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넉넉' 비츠로셀, 풋옵션 임박에도 '느긋' 유동비율 304%로 재무 여유, '0% 이자율' 조기상환 가능성 높여
김소라 기자공개 2022-11-30 11:03:47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8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튬일차전지 제조사 '비츠로셀'이 2020년 말 발행한 메자닌의 조기상환 청구기간이 임박했다. 당시 코스닥 상장 후 처음 메자닌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른 조기상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실제 재무적 부담은 낮다는 입장이다. 높은 마진율과 이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자신감 원천으로 꼽힌다.비츠로셀은 내달 4일 총 200억원 규모의 1~2회차 전환사채(CB) 풋옵션(조기상환청구) 기한이 도래한다. 해당 CB는 모두 2020년 12월에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됐다. 삼성증권, 농협은행 등 일반 금융기관이 인수자로 참여했다. 발행 대상자에 따라 전환 시점과 금리 등 세부조건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현재 사채권자의 풋옵션 행사 유인은 높은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최근의 부진한 주가 흐름이 꼽힌다. 올해 주가는 전환가액 보다 꾸준히 낮게 형성돼 있다. 1, 2회차 CB 전환가액은 모두 1만5003원이다. 최초 전환가액은 1만6670원이었으나 3차례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을 거치며 현재 가격으로 조정됐다.
반면 비츠로셀 주가는 지난 몇 달간 1만~1만4000원대에서 보합하고 있다. 올 1월 1만7700원 기록 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그렸다. 현재 CB 물량은 모두 미전환 상태다.
무이자 조건 역시 사채권자 입장에서 불리하다. 1, 2회차 표면이자율은 모두 0%로 설정하고 있어 CB 보유에 따른 효익이 없기 때문이다. 2회차 CB의 경우 만기이자율이 1.0%이지만, 사채 만기일이 2025년 12월이다 보니 기간적인 부담이 뒤따른다.
이처럼 대규모 물량의 회사채 풋옵션 기한이 임박했음에도 비츠로셀은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 사채권자 측의 조기상환 청구 요청이 접수된 것은 아니지만, ]풋옵션 행사가 가시화된다고 해도 이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 3분기 말 연결 기준 총 356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단기 금융상품까지 모두 고려하면 유동자산이 720억원에 달한다. 3분기 말 유동비율은 304.92%를 기록했다.
비츠로셀 관계자는 "평소 주로 영업으로만 현금을 확보하고 금융기관 차입도 거의 하지 않는 구조"라며 "투자자로부터 풋옵션 청구 요청을 받은 것은 없지만 현재 재무상으론 이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라 설명했다.
비츠로셀은 견조한 마진율을 재무상 강점으로 꼽았다. 실제 올 3분기 말 기준 영업이익률이 26.37%를 기록하는 등 비용 효율성이 높은 편이다. 지난 몇 년간의 영업이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꾸준히 15% 이상의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리튬일차전지 중에서도 와운드(Wound), 보빈(Bobbin) 등 여러 제품 스펙트럼을 확보하고 있어 수익성 위주의 제품믹스 전략 전개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CB 조달 자금도 그냥 쌓아두기만 한 상태다. 올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2회차 CB 모두 실제로 자금이 사용된 기록이 없다. 물론 개개의 현금에 조달 시점과 사용 목적 등이 꼬리표처럼 달린 것은 아니지만, 재무상으론 CB 자금을 사용하지 않은 셈이다. 비츠로셀은 해당 자금에 대해 '차후 운용 목적으로 사용 예정'이라고 기술했다.
비츠로셀 관계자는 "당시 시급하게 CB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했다기 보단, 미리 유동성을 확보해 놓자는 측면이 컸다"며 "또 코로나 팬데믹 후속 정책으로 양적 완화가 활발히 이뤄지는 시기였기 때문에 무이자 등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던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7년 화재 사건도 CB 발행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비츠로셀은 2017년 화재로 공장 전체가 전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리튬전지 특성 상, 한번 불이 붙으면 화재 진압이 어려운 탓에 전체 공정으로 불씨가 옮겨붙은 것이다. 화재 이후 900억원을 들여 신규 공장을 짓는 등 단기적으로 유동성 부담이 커지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경영진은 현금 동원 능력을 최대한 높이는 재무 전략을 채택했다.
비츠로셀은 1987년 설립 후 200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02년 중전기기 생산업체 '비츠로테크'가 40억원에 인수하며 한차례 손바뀜을 거쳤다. 이에 따라 당해 '테크라프'에서 '비츠로셀'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2017년 비츠로테크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비츠로밀텍, 비츠로넥스텍 등 형제사들과 사업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작년 6월 캐나다 2차전지 소재 업체 '메이크센스' 지분 46.57%를 인수하며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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