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멘트업]쌍용C&E, 타이밍 놓친 가격인상...수익성 타격②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유연탄 가격 강세, 설비투자에 재무지표 저하
김위수 기자공개 2022-11-15 07:43:00
[편집자주]
시멘트 업계가 유연탄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들어 두번째로 가격인상을 추진 중이지만 레미콘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일부 업체들은 내년 1월로 가격조정 시점을 미뤄놓은 상황이다. 유연탄 가격 상승세가 멈추기는 했지만 과거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벨이 위기에 처한 시멘트 업체들의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0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멘트 생산량 기준 국내 최대 업체인 쌍용C&E는 레미콘 업계와의 가격협상에 있어 가장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시멘트 업체들이 지난 2월 가격인상을 단행했을 당시에도 쌍용C&E는 2개월 늦은 4월로 인상시점을 결정했다. 또 일부 시멘트 업체들이 11월부터 추가적인 가격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레미콘 업계와 갈등을 빚자 쌍용C&E는 선뜻 내년 1월로 가격조정 시일을 미뤘다.쌍용C&E의 실적만 놓고 보면 가격인상 시점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쌍용C&E의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86억원으로 지난해 1~3분기 1806억원 대비 약 52%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오히려 13.8% 늘어난 점과 대비된다. 유연탄 가격을 포함해 비용이 상승하며 후퇴한 수익성이 실적에 반영된 셈이다.
만약 쌍용C&E가 다른 시멘트 업계와 마찬가지로 4월이 아닌 2월에 가격인상을 선택했다면 실적악화 폭이 작았을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체보다 늦은 4월에 가격을 인상하며 실적이 더 악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쌍용C&E가 가격인상 시점을 내년으로 미룬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배경은 수요처인 레미콘 업체들의 강력한 반발이다. 생태계로 보면 시멘트 업체와 레미콘 업체가 공생관계를 그리고 있는 만큼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인 레미콘 업체보다는 여력이 큰 쌍용C&E가 원가부담을 가급적 길게 끌고 가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른 시멘트 업체들과는 달리 4월에 가격을 올린 만큼 반년이 조금 지난 11월을 기준으로 추가인상에 나서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기도 하다. 올초 다른 업체보다 다소 늦게 가격을 조정한 점이 걸림돌이 되는 셈이다. 사실 올 1분기에만 해도 쌍용C&E로서는 유연탄 가격의 강세가 장기화될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유연탄 가격은 톤(t)당 400달러를 넘었던 '고점'보다는 하락한 상태지만 아직 지난해 초보다 2~3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쌍용C&E는 장기적으로는 탈(脫) 유연탄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2030년까지 시멘트 공장에서 유연탄 사용량 '0'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유연탄을 대체할 연료는 폐합성수지다. 폐합성수지를 사용하면 유연탄 가격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처리 수수료를 받다.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폐기물 업체들을 직접 인수했고 지난해 폐기물 처리 업체들을 관리하는 중간지주사 성격의 계열사 그린에코솔루션을 설립해 관리하고 있다. 공장증설 등을 지난 9월 말 마무리했고 이를 바탕으로 쌍용C&E의 폐합성수지 사용량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쌍용C&E는 1차 시설투자를 완료한 지난해까지 총 1041억원을 투입했고 현재 2단계 투자로 총 1898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설비투자를 진행하는 가운데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이 대폭 줄어들며 재무안정성이 다소 저하됐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15.3%에서 올 상반기 135.2%로 늘어났고, 차입금의존도도 같은 기간 36.5%에서 41.4%로 증가했다.
현금을 더 확보하고 차입금 비중을 낮춰 건전성을 확보하려면 내년 시멘트 사업의 영업실적 개선이 필요하다. 내년 1월 톤(t)당 1만4000원의 가격인상을 단행한다면 손익구조는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내수 건설시장의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 선행지표들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에 시멘트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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