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2월 02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올 하반기 들어 여러 과제를 안았다. 지난 10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이 야심차게 출범했다. 지원 규모가 30조에 이르지만 한 달간 참여율이 5%에 그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비슷한 시기 레고랜드발 유동성 위기가 닥쳤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지며 캠코의 역할에 스포트라이트가 켜졌다. 2008년 저축은행 사태 때 부실채권(NPL)을 대거 인수했던 것처럼 부동산 PF 부실에 적극적으로 대비해 배드뱅크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경제 대책뿐만 아니라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구상에도 부응해야 한다. 캠코는 금융공기업 중에서도 발 빠르게 부산으로 본점을 옮겼다. 올해로 부산 생활 8년째다. 최근 KDB산업은행 본점을 서울에서 부산으로 옮겨야 한다는 '동남권 경제 발전 계획'에 속도가 붙었다. 정치권에선 캠코를 부산 이전의 성공 사례로 꼽았다.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는 캠코, 신용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국정감사를 부산 현장에서 진행했다. 부산 BIFC에 입주해 있는 캠코가 국감을 대표로 준비했다. 이날 국감에선 캠코를 상대로 '부산 만족도 조사'도 이뤄졌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부산 동래구)은 권남주 캠코 사장에게 '부산으로 이전한 지 얼마나 됐나', '이전 직후 직원들 반응은 어땠나', '부산에 대한 직원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등 부산과 관련해 질문했다.
이날 권 사장은 "직원들이 부산으로 이전하고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이제는 대부분 이쪽으로 삶의 터전을 이전하고 안정적으로 다니고 있다"며 "전국에 있는 혁신도시 중에 부산이 인프라가 잘 돼 있고 인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임직원들에게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취임 첫해 권 사장은 안팎으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캠코 내부 사정에 밝은 금융권 관계자는 "권 사장이 직원들을 격려하러 안동 지점에까지 출장을 갔다"며 "안동뿐만 아니라 다른 지점도 방문해 취임 후 이동거리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캠코 안동지점은 지점 가운데서도 가장 지역 평균 연령이 높다. 그런 이유 때문에 지원하는 사업도 비교적 단조롭다. 직원들 사기와 소속감을 높여주기 위해 권 사장이 직접 지점을 방문했다.
정책금융기관인 캠코는 금융위기가 닥칠 때마다 정부로부터, 그리고 또 시장으로부터 여러 역할을 주문받는다. 가계나 소상공인, 회생기업을 살펴야 하고 앵커투자자(LP)로서 새로운 면모를 발휘해야 한다. 부산 이전의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내년이면 취임 2년 차를 맞는 권 사장의 '멀티 플레이' 리더십을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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