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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보광인베스트먼트]임정혁 전무, 크래프톤·에이스토리 발굴 '조용한 강자'심사역 10년 안정적 투자, 대중교통 이동하며 변화·트렌드 파악

이윤정 기자공개 2022-12-20 10:52:01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2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업계에서 보광인베스트먼트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조용한 벤처캐피탈로 평가받는다. 1989년에 설립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벤처캐피탈이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탓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보광인베스트먼트의 실적, 포트폴리오들을 나열하면 대부분이 '이렇게 좋은데 왜 안 알려졌지?'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하우스의 성격은 투자 심사역들에게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조용하다. 하지만 소리없이 강하다. 임정혁 보광인베스트먼트 상무가 그렇다. 올해로 보광인베스트먼트에서 10년을 맞은 임 상무는 크래프톤, 에이스토리, 디어유 등의 포트폴리오를 담으며 보광인베스트먼트 성장에 기여한 주인공이다.

◇성장스토리: 상장사 IR·출자자에서 투자자로 변신

임 전무는 출자자로 벤처캐피탈 업계와 첫 연을 맺었다. 코스닥 상장사 IR 담당자였던 임 전무는 벤처캐피탈 대상 출자 업무도 맡으면서 벤처캐피탈과 교류를 하게 됐다.

대학 시절 부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임 전무는 출자자로 벤처캐피탈들을 만났지만 벤처투자 업무에 매력을 느끼고 이직의 꿈을 키웠다. 당시 보광인베스트먼트는 콘텐츠 사업으로 투자 영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었다. 관련 투자 인력 보강이 필요해지면서 임 전무에게 손을 내밀었고 임 전무 역시 고민의 여지없이 보광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임 전무는 "2012년만 하더라도 콘텐츠 투자가 활발하지 않았다"며 "정형화된 틀이 만들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광인베스트먼트에 조인하자 마자 바로 펀드를 만들었다"며 "대표펀드매니저격으로 펀드를 주도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나만의 투자 철학과 운용 실력을 다질 수 있는 큰 기회이자 발판이 됐다는 것이다.

◇투자철학: 트렌드·변화 주도를 읽어라, 대중교통 이용으로 주위 관찰

임 전무는 벤처심사역에게 투자 철학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탈 업계의 독특한 속성 때문이다.

벤처캐피탈은 특이하게 대부분의 인력들이 앤드커리어라고 여긴다. 여러 산업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이 벤처캐피탈을 종착지라고 생각하고 온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업계에 잠깐 있다가 다른 산업으로 가겠다고 계획하는 심사역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투자를 이어 가기 위한 투자 전략, 투자 철학이 필요하다고 임 전무는 강조했다. 심사역으로서 생존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임 전무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투자 포커스를 '사람들의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곳"에 맞춘다. 이는 임 전무의 투자 철학을 대변해주는 투자 방향이기도 하다.

그는 "기술의 변화, 의식주 변화, 생활패턴 변화 속에서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하고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회사에 주목한다"며 "변화에서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렌드, 변화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소개했다. 바로 대중교통을 통한 출퇴근이다.

임 전무는 "일부러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다"라며 "사람들이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지, 어떤 게임을 즐겨 하는지 등 주위 사람을 관찰하면서 트렌드 및 유행을 감지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보광인베스트먼트가 크래프톤, 에이스토리, 디어유 등에 초반 투자를 단행해 높은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트랙레코드 1: 퇴사자들이 칭찬한 크래프톤, 투심위 통과 시킨 힘

임 전무의 주요 포트폴리오 중 하나가 크래프톤이다. 보광인베스트먼트가 크래프톤에 투자한 것은 2016년이다. 당시에는 블루홀이었다. 임 전무는 콘텐츠에서도 트렌드 변화가 올 것이라고 보고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에 대한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여기에 힘을 보탠 이들이 있다. 바로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을 퇴사한 인력들이었다.

임 전무는 크래프톤(당시 블루홀) 투자를 검토할 당시 우연한 기회에 퇴사한 직원들을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퇴사를 하게 되면 떠난 회사에 대해 좋은 이야기 보다는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은 상황이 좋이 않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이야기를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이들 퇴사 인력들은 모두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에 대해 칭찬을 건낸 것이다. 사업 진행이 더디지만 내부 조직, 시스템, 리더십 등은 모두 좋은데다 큐레잍트 방식의 게임이 침체 돼 있지만 분명히 살아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크래프톤을 보광인베스트먼트 투자심의위원회에 올린 임 전무는 재무 상태, 외부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갑론을박을 벌였지만 끝내 투자 설득에 성공했다.

임 전무는 "직급 관계 없이 투자 의견을 존중하는 보광인베스트먼트 분위기 덕분에 투자를 할 수 있었다"라며 "이는 지금 보광인베스트먼트의 투자 힘을 만든 요인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2: OTT 시대 개막 예상, 에이스토리 투자 주도

임 전무의 주요 포트폴리오 중 하나는 에이스토리다. 임 전무가 에이스토리에 투자를 단행한 것은 2015년이다.

임 전무는 OTT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감에 에이스토리 투자를 진행했다.

그는 "당시 국내에는 OTT 없던 시절이지만 미국에서는 넷플렉스 등 OTT가 미디어의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었다"라며 "국내에도 이러한 OTT 환경이 준비될 것이라는 확인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환경 즉 플랫폼이 변화하면 컨텐츠 제작자의 위상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에이스토리가 넷플렉스 국내 1호 제작 콘텐츠인 킹덤의 제작사가 되며 임 전무의 선구안이 적중했다.

◇업계평가 및 향후 계획: 비목적 40%도 투자 성과 높은 심사역으로

임 전무는 올해로 벤처캐피탈리스트 10년을 맞았다. 2023년은 심사역으로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임 전무는 "콘텐츠 영역에서 확실한 투자 발자취를 남겼다"며 "지난 10년은 콘텐츠 중심의 투자가 이뤄져 성과를 냈다면 향후 10년은 그 영역을 더 확대하는 투자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트렌드, 유행 파악 능력이 좋아 콘텐츠 분야에서 빛이 났다면 이제 그 능력을 다른 분야로 넓혀 성과를 거둘 것이란 계획이다.

올해 임 전무는 보광청년창업투자조합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다. 주목적 투자 60%에 대한 운용 자신감은 충분하다. 하지만 임 전무는 비목적 40%에서도 분명한 투자 성과를 내는 것이 10년이 지난 심사역 2막의 단기 숙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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