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다시 뜨는 중동 허와실]두산에너빌리티, 담수화·발전 역량에도 '명맥'만 유지올해 사우디·이집트 정도서만 신규 수주, 저유가 리스크 경험 영향

전기룡 기자공개 2022-11-14 08:02:30

[편집자주]

중동시장은 과거 한때 우리 건설사들에게 '수주 텃밭'이었다. 국내 건설업계가 세계에서 수주액 2위로 거듭난 배경에는 중동발 오일머니가 있었다. 그러나 2013년경 저유가 충격으로 인한 '중동 쇼크'가 걷잡을 수 없이 지속되자 국내 상당수 건설사가 현지 부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 중동 시장에서 최근 들어 네옴시티 등 대규모 개발 소식이 들려오자 국내 건설사들이 너도 나도 수주전에 뛰어드는 양상이다. 중동 시장 리스크는 과연 사라진 것일까. 이를 짚어보고 각 건설사별 주요 프로젝트 실황은 어떤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0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대 물 시장으로 꼽히는 중동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둬왔다. 해수담수화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할 수 있던 원동력이 바로 중동 시장이었다. 중동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미국과 유럽, 일본이 독점하고 있던 담수설비 설계기술을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최근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중동보다 아시아시장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발 저가수주가 영업손실로 이어지자 전력 수요가 풍부했던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린 영향이다. 최근 계약 현황을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정도에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중동 진출을 염두에 둔 경우 두산에너빌리티의 전략 변화 양상을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담수화·발전 플랜트 수주 '쌍끌이'

두산에너빌리티는 무역과 기계·중공업에서 쌓은 역량을 토대로 1978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파라잔 프로젝트에 기자재를 납품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해수담수화 시장의 문을 두드린 첫 번째 시도였다.

본격적인 수주는 1985년 미국 담수 엔지니어링사인 ESCO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따낸 사우디아라비아 아씨르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설계부터 제작·설치·시공·시운전 등 전반을 책임지는 턴키 수주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중동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던 계기였기도 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걸프전으로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이 중동을 떠났음에도 끝까지 남아 아씨르 프로젝트를 완주했다. 발주처와의 약속을 이행하던 모습은 중동 국가들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이후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쇼아이바 담수화공장, 아랍에미리트 제벨알리 담수 설비와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다단증발방식(MSF) 역량을 쌓았다. 그 결과 미국과 유럽 등이 독점해오던 담수설비의 설계기술을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2001년에는 8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후자이라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수주했다. 해당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해수담수화 분야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 AES사의 역삼투압방식(RO) 사업부를 인수해 해수담수화 역량을 보다 끌어올렸다.

RO방식 담수플랜트 사업에 진출한 뒤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쇼아이바 담수플랜트 확장공사에 들어가는 대형 RO 설비를 수주했다. 2008년 쿠웨이트에서 수주한 슈웨이크 담수설비도 RO 방식이다. 2010년에는 당시 최대 규모의 라스 아주르 담수 플랜트(15억달러) 계약도 따냈다.

국내 첫 800MW급 석탄화력발전소를 지은 역량을 바탕으로도 중동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단일 화력발전 프로젝트로 사상 최대 규모였던 사우디아라비아 라빅6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해외건설협회 기준으로 계약금 규모만 34억달러에 이르는 프로젝트였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재까지 중동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는 해수담수화와 발전 플랜트가 주를 이룬다. 총 계약금 216억달러 가운데 해수담수화와 발전 플랜트를 제외한 프로젝트는 4건, 11억달러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저유가 기조에 해수담수화부문 적자 전환

중동에서 실적을 누적해온 두산에너빌리티지만 2010년대부터 저유가 기조가 팽배해지자 수주동력을 상실했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13조8656억원, 10조1015억원을 신규 수주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었지만 2012년 5조7875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저가 수주도 한 몫 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텃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2000년대 전후로 5억달러 이상 프로젝트를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전환시켰다. 입찰 막바지 단계에서는 1·2위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적인 가격경쟁을 부추겨 수익성이 떨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지인 의무고용제도도 발목을 잡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고용인력의 일부를 현지인으로 채용해야 한다. 하지만 해수담수화나 발전 플랜트 현장 대부분이 외곽 지역에 위치해 있다. 현지인들의 선호도가 낮았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제시해야 했다.

2014년부터 해수담수화(Water) 부문에서도 처음으로 1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듬해에는 손실 규모가 285억원까지 늘어났다. 해수담수화 부문 손실은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나서야 정상화가 이뤄졌다.

신용평가업계는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내다봤다. 과거 'A+(안정적)'이었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2014년 'A'으로 강등된 뒤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아웃룩을 바꿔달았다. 2016년에는 'A-(부정적)'으로 다시 한 번 떨어졌다.

다행스러운 점은 해수담수화 부문의 빈자리를 발전부문으로 대체했다는 점이다. 거점 시장도 중동에서 전력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아시아로 옮겨졌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10년간 계약한 207억원 가운데 133억원이 아시아시장 몫이었다.

최근 중동서 신규 수주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위안거리다. 올해에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슈아이바 3 Independent Water Project △자푸라 열병합발전소 △투웨크 주단조 공장 건설산업 등 3건을 수주했다. 메나(MENA)에 속하는 이집트에서도 엘다바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를 따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