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2월 06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몇 년간 그룹의 규모가 커지고 비은행 계열사 숫자도 늘어나면서 보다 큰 틀에서 경영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고, 그 일환으로 부회장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내부적인 요구도 적지 않다.”신한금융그룹은 2017년 조용병 회장 취임 뒤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취임 6년째를 맞은 올해 2016년 말 대비 순이익은 약 2배 가량 늘었다. 2016년 12개였던 계열사 숫자는 올해 15개로 증가했다. 1000억원 남짓이었던 해외사업 순이익도 어느덧 6000억원을 넘어섰다.
비은행과 글로벌은 조 회장의 비전이다. 한정적이고 성장동력이 둔화된 은행과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신한금융을 미래로 나아가게 할 추동력이다. 수많은 인수합병(M&A)과 내부로부터 성장을 병행한 오가닉과 인오가닉 전략은 짧은 기간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올해 신한금융은 국내 1등 금융지주사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정상에 오른 순간이 가장 경계심을 가져야 할 때다. 되돌아보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해야할 때다. 내부에선 낡은 지배구조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국내에서 영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금융업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은행업 계열사는 두 곳 보유하고 있다. 비은행 울타리 안에 13개 계열사가 있다. 업종과 사업방식이 천차만별인 계열사가 많다보니 단일화된 기준과 지표로 묶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몇 년 전부터 논의돼온 이슈가 부회장직 신설이다.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비은행 계열사 및 사업부문을 관리하려는 취지다. 업종과 사업방식에 맞게 몇 개 계열사를 묶어 지주사 부회장이 총괄하는 방식이다. 부회장과 계열사 CEO들간 협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조 회장은 몇 년 전 부회장직 신설을 구상해왔다. 하지만 아직 첫 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과거 계파간, 주주와 전문 경영진간 갈등을 겪었던 '신한사태' 여파 때문이다. 사태 이후 어떤 CEO도 지배구조 틀을 흔들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신한사태 망령을 떨쳐내야 한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과거 아픔을 씻고 과거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조직이 커지고 업무가 세분화될수록 집단 경영체제가 한층 정교하게 작동해야 한다. 더 이상 머뭇거리다간 사람도 기회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
조 회장의 3연임은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 6년여 임기를 거치며 단단히 뿌리내린 조용병 체제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정감이 높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사람과 자리부터 바꾸는 혁신 작업에 돌입할 적기다. 기존의 관습과 제도를 고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창의적인 경영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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