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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Lockheed Martin vs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록히드 잉여현금 플러스 지속, 한화에어로 '변동 심화'[유동성]⑦록히드 '단기상환·설비투자' 원활대응, 한화에어로 운전자본 압력 증대

박동우 기자공개 2023-01-03 07:49:47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8일 13:1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안정적 경영을 좌우하는 요인 중 하나가 자금을 창출하는 역량이다. 글로벌 방위산업의 선두 록히드마틴과 국내 방산업계 대표 주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잉여현금흐름(FCF)에서 엇갈리는 모습을 드러낸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록히드마틴은 '플러스(+)'를 이어갔다. 덕분에 단기차입금 상환과 설비 투자, 주주 환원 모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FCF는 변동성이 심화됐다. 재고자산, 매출채권 등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현금흐름에도 악영향을 초래했다.

◇록히드 '정부 수주 안정적' 현금성자산·NCF 급증

록히드마틴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으로 24억3000만달러(3조871억원)다. 최근 5년간 현금성자산 규모는 증가 흐름을 이어왔다. △2018년 7억7200만달러 △2019년 15억1400만달러 △2020년 31억6000만달러 등을 기록했다. 2021년 말에는 36억400만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3년 만에 4배 넘게 불어난 금액이다.

유동성이 두터워지는 건 록히드마틴의 수익 실현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 정부와 장기간 협력 관계를 맺은 대목과 맞물려 있다. 경기 순환에 좌우되지 않고 일관되게 무기 판매 실적을 유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영업이익률이 매년 10%대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순이익은 2019년 이래 3년 연속으로 60억달러(7조6020억원)를 넘어섰다. 자연스레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급증했다. 2018년에는 30억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이듬해 7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NCF는 2020년 81억8300만달러, 2021년 92억2100만달러까지 늘었다.

영업으로 만들어낸 실탄을 토대로 차입금 상환에 대응할 수 있다. 총차입금 가운데 단기차입금의 비중은 10%에 못 미친다. 2021년 말 기준으로 록히드마틴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자금은 5억5100만달러(7003억원)에 그쳤다.


설비 투자 역시 자체 현금으로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는 상황이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록히드마틴의 연평균 자본적 지출(CAPEX)은 15억1200만달러(1조9152억원)로 나타났다. 올해는 3분기 말까지 9억7700만달러를 집행했다.

NCF에서 배당금 지급분과 CAPEX 등을 차감한 잉여현금흐름(FCF)은 플러스(+) 수준을 계속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 FCF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76억9900만달러(9조7562억원)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3분기 말 기준으로 48억9700만달러다.

록히드마틴은 현금 창출력을 발판 삼아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구사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2022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연간 자사주 매입 목표치를 40억달러에서 8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알렸다. 4분기 배당을 기존 지급 수준보다 7% 올리는 내용도 발표했다.

◇한화에어로 '대우조선 인수금' 마련 관건

록히드마틴과 달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FCF는 변동성이 극심한 편이다. 연결 기준으로 2021년 말 6211억원이었으나, 2022년 9월 말에는 마이너스(-) 4237억원을 기록하며 음전환했다. 2018년에도 FCF가 2200억원 순유출 상태였다.

FCF 숫자가 급격하게 달라진 데는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줄어든 여파가 작용했다. 2021년 말 9926억원이었던 NCF는 2022년 3분기 말에 -1817억원까지 감소했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나란히 늘면서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끼쳤다. 매출채권은 2021년 말 1조93억원이었으나 올해 3분기 말에 1조672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재고자산 장부가격은 계속 늘었다. 2018년 1조3200억원이었으나 2020년에 1조5000억원을 넘겼다. 올해 3분기 말에는 2조원을 돌파했다.

재고자산 2조383억원 가운데 단연 많은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재공품'이다. 재공품은 공장에서 제조 중인 '미완성' 물품으로, 전체의 43%(8723억원)를 구성했다. 원재료가 재고자산에서 차지한 비중은 30%(6195억원)로 뒤를 이었다.

현금흐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매입채무는 줄었다. 올해 9월 말 3904억원으로, 작년 말(4296억원)과 비교하면 390억원가량 감소했다. 매입채무는 물건을 납품 받은 뒤 아직 거래처에 정산하지 않은 대금이다. 갚아야 할 금액이지만 당장 현금이 빠져나가지 않은 만큼, 현금흐름상 '유입'으로 인식된다.

영업 활동으로 자금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여건이다. 하지만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연결 기준 1조9121억원이다. 지난해 말(2조6257억원)보다는 약 7000억원 줄었으나 2019년 이래 1조원을 계속 웃돌고 있다. 가용 유동성을 비축해둔 건 바깥에서 실탄을 조달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총차입금은 2019년 이래 매년 2조원대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 말에는 2조843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축적한 유동성 규모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한화그룹이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때문이다. 전체 투자금 2조원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을 부담한다. 연결대상 종속기업인 한화시스템은 5000억원을 책임진다.

한화시스템의 9월 말 현금성자산은 9093억원으로, 원활하게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별도 기준 가용 실탄은 3505억원에 그쳤다. 유동성을 확보하고 현금 창출력을 보강하는 취지에서 비상장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올해 11월 흡수합병한 배경과 맞물린다. 한화디펜스의 현금성자산은 2021년 말 3537억원을 기록했다.

인수 대금 1조원을 마련키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부문에서 수주하면서 얻는 선수금을 쓰는 방안도 거론했다. 3분기 말 별도 기준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선수금은 5305억원이다. 한화디펜스의 보유 선수금은 지난해 말 8585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로 잡히는 선수금은 거래처에서 발주한 물량을 완성하기 전에 미리 계약한 금액 중 일부를 받은 돈으로, 원칙상 제품 생산에 투입해야 한다. 선수금을 소진하면 앞으로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따로 충당해야 하는 만큼 재무 부담을 키울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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