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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 애착하던 자회사 팔면 얼마나 손에 쥘까 다올인베스트먼트·태국법인 매각 성공시 3000억 이상 마련할 듯

오찬미 기자공개 2022-12-16 07:24:05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9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발 위기로 자금난에 처한 다올투자증권이 알짜 자회사 매각에 나섰다. 급하게나마 유동성 확보에 나선 가운데 매각에 성공할 경우 적어도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부동산PF 사업이 주수익원인 다올투자증권은 그동안 효자노릇을 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가 급냉하면서 이병철 회장이 아끼는 자회사 매각이라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는 셈이다.

◇알짜 자회사 2곳 매물로 나온 배경은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다올인베스트먼트(옛 KTB네트워크)의 지분 전량(52%)과 태국법인 다올 타일랜드의 지분 전량(69.89%)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PwC로 금융 지주사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중이다.

두 회사는 다올투자증권의 알짜 자회사로 쏜꼽히는 계열사다. 다올인베스트먼트와 다올 타일랜드는 지난해 각각 600억원, 1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낸 곳이다. 올해 시장 영향으로 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올 상반기 순수익이 41억원, 3분기 283억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덕분에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200억원, 올 상반기 78억원을 다올인베스트먼트로부터 배당금 수익으로 수령해 이익을 챙겼다.

하지만 지난 달부터 매각 준비 작업은 시작됐다. PF ABCP 차환 우려가 커지고 금리도 높아지면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다올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추후 매물이 많이 쌓일 때보다는 올해 선제적으로 매각 작업에 나서서 제 값을 받는 게 낫다고 의견이 모였다.

다올투자증권은 앞서 56억원의 자산가치를 지닌 다올벤처스를 다올인베스트먼트에 약 45억원에 매각하면서 약 11억원의 손실을 인식한다. 다올인베스트를 매각하게 되면 미국 투자자문회사인 다올벤처스(Daol Ventures/구 KTB Ventures)도 함께 넘어가기 떄문에 다올투자증권에서 하고 있는 벤처투자업을 모두 정리한 셈이다.

반대로 한국과 미국에서 벤처투자업을 원하는 원매자에게는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금융지주나 대형 증권사가 VC를 인수하게 되면 비금융수익을 확보하는 길이 열린다. 수익원 다양화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보유하고 있고, 1세대 VC라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우수한 심사역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태국 현지법인인 다올 타일랜드도 상징성 있는 매물이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유일한 태국 현지법인이다. 태국은 신규 진출이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동남아 진출에 관심을 두고 있는 동종 업계에서 해외 진출의 발판으로 고려할 수 있는 매물로 평가된다.

◇경영권 프리미엄 최소 25%...통상 수준 웃돌아

매각가로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금액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가 2000억~2500억원, 다올 타일랜드 지분 69.89%가 1000억원대다. 부채를 감안한 이들 기업의 순자산이 각각 3000억원, 370억원 수준인데 4000억~5000억원, 1000억원의 몸값으로 원매자를 찾고 있다.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이 최소 1000억원, 700억원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각각 전체 25%, 70% 비중이다. 벤처캐피탈의 M&A 거래에서는 투자 자산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하다보니 일반 제조업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30% 가량 붙는 것과 달리 그 절반 수준인 15%가 프리미엄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통상적인 수준보다 비싸게 프리미엄이 얹어진 셈이다.

앞서 지난해 M&A 시장 분위기가 좋던 지난해에도 DGB금융지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15% 가량을 더해 수림창업투자(현 하이투자파트너스)를 인수했다. 이보다 앞선 2019년엔 신한금융지주가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를 인수하며 약 20% 수준의 프리미엄을 지불했다. 올해에는 전반적으로 시장에서 가격 하락을 요구하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의 관심을 받는 회사가 비싸게 잘 팔린다"며 "당장 유동성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총 1800억대 다올투자증권, 유동성 확보 총력전

다올투자증권은 레고랜드 사건 이후 시장 유동성이 메마르자 기업어음(CP) 발행 등이 한동안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지난 몇달간 예상치보다 잔고가 빠르게 소진된 상황으로 파악된다.

ABCP를 차환일에 제대로 차환하지 못하면서 일부는 인수를 택하기도 했다. 내년 차환일에 차환이 모두 될지, 일부 인수를 해야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당장 올해 남은 상환 대기물량은 4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아 ABCP 인수를 택하더라도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여유 자금이 줄어든데다, 보유 현금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유동성 확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올 3분기 기준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이 1조2816억원이다. 건전선 분류대상 자산 중 고정이하자산은 320억원으로 늘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말까지 매입확약을 비롯한 신용공여형 우발부채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 3분기말 기준 우발부채는 646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93% 수준이다.

대부분이 국내 부동산 딜에서의 매입확약과 인수약정으로 이뤄져있다. 우발부채의 80%가 중·후순위로 구성돼 있다. 브릿지론의 비중은 25%를 상회하는 가운데 고LTV 사업장의 비중이 35%를 상회하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사업장 비중이 확대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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