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센도, HPSP 리캡 'LP 중간회수·제값받기' 포석 펀드 출자자 중간 회수 목적, '적정 거래가'에 매각 의지 확고
김경태 기자공개 2025-05-12 19:20:19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2일 19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가 반도체 전공정 장비사 에이치피에스피(HPSP) 투자 리캡(자본재조정)에 나섰다. HPSP 인수를 위해 만든 사모투자펀드(PEF)의 출자자(LP)의 투자금 일부 회수를 돕기 위한 조치다.올 들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근 HPSP 매각 작업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크레센도는 HPSP의 경쟁력이 확고한만큼 서두르기 보다는 제값을 받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신설 SPC로 최대주주 변경…JLC파트너스·HB그룹 'LP 지위 유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PSP는 최대주주가 기존 '프레스토 제6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서 '히트2025홀딩스 유한회사'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HPSP는 "당사의 최대주주 프레스토 제6호는 소유하고 있는 당사 보통주 3280만주(39.42%)를 히트2025홀딩스에 현물출자했다"라며 "변경 후 최대주주인 히트2025홀딩스 유한회사는 프레스토제6호사모투자합자회사가 단독 발기인으로 본건 현물출자를 통하여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크레센도는 "오늘 발표된 공시와 관련해 크레센도는 리캡 등 원활한 투자 회수를 목적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했다"라며 "이로 인해 해당 SPC가 HPSP의 최대주주로 변경되었으나 크레센도의 HPSP에 대한 경영권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밝혔다.
반도체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가 HPSP를 인수할 때 PEF에 투자한 LP에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센도는 2017년 풍산으로부터 HPSP를 인수했다. 당시 '프레스토 제6호 사모투자합자회사'라는 펀드를 조성했다.
이준호 NHN 회장이 보유한 개인회사 제이엘씨(JLC)파트너스가 2017년 프레스토 제6호에 70억원을 투자해 지분 66.04%를 확보했다. 문흥렬 회장이 창업한 HB그룹도 LP로 들어왔다. HB테크놀러지와 HB솔루션은 HPSP가 상장을 앞뒀던 2021년 7월 프레스토 제6호의 지분을 각각 11.98%, 12.55% 취득했다. 양사는 각각 124억원, 130억원에 취득했다.
◇"매각 급할 것 없다"…크레센도, HPSP 경쟁력 강화 '집중'
크레센도가 이번에 리캡을 단행한 배경으로는 향후 HPSP 매각에서 제값을 받겠다는 포석도 담겨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매각을 서두르기보다는 적정한 거래 조건이 충족되면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상 펀드 조성 이후 투자와 회수는 운용사(GP)의 권한이다. 다만 이번 리캡으로 LP인 JLC파트너스와 HB솔루션, HB테크놀러지 모두 중간 자금을 회수해 일부 부담을 덜게 됐다. 크레센도의 의사결정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크레센도는 이날 "HPSP 지분 매각절차가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FI) 및 전략적 투자자(SI)들의 관심 속에서 지속 진행되고 있다"라며 "다만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따른 반도체 산업의 여파 등 제반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잠재 매수자들의 진행 일정에도 다소 영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HPSP는 유일무이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AI 관련 수요에 따른 메모리 고객 수주 증가 등에 힘입어 글로벌 고객 기반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라며 "특히 신규 사업인 고압산화공정(HPO)의 가시화가 임박함에 따라 매각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위에서 HPSP의 우수한 가치가 다시 한번 입증될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경쟁사의 시장장 진입 여부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HPSP의 입지가 여전한 점도 크레센도가 매각을 급박하게 여기지 않는 배경이다. 통상 반도체 장비를 개발한 뒤 실제 납품이 이뤄지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웨이퍼 데모부터 양산 테스트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신규 업체의 진입은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군다나 HPSP가 만드는 고압수소어닐링(HPA) 장비는 고도의 안전성이 필요한만큼 글로벌 반도체 메이커에서 훨씬 더 면밀한 검증이 불가피하다.
크레센도는 MIT 출신인 이기두 대표가 창업한 PEF 운용사다. 특히 크레센도는 '페이팔 마피아 대부'로 유명한 피터 틸 회장 회장이 후원하고 있다. 틸 회장은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고 크레센도 설립으로 이어졌다. 동북아시아 국가 중 틸 회장이 후원하는 PEF 운용사가 만들어진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그는 크레센도가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할 때 일정 금액을 매번 출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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