용 지출을 틀어막기로 했다. 매크로 악화와 세트업체들의 패널 주문량 감소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자,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역대급 위기상황으로 인식해 소극적 기조를 취했다.내년부턴 자본적지출(CAPEX)를 감가상각비 절반 수준으로 집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재무팀에서 설비투자 집행액 기준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수준으로 잡아왔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계획안이다.
당장 올해는 시설투자를 전년대비 1조원 가량을 줄여 감가상각비 수준으로 책정한다. 현재로선 작년 발표했던 '중소형 OLED 3조3000억원' 투자계획 외에는 추가 투자계획도 잡지 않은 상태다.
◇고강도 관리…CAPEX 기준 'EBITDA→감가상각비→감가상각비 절반'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 6조 7714억원, 영업손실 7593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은(EBITDA) 3912억원(이익률 6%)으로 최근 3년 3분기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26일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콜에서 김성현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기 전까진 경상비용 외에는 추가적인 투자계획을 잡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성과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견해를 갖고 고강도 대응을 할 것"이라 밝혔다.

'초격차' 과제를 떠안은 OLED분야에서의 투자계획도 없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경영그룹장은 "대형 OLED는 밸류 대비 유럽 실판매 부진 영향으로 출하량 성과가 역성장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논의되고 있는 추가 시설투자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시설투자에도 소극적인 태세를 보였다. 그는 "올해 캐팩스(CAPEX)를 1조원 이상 축소해 감가상각비 수준으로 집행할 것"이라며 "내년부턴 감가상각비의 절반 수준에서 집행될 수 있도록 기존 계획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턴 CAPEX는 1~2조원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얘기다. LG디스플레이의 감가상각비는 2~4조원 수준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한 관측이다. 연간 7~8조원 투자를 해왔던 것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로 여겨진다.
그간 LG디스플레이 재무팀이 설정해온 CAPEX 가이드라인에 비하면 과감한 변화다. LGD는 서동희 전 CFO 시절부터 IR 소통을 통해 CAPEX는 EBITDA 이내로 집행한다는 기준을 밝혀왔다. 과거 2011년 액정표시장치(LCD), 2018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대규모 투자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적자기조를 유지했던 것에 대한 반면 교사였다.
EBITDA 기준치는 디스플레이업계에서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EBITDA는 감가상각비와 영업이익을 합산한 값이다. 이자, 세금, 유무형자산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 수익으로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경영지표다.
올해는 이를 더 좁혀잡았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설비투자 계획안을 '감가상각비' 수준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세트사 수요도 줄어든 만큼 재무건전성을 최우선 순위로 여기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그런데 내년부터 감가상각비 절반으로 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것은 LGD 재무팀 내부적으로 '역대급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재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산량도 과감하게 줄이기로 했다. 김 전무는 "재고 또한 최소 수준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3분기 말 기준 재고는 4조5000억원 수준이지만 연말까지 1조원 이상 추가로 줄이고, 생산량도 조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세트사 주문 줄자…생산량 줄이고, 사업개편
3분기 적자폭이 커진 건 거시경제 악화로 인한 세트업체들의 강도 높은 재고감축 여파로 수주량이 급감했던게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패널 판가 하락 영향도 컸다. 특히 공급과잉 상태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은 역대 '최저치'를 찍고 있다. LCD TV 패널 가격은 10월 상반월 기준 75인치 198달러로 작년 7월 가격(407달러)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32인치 패널 가격은 88달러에서 26달러로 삼분의 일로 급감했다.
지난주부터 패널가격 하락세가 멈췄지만 향후 전망이 그리 좋은 건 아니다. 판매 가격이 생산비용에 가까운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주요 생산업체들이 감산에 나섰다. 하반기 들어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 생산량을 상반기보다 10% 넘게 줄였고, 중국의 BOE 역시 생산량을 20% 이상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컨콜에서 "IT 패널 가격 상승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라며 "업계에서 감산이나 구조조정을 통한 공급량 조절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당분간 패널 가격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계사업을 지양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도 조정한다. 하이엔드, 수주형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대형부문에서는 OLED를 중심으로 한 질적 성장을 추진한다. 노트북 등 중형부문에서는 하이엔드 LCD에 집중하기로 했다. 모바일 등 소형 사업에선 스마트워치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주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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