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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인사 풍향계]손태승 회장 운명 가를 DLF 대법원 판결①15일 대법원서 무죄 받으면 명분 확보…이사회 지지로 연임 추진 가능

고설봉 기자공개 2022-12-12 08:20:25

[편집자주]

우리금융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손태승 회장을 중심으로 쌓아올린 지배구조에 금융 당국이 메스를 들이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이사회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손 회장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이와 맞물려 우리금융 경영진 및 계열사 CEO 인사는 무기한 연기되는 모습이다. 손 회장의 연임 여부가 우리금융 지배구조 안정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경영진과 CEO 인사를 좌우할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더벨은 2023년 우리금융 인사를 조망하고 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9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사모펀드 이슈를 어떻게 돌파할까. 연임 등 거취와 직접 연결된 문제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우리금융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다.

손 회장이 중도 하차할 경우 우리금융은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옛 한일은행과 옛 상업은행이 합병해 출범했다. 손 회장 체제에서 해 묵은 계파 갈등을 일단락시키며 안정적인 지배구조 기틀을 만들어왔다. 손 회장이 갑작스럽게 퇴진한다면 계파 갈등이 곧바로 수면 위로 돌출될 우려도 있다.


손 회장의 거취를 결정할 가장 큰 이슈는 오는 15일 대법원의 판결이다. 손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대법원 판단이 오는 15일 나온다.

손 회장은 2020년 3월 5일 DLF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문책경고를 받았다. 이에 불복해 3월 9일 가처분 신청을 냈다. 곧바로 금감원의 중징계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손 회장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8월 1심과 올해 7월 2심 모두 손 회장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금감원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항고했다.

대법원은 오는 15일 상고심 선고기일을 연다. 이 재판에서 손 회장이 최종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을 경우 연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 금감원이 손 회장에 내린 중징계는 모두 무효가 된다. 손 회장은 DLF 사태에 대한 CEO로서의 책임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금감원이 손 회장에 내린 라임펀드 중징계의 법리적 정당성도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손 회장에 대한 DLF와 라임펀드 징계에서 ‘금융회사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DLF 소송에서 손 회장이 최종 승소하면 해당 법리는 무력화된다. 이에 따라 손 회장에 내려진 라임펀드 중징계에 대한 정당성도 무너진다.

결과적으로 손 회장의 이번 DLF 최종심은 그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DLF 최종심에서 무죄를 받을 경우 곧바로 연임에 나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게 된다.

이사회의 지지도 이끌어 낼 수 있다. 손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중징계가 무효가 된다면 이사회로서도 손 회장의 연임을 반대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비슷한 법리로 중징계를 받은 라임펀드 사태에 대해 손 회장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데도 이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의 연임은 전적으로 이사회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현재 이사회는 라임펀드 이슈에 대한 손 회장의 행정소송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데, DLF 행정소송에서 무죄를 받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사회 지지를 이끌어낸 상황에서 사법리스크까지 해소할 명분을 얻는다면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사회와 함께 금감원에 맞섰던 지난 DLF 소송때와 마찬가지로 상황이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손 회장의 입지는 탄탄하다. 손 회장은 올해 3분기까지 우리금융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주력인 우리은행의 리더십을 교체하며 조직을 안정화 하고 비은행 자회사 인수합병(M&A)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결과다.

지난해 말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를 이뤄내고 지배구조를 안정화 하며 이사회로부터 리더십을 인정 받았다. 더불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대규모 경영진 인사를 통해 옛 상업은행과 옛 한일은행간 계파 갈등을 일정부분 해소하며 지배구조 안정화에도 기여했다.

과거 우리금융은 계파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회장과 은행장간 서로 다른 출신의 CEO를 선발했었다. 회장과 행장간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고 이슈마다 대립하면서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린 사태도 있었다.

우리금융은 현재의 안정화된 지배구조를 내부에서 스스로 흔드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 지배구조가 외부의 공격으로 흔들리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내부에선 계파간 갈등이 봉합되면서 오히려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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