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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VC 로드맵] 황만순 한투파 대표 "투자 혹한기에도 5500억 이상 쏜다"③꾸준한 투자기조 유지 약속, 빈익빈부익부 가속화 속 성장관리 강조

이명관 기자공개 2023-01-27 08:10:42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행된 금리 인상 기조 속에 벤처 캐피탈(VC) 업계가 혹한기에 접어들었다. 연초 모태펀드 예산마저 축소되면서 벤처·스타트업 기업도 한파를 걱정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의 투자, 회수, 펀딩 전략 계획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5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벤처투자왕'으로 불린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년 연속 가장 큰 규모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2021년 잠시 KB인베스트먼트에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이내 자리를 되찾았다.

2022년 한국투자파트너스의 VC 투자액은 3000억원 정도다. 금리 상승기조 속에 투심이 이 위축된 가운데서 활발하게 스타트업의 지원군 역할을 해낸 모습이다. VC부문의 약진 속에 PE부문과 합산한 연간 투자액은 4000억원을 넘겼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도 활발히 투자에 나서며 벤처투자왕 자리를 수성할 참이다.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꾸준한 투자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꾸준한 투자" 기조 유지한다

지난 17일 더벨과 만난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사진)는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히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전략"이라며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변함없는 기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3년 전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때 여타 운용사들이 투자를 보류했을 때도 한국투자투자파트너스는 투자 기조를 유지했다"며 "기존에 그랬던 것처럼 특정 섹터를 염두에 두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VC 중심의 운용사다.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 발굴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신규 투자기업을 발굴하는 동시에 기존 포트폴리오 중 일정 수준의 마일스톤을 달성한 곳에 적극적으로 팔로우온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업계 맏형으로 가장 활발하게 VC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벤처기업에 가장 많은 실탄을 투자한 곳이다. 작년 집행액은 3080억원이다. 돌발 변수였던 고금리 기조에도 굴하지 않았다. 겪어본적 없던 고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기조를 유지했다.

PE부문 투자액 1370억원을 고려한 전체 집행은 4450억원 정도다. 단 투자처는 해외보다는 국내에 집중됐다. 국내 투자액은 3800억원, 해외 투자액은 646억원 수준이다. 국내 투자액의 비중은 무려 85%에 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보다 국내에 집중한 영향 때문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해외투자는 올해부터 활기를 띌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종식국면으로 접어든 덕분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해외 투자가 주춤했던 게 사실"이라며 "2023년부터는 해외 투자처 발굴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활발한 투자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올해 연간 투자액은 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올해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연간 투자액은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5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며 "스타트업 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드라이파우더도 든든하다. 지난해 결성한 초대형 벤처펀드인 '한국투자 Re-Up II'를 비롯해 투자여력은 7267억원에 이른다.

◇투자 '빈익빈 부익부' 가속화, 성장관리 핵심

물론 스타트업이라고 모두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2021년까지 상황을 보면 웬만한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투자유치를 받는게 어렵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플랫폼 스타트업이 대세를 이뤘던 당시 어떤 아이템이건 '플랫폼'으로 이름을 붙이기만 하면 일단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근본적인 아이템에 대한 고찰은 다소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그만큼 VC업계는 풍년이었다. 시장에 자금이 넘쳐났고, 어떻게든 소진을 해야했던 게 현실이었다.

황 대표는 "최근 비상장기업들의 기업가치 조정이 현실화됨에 따라 2021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투자 시장 분위기가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모든 기업에 대한 고른 투자보다는 특정 기업들에 투자가 집중되는 이른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2년 전반적으로 옥석가리기가 이어지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스타트업으로 모험자본이 향했다. 그 동안 잠재력만 믿고 투자를 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섹터보다는 기업이 가진 펀더멘털을 투자 기준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황 대표는 '성장관리'를 중요한 덕목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업들이 흑자를 내고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성장을 하면서도 적자폭을 줄이는 등의 성장관리도 또다른 핵심 요소"라고 꼽았다

특정 섹터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오히려 각 산업별 특성에 맞는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로 회사를 만들고 키워나간다면 분야에 관계없이 투자유치에 성공할 것"이라며 "이때 VC는 단순히 투자뿐만 아니라 성장관리 측면에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약대 출신의 첫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그는 유한양행에서 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1년 창업투자회사였던 한국바이오기술투자로 적을 옮기며 본격적으로 VC업계에 발을 내딛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합류한 시기는 2009년이다. 이후 바이오 투자를 주로 담당하며 남다른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이렇게 그는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 분야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에 대박을 안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바이로메드, 아이진 등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글로벌바이오PEF를 운용하며 해외 바이오기업 투자금 회수 사례도 써내려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2020년 말 대표로 선임돼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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