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SMR 파운드리 시장 선점 가속화 미국 SMR 개발사에 500만달러 지분투자 … SMR 4종 중 2종 생산실적 확보 기회
강용규 기자공개 2023-01-20 07:45:23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11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시스템반도체업계에서는 설계와 생산이 분리된 사업방식이 보편적이다. 삼성전자처럼 설계와 생산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회사(IDM)도 소수 존재하나 대다수 기업들은 설계를 전담하는 팹리스와 생산을 전담하는 파운드리로 나뉜다.SMR(소형모듈원자로) 산업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싹을 틔우고 있다. 다만 아직 실제 발전소가 구현되지 않은 탓에 설계능력을 보유한 팹리스들만 우후죽순처럼 솟아나는 반면 생산능력을 보유한 파운드리는 명확한 강자가 없다는 차이가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파운드리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크게 4종으로 분류할 수 있는 SMR 중 2종의 설계기업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국내 원전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처럼 SMR 파운드리시장의 강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와 지분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와 지분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투자금액이나 보유지분율 등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엑스-에너지 측의 발표로 미루어 보건대 투자금액은 500만달러(62억원가량)로 추산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엑스-에너지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보유지분율까지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원전업계에서는 투자금액이나 지분율보다 핵심 기자재 공급의 협약을 맺었다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뉴스케일파워에 이어 엑스-에너지의 기자재 생산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SMR 파운드리업계에서 절반 수준의 영향력을 잠재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총 70여종의 SMR이 개발되고 있다. 다만 SMR의 종류가 70여개에 이른다는 것은 아니다. SMR은 원자로의 냉각 방식에 따라 크게 △경수로형(PWR) △소듐냉각형(SFR) △고온가스형(HTGR) △용융염냉각형(MSR) 등 4종으로 구분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선 뉴스케일파워와의 협약을 통해 경수로형 SMR의 기자재 생산실적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엑스-에너지와의 협약을 통해서는 고온가스형 SMR로 트랙레코드를 확장할 기회를 잡았다. 아직 실제 발전소가 지어지지 않은 SMR 시장에서 4종의 대분류 중 절반에 해당하는 2종의 생산시장을 선점했다는 말이다.
물론 이는 대분류상의 점유일 뿐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다른 업체들로부터 실제 사업 수주를 추가로 따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에서도 중장기적으로 25%의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뉴스케일파워와 엑스-에너지는 소듐냉각형 SMR 개발사 테라파워와 함께 미국 정부의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을 통해 자금지원을 받는 SMR 개발사 3곳 중 2곳으로 사업화 가시성이 높다. 특히 뉴스케일파워는 2029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미국 아이다호에서 SMR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
이에 맞춰 두산에너빌리티도 올해 하반기 중 뉴스케일파워 SMR의 주기기 제작에 들어갈 계획을 세워뒀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업적 SMR 발전소의 주기기 실물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SMR 파운드리시장 선점효과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장은 “엑스-에너지의 고온가스형 SMR 사업에 핵심 기자재 공급사로 참여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국내 SMR 개발사업에 지속 참여하는 한편 해외 SMR 선도회사에 기자재 공급을 적극 추진해 글로벌 SMR 파운드리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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