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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DL케미칼]상장사 수준 뛰어넘은 위원회 체계②소기구 설치로 전문성·효율성 높여, 모범규준 충족

김위수 기자공개 2022-12-29 10: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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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를 설치하는 일은 이사회 중심 경영에 보탬이 된다고 평가된다. 전문지식을 가진 일부 이사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성에 따라 독립성과 투명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일부 위원회는 기업 규모에 따라 법적인 설치 의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배경에서 이사회에 설치된 위원회는 기업의 이사회 중심 경영이 얼마나 왔나를 보여주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DL케미칼은 현재 재무위원회·감사위원회·인사위원회·ESG위원회 등 4개의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비상장사임에도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적용되는 법적인 기준을 상회하도록 이사회 내 위원회를 꾸려 이사회 운영 수준을 높였다.

◇활발한 위원회 운영, 다소 아쉬운 구성

현행 상법은 자산총계 2조원 이상 상장사가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지난 3분기 별도 기준 자산총계 4조2089억원으로 자산 기준은 넘지만 상장을 하지 않은 비상장사라 규제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선제적으로 위원회들을 설치해 법적인 요건을 갖춰놓은 점이 눈에 띈다. DL케미칼에 설치된 위원회는 재무위원회, 감사위원회, 인사위원회, ESG위원회다. 이중 인사위원회는 기존 사추위와 보상위원회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는 DL그룹의 이사회 구성 문법을 따른 결과다. DL그룹의 지주사 DL㈜도 DL케미칼과 같은 위원회 구성이다. 업계에서는 DL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내세운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위원회의 위원 구성을 보면 투명성 확보를 위한 DL케미칼의 노력이 엿보인다. 모든 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사외이사가 과반 이상이 되도록 했다. 또 위원장 선임이 완료된 위원회의 경우 모두 사외이사에게 위원장직을 맡겼다. 사외이사의 숫자가 많을수록, 이들의 권한이 클수록 독립성이 확보됐다고 볼 수 있다.

한국ESG기준원 역시 모범규준을 통해 "이사회 내 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사외이사의 수가 위원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규모여야 하기 때문에 위원회의 과반수는 사외이사로 구성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다만 DL케미칼의 사외이사는 김의창 법무법인 상상 대표변호사, 이인수 법무법인 광장 파트너 회계사로 단 2명 뿐이다. 이들은 모든 위원회에 포함돼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위원회 구성의 다양성과 전문성 확보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사회 중심 경영 수준 높여주는 인사위원회

한국ESG기준원은 모범규준을 통해 대규모 상장사들이 이사회에 감사위원회·사추위 뿐만 아니라 보상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기업경영의 투명성 측면에서 경영진에 대한 적정한 보상을 내릴 기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보상위원회 설치에 그리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는 않다. 재계 최상위권에 속하는 기업이더라도 아직까지 보상위원회를 두지 않는 곳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DL케미칼의 인사위원회에 주목되는 배경이다. DL케미칼은 지난 3월 말 사추위의 이름을 인사위원회로 변경했고, 기존 이사회에 설치돼있던 보상위원회를 인사위원회로 통합했다. 인사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영진에 대한 보상 등 이사회 결정이 필요한 인사 사안을 다루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역시 인사위원회가 사추위와 보상위원회의 역할을 모두 맡고 있다.

지배구조를 연구하는 기관에서는 보상위원회에 충분한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꾸리거나 적어도 사외이사에게 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국ESG기준원은 '국내 상장기업의 임원보수 현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보수위원회(보상위원회) 위원장이 사외이사인 경우 가족 경영자의 현금보수 수준 및 직원 대비 보수 배율이 매우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DL케미칼의 인사위원회는 대표이사인 김종현 부회장과 사외이사 2인 등 총 3인으로 구성돼있다. 현재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은 선임되지 않은 상태다. 인사위원회 역시 사외이사 위원장을 선임해 위원회 운영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DL케미칼 이사회에 설치된 감사위원회, 재무위원회, ESG위원회 등 다른 위원회의 경우 모두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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