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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을 움직이는 사람들]'럭셔리 스틸' 탄생 일등공신 박상훈 전무⑤컬러강판 외길 걸어온 전문가…장세욱 '고급 제품' 철학 동행

허인혜 기자공개 2023-02-01 10:50:38

[편집자주]

동국제강은 올해 동국홀딩스와 동국제강, 동국씨엠 등으로 인적분할하며 새로운 변화를 맞을 예정이다. 8년 만에 돌아오는 장세주 회장과 연말 인사로 요직에 오른 4세 장선익 전무 등이 오너가의 지배력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더벨이 격변기를 맞은 동국제강의 주요 인물들을 분석해보고 역할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Luxteel)'은 이름 그대로 럭셔리와 스틸의 합성어다. 철강 사업이라고 하면 끓는 쇳물을 붓거나 빨간 슬라브가 지나가는 장면이 연상됐지만, 럭스틸 론칭 만 10년을 넘어가면서 매끈한 고급 강판은 동국제강의 핵심 먹거리로 부상했다. 때문에 동국제강은 인적분할 후 컬러강판을 포함한 냉연사업을 가져갈 동국씨엠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장으로는 박상훈 냉연영업실장(전무)가 예정돼 있다. 박 전무는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과 럭스틸을 탄생시킨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컬러강판 외길을 걸으며 쌓아온 전문성이 동국제강의 현재와 미래 수익원을 만들었다.

◇'컬러강판'으로 빼곡한 프로필…기흥·부산공장 거친 '현장통'

동국제강의 주요 인물들은 오너가를 막론하고 현장경험이 풍부한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박 전무도 전문성과 현장 경험으로 내로라할 만한 인사다. 특히 컬러강판 부문의 업력이 빼곡하다.

프로필에서 '컬러강판'을 빼놓기 어려울 만큼 컬러강판과 냉연 부문의 외길을 걸었다. 냉연 전문이었던 유니온스틸에 적을 두었다가 2015년 합병 이후부터 동국제강에 몸담고 있다. 1967년생으로 1993년 20대 중반의 나이로 유니온스틸 품질관리부 품질설계과에 입사했다. 경북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기술직 엔지니어로 첫 발을 뗐다. 이후 유니온스틸과 동국제강만을 오간 '동국제강맨'이다.

컬러강판과의 인연은 2006년 기흥공장 총괄팀장이 되면서 본격화됐다. 2010년 컬러강판 생산팀장이자 차장이, 2012년에는 부장으로 승진해 같은 업무를 이어 수행했다. 2013년 가전컬러생산팀장이 됐고 같은해 말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진에 등극했다.

2015년 유니온스틸이 동국제강과 합병되며 동국제강으로 적을 옮겼다. 2017년 최삼영 부사장과 함께 상무로 승진했고 2018년 부산공장 공장장이 됐다. 이듬해 본사 냉연영업실장에 올랐고 지난해 말 인사에서 전무가 됐다. 동국제강 인적분할 이후 냉연 부문의 동국씨엠 대표로 내정돼 있다.

유니온스틸 시절부터 함께해온 장세욱 부회장이 박 전무를 일찌감치 주요 경영진으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인사에서 박 전무를 부산공장장에서 냉연영업실장으로, 냉연영업담당이던 주용준 상무는 부산공장장으로 교차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현장과 실무 경험이 동국제강 경영진의 필수 덕목이라 한다면 이때부터 동국씨엠의 대표가 될 자격을 얻은 셈이다.

박 전무는 장 부회장의 컬러강판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장 부회장은 2021년 럭스틸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컬러강판을 두고 '내 새끼'라고 칭할 만큼 컬러강판에 대한 애정이 큰 인물이다. 박 전무가 장 부회장의 컬러강판 연대기를 줄곧 동행해 왔다는 전언이다.


◇'고급 컬러강판의 시대가 온다' 선제적 투자

유니온스틸의 전신인 연합철강이 컬러강판을 생산하기 시작한 건 1972년이다. 1985년 연합철강이 동국제강 계열사로 편입된 뒤에도 컬러강판에 주력해 왔다. 세월이 길었지만 눈에 띄는 부문은 아니었다. 컬러강판이 동국제강의 알토란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럭스틸' 론칭이 큰 도약점이 됐다. 럭스틸은 2011년 출범했는데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박 전무가 꼽힌다.

컬러강판의 미래 가치를 일찍이 알아봤다. 기흥공장 총괄팀장을 맡았던 시절인 2000년대 중반에는 컬러강판 시장이 고급화보다 가격 경쟁으로 뜨거웠던 때다. 중국산 저가 컬러강판 수입이 늘었고 일본까지 저가 행렬에 가세하면서 국산 컬러강판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때 오히려 품질에 신경 쓴 고급 컬러강판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장 부회장과 럭스틸 론칭을 준비했다는 전언이다.

고급 강판을 생산하기 위한 사전작업도 박 전무의 공이 컸다. 장 부회장이 2010년 유니온스틸의 사장으로 부임한 뒤 컬러강판 라인(CCL)을 보강했다. 라미네이터 전문 설비 6호 라인과 프린트 강판 전문설비인 7호 라인이다. 증설로 유니온스틸의 컬러강판 생산능력이 라인별로 6만톤(t)이 더 확보됐다. 연산 규모가 총 65만톤(t)으로 늘면서 럭스틸 런칭에 주요 발판이 됐다.

2013년 론칭한 가전용 컬러강판 브랜드 앱스틸(Appsteel)도 박 전무가 가전컬러생산팀장이던 시절 시작됐다. 6 CCL, 7 CCL도 가전전용 강판 생산에 주력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시리즈나 LG전자의 오브제 컬렉션 등이 앱스틸의 주요 고객이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럭스틸'로 지은 부산 스타벅스 화명점 전경.
◇냉연 수익성 과제…'고급화' 전략 한번 더 드라이브

앞으로의 과제는 냉연 부문의 수익성 확보다. 철강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세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동국제강의 지난해 3분기 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0% 줄어든 1485억원을 기록했다. 후판 판매량은 유지됐지만 가전제품, 건설 수요가 떨어지면서 냉연과 컬러강판 판매가 쪼그라들었다.

동국제강 냉연 부문 생산량(상)과 판매량 추이.
2021년 냉연 부문 최대실적을 달성한 것도 박 전무다. 2021년 냉연 생산량은 156만5000톤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164만4000톤이다. 평년 대비 생산량은 6만톤 이상, 판매량은 2만~3만톤가량 늘었다. 동국제강은 이때 13년만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냉연 부문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컬러강판 점유율 확대도 박 전무의 몫이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부문은 부동의 1위였지만 최근 포스코 등 경쟁사들의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톱티어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2030년까지 컬러강판 매출 2조원, 100만톤 체제를 구축한다는 DK 컬러 비전 2030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박 전무의 전략은 이번에도 차별화와 고급화다. 가전, 건설 등 시장 변화에 민감한 상품인 만큼 컬러강판 분야에서 초격차 제품을 생산하는 데에 주력한다는 목표다.

동국씨엠 대표로 부임하는 만큼 첫 분할 출범하는 회사를 다독이며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임무도 받았다. 본래 유니온스틸이 냉연 사업에 집중했고, 박 전무가 유니온스틸에 오래 몸담았던 인물인 만큼 신설 동국씨엠 조직에 대한 이해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내에서는 소통에 강한 리더로 통한다는 전언이다. 본인을 표현하는 다섯 글자로 직원들을 받쳐주는 '백스테이지'를 골랐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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