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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헤지 자문 나선 운용사…변동성 지친 수출입기업 '반색' 루트엔글로벌, 실전경험 토대 맞춤형 서비스 구축

조영진 기자공개 2022-12-29 10:04:56

이 기사는 년 월 일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이 은행·보험 등 대형 금융기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환헤지 업무에도 손을 뻗고 있다.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기계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던 기존 환헤지를 넘어, 운용사만의 실전경험을 토대로 액티브형 환헤지 자문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는 분위기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은 식음료 사업을 영위하는 모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최근 환헤지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이 기업은 당초 루트엔글로벌 펀드의 일반 고객이었으나, 올해 들어 환손실이 점차 누적되자 운용사 측에 환헤지 자문을 추가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환헤지 업무는 보통 은행권과 보험사의 영역으로 간주된다. 은행·보험사들은 환변동보험, KIKO(녹인, 녹아웃)와 같은 파생상품을 통해 기계적인 환헤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운용업계도 해외펀드를 운용할 때 환헤지를 실행하곤 하지만, 환헤지 서비스만 따로 제공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문 편이다.

비주류임에도 불구하고 운용업계에 자문 요청이 이어진 데는, 보다 능동적인 환헤지를 원하는 수출입기업들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환손실을 메워주고 환차익은 회수해가는 단순 환헤지 구조 대신, 매크로 분석을 통한 선물환 거래와 풋옵션 설계 등 액티브형 환헤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펀드 가뭄난이 계속되면서 부수업무 여력이 생겼다는 점도 운용업계의 환헤지 업무 진출을 가속화하는 부분이다.

업계에 따르면 루트엔글로벌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지난 10월, 고객으로 하여금 유통수익률 4% 대의 미국 채권을 구매하도록 조언했다. 이에 따라 향후 발생할 투자수익으로는 풋옵션을 매수하도록 해 환율 하락에도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달러거래의 수출입 비중과 원달러 환율 상황에 맞춰 파생상품을 활용하는 한편, 환헤지 업무에 사용될 비용을 채권 이자로 상쇄시키는 셈이다. 환헤지 자문보수는 거래규모에 따라 일정 부분을 수취하는 은행·보험사의 방식을 그대로 채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KIKO, 환변동보험 등 기존 환헤지 서비스의 단점이 부각됐다는 점도 운용사들에게 기회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KIKO란 환율변동의 상한선과 하한선을 미리 지정해 놓고, 그 범위 안에서는 미리 약정한 환율대로 약정금액을 팔 수 있도록 한 금융파생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수출입기업들은 은행사 영업직원이 제시한 리서치 환율밴드를 토대로 키코에 가입한다.

문제는 환율변동 상한선과 하한선을 넘어서는 순간 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돼 환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훌쩍 넘기면서 손실이 현실화된 기업도 적지 않다. 지난 11월 코스닥 상장사인 인베니아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키코 손실누계잔액이 115억원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매달 보험료를 수취해가는 환변동보험도 도리어 수출입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환변동보험이란 외화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차손을 은행권이 책임지는 대신, 환차익 발생시 이를 회수해가는 시스템이다. 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중소·중견기업들이 12개 시중은행으로부터 환수당한 환차익은 약 19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더욱 정교한 환헤지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향후 맞춤형 자문 서비스를 내놓는 운용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은 글로벌 자산배분 노하우를 토대로 삼성증권, DB금융투자 등에 투자자문 및 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현준 루트엔글로벌 대표는 지난 2009년 당시 한화자산운용이 국내 퀀트모델 연구를 위해 바클레이스에서 영입했던 퀀트 전문가다. 이후 신한금융투자 프롭펀드운용팀으로 자리를 옮겨 3년 넘게 글로벌 에쿼티 알파 전략으로 자금을 운용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을 설립한 그는 현재 10개의 사모펀드를 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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