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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의 꺼지지 않는 불씨 [thebell note]

노윤주 기자공개 2022-12-12 14:35:44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9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2월에는 어떤 악재가 터질까 두렵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두근두근 12월'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해요." 최근 만난 가상자산 스타트업 관계자가 웃으며 한탄했다. 추가 악재 없이 올해를 무사히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가상자산 업계에는 유독 대형 악재가 많았다. 상반기에는 시가총액 4위까지 올랐던 대형 프로젝트 테라-루나 생태계가 붕괴됐다. 수많은 투자 피해자가 생겼고 코인 시장이 쌓아왔던 신뢰도 순식간에 무너졌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2위거래소인 FTX가 심각한 자금난으로 파산을 신청했다. 고객 자금을 무단 융통해 투자한 사실도 드러났다. 루나 사태를 조금씩 극복하고 있을 무렵 터진 FTX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을 강하게 뒤흔들었다.

우선 스타트업의 자금줄이 끊어졌다. 월가 대형 기관투자자, 연기금 등의 투자를 유치했던 FTX가 순식간에 파산하면서 블록체인 신규 투자가 뚝 멈췄다.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 코인 기업들도 FTX 여파로 연쇄 도산 위기에 처했다. 일례로 가상자산 대출기업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은 유동성 위기에 따른 자금난으로 서비스를 멈췄다. 제네시스 모회사이자 가상자산 업계 최대규모 VC로 꼽히는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은 계열사 매각을 통한 자금 마련까지 고민 중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 한파가 불으니 가상자산에 보다 보수적이었던 국내 시장은 꽁꽁 얼어붙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직 희망의 불씨는 살아 있다. FTX 사태 이후 만난 취재원들은 이번 기회에 부실 기업들이 정리되면 업계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가상자산 VC 관계자는 "다른 산업에서 볼 땐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비판할 수 있지만 가상자산 시장 종사자들의 믿음은 꺾이지 않았다"며 "오히려 더 커지기 전에 부실기업을 빠르게 솎아내고 다시 펀더멘털을 쌓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매개로 한 이종산업간 협업은 여전히 활발하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게임 행사 지스타에도 상당수의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가 참여했다. 대체불가토큰(NFT), 플레이투언(P2E) 등 게임과 블록체인의 다양한 결합 방식이 논의됐다. 게임 외에도 '웹3.0'이 IT 업계 화두가 되면서 블록체인을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활활 타오르던 가상자산 투자 열기는 연이은 악재로 꺼져버렸지만 아직 산업을 만들어가는 이들 마음 한 켠에는 불씨가 남아 있다.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부디 이 작은 불씨를 살려 순풍을 만나 다시금 크게 타오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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