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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술을 움직이는 사람들]노갑선 대표의 '위기 대응력', 전환기 이끄는 리더십①설립 원년 멤버, CTO 거쳐 2016년부터 경영 지휘봉...과감하고 유연한 신사업 도전

윤필호 기자공개 2022-11-14 08:09:31

[편집자주]

우리기술은 최근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원자력발전(원전)에 필수인 제어계측 시스템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사업을 영위했다. 한동안 원전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에 고전했지만, 해상풍력 사업에 도전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나섰다. 기존 원전사업 안정화와 신사업 개척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우리기술의 주요 경영진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8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기술은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하는 원전 핵심 설비인 제어계측 시스템 사업을 기반으로 신사업 도전을 진행 중이다. 기존 원천기술을 신재생 에너지 ‘해상풍력’ 분야에 활용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는데 공들이고 있다. 세계적인 친환경 기조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에너지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다각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같은 중대 전환기의 중심에는 바로 노갑선 대표(사진)가 있다. 노 대표는 1993년 설립된 우리기술의 5명 창립자 원년멤버 중 한명이다. 이들은 수많은 벤처 기업을 탄생시켜 일명 ‘권욱현 사단’이라 불리는 권욱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연구실 출신이다. 사업 초기부터 원전 제어기술을 구축하면서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대 권욱현 사단 ‘제어계측 연구원’ 출신, 1993년 우리기술 창립멤버

우리기술은 원전 감시, 경보, 제어시스템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특히 원전 핵심설비인 ‘계측제어설비(MMIS)’를 세계 4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한데 이어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5, 6호기에 공급했다. 노 대표는 당초 연구원으로서 연구개발(R&D)을 이끌며 제품 국산화에 기여했다. 그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까지 이수했다.

노 대표는 우리기술 설립멤버로 참여해 다네크연구소장, 우리기술연구소장을 역임하면서 핵심 사업인 제어 시스템 개발을 지휘했다. 특히 기술 전문성을 통해 2008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8년 동안 CTO로서 원전 시스템 사업을 총괄하면서 R&D 작업을 주도했다.

우리기술은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출신 선후배들이 뭉쳐서 설립했다. 자연스럽게 학번순으로 대표직을 이어받는 전통이 생겼다. 창업을 주도한 김덕우 대표가 처음 수장에 올라 10년 이상 성장을 이끌었다. 2006년 김 대표가 건강 등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나고 후배인 노선봉 당시 부사장이 후임 대표로 선임됐다. 노 대표도 10년간 회사를 이끌다가 2016년 물러났다. 당시 우리기술은 대내외적 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상황이었다.

이처럼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창업멤버 중 다음 순번인 노갑선 대표가 세 번째 수장으로 취임했다. 오랜 기간 연구원으로 역할을 수행했고 특히 취임 직전인 2015년에는 신고리 5, 6호기 분산제어시스템(DCS) 수주 성공을 이끌며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연구원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대표 취임 이후에는 경영 안정화와 함께 사업 확장까지 이끌면서 전문 경영인으로서 또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풍력·방산 등 신사업 청사진 제시...안정성·확장성 고려한 투자

우리기술은 다양한 경영상 위기를 마주했지만, 원전 제어계측 기술을 통해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환경 이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나타난 에너지 시장의 변화는 전과 다른 불확실성을 안겼다. 원전 시장은 꾸준하게 수요가 이어지겠지만, 앞으로 새로운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출범한 노 대표 체제는 그동안 연구원으로 출발해 사업을 영위하며 쌓은 각종 경영 노하우가 적극 발휘될 것이라는 평가다. 오랜 기간 연구원으로서 종사한 노 대표도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면서 경영 경험을 쌓았다. 덕분에 신규 먹거리 확보 작업은 전보다 과감하면서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우리기술은 이미 ‘버티클’이나 ‘에스비텍’, ‘경기엘피씨’ 등 다양한 회사에 투자했던 이력이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고, 정리 수순을 밟았다. 이후에는 이 같은 경험을 밑천 삼아 사업성과 시너지 창출 등을 고려한 신중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다.

노 대표는 차세대 간판 사업으로 제어계측 기술을 활용한 해상풍력 분야에 도전했다. 기존 기술을 활용한 사업 확장은 이미 플랜트와 철도 시스템 사업 진출로 경험을 쌓았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해상풍력 사업을 영위하던 씨지오(CGO)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제주도 ‘대정해상풍력’을 비롯해 전남 ‘압해해상 풍력발전’ 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우리기술은 안정적 수익처도 확보했다. 2018년과 2019년 방산기업 ‘케이알씨’, ‘케이에스씨’에 투자해 100% 자회사로 삼았다. 이들 자회사는 진입장벽이 높은 방산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며 전체 매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그간 위기를 견딘 노 대표와 우리기술은 원전 사업의 회복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의 원전 정책 전환에 따른 사업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달 신한울 원전 3·4호기의 건설 재개를 확정하면서 신규 수주 기대감이 커졌다. 장기적으로 유지·보수 등의 추가 수익도 기대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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