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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엔지니어링, 증여 발판 사업 자신감 드러냈나 주가 회복기에 두 자녀에 총 60만주 증여, '핀 파운드리' 신사업 추진 중

정유현 기자공개 2023-02-07 07:29:02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공정장비 부품 회사 포인트엔지니어링의 안범모 대표가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했다. 통상 상장사 오너들은 절세 차원에서 주가 하락기를 증여의 기회로 활용하는데 주가가 반등세를 타고 있는 시기에 진행한 점이 눈길을 끈다. 사업 성장에 따라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인트엔지니어링 안범모 대표는 지난달 18일자로 보유 주식 60만주를 자녀들에게 증여했다. 안성은(1990년생)씨와 안희근(1993년생)씨가 각각 30만주씩을 수증했다. 주당 2170원에 거래됐으며 두 사람 모두 6억5100만원 상당의 자산이 늘어났다.


안 대표의 지분은 30.28%에서 26.7%(1560만주)로 줄었다. 주식 증여로 인한 경영권 변동이나 위협 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대 주주는 안 대표의 배우자인 김명숙씨로 11.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별관계자의 총 지분율은 47.79%다.

포인트엔지니어링은 1998년 설립된 LCD 및 반도체 공정장비 부품업체다. 세계 1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인 A사를 주 고객사로 확보하며 성장했다. 핵심 제품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시 CVD(화학증착), 드라이에처(건식 식각장비) 공정에서 사용되는 서스펙터, 디퓨저, 섀도프레임, 메탈프레임 등이다. 안범모 대표이사는 2003년 경영난을 겪고있던 포인트엔지니어링을 인수해 대표이사로 올랐다.

이번 증여는 경영 승계와는 연결고리가 없어 보인다. 안성은·희근씨가 회사에 근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친 밑에서 경영 수업을 받으며 차차 지배력을 이양 받는 상황이 아니라 단순히 주식 보유를 통해 자산 증식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해석이 된다.

두 자녀가 처음에 어떤 방식을 통해 지분을 확보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포인트엔지니어링이 코넥스에 상장한 시기인 2017년 이전부터 주주 목록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스팩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2019년 7월 기준 안성은·희근씨는 각각 3.86%(206만25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합병 신주 발행에 따라 지분율이 3.82%로 조정됐다.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등 신주 발행에 따라 지분율이 희석되며 작년 말까지 두 자녀의 지분율은 3.56%로 수준이었다. 이번에 부친으로부터 증여를 받으며 지분율은 4.04%로 소폭 늘었다.

이번 증여가 눈길을 끄는 것은 ‘시기’ 때문이다. 오너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주가 하락기에 증여를 활발하게 진행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장된 주식을 증여할 때 증여일 전후 각 2개월씩 총 4개월의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증여세의 과세액을 산정한다. 주가가 쌀 때 증여해야 세금을 덜 내는 구조다. 만약 증여 후 2개월 간 주가가 급등해 세금이 부담된다면 신고 및 납부 기한 전에 증여를 취소하면 된다.

포인트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작년 11월 1900원으로 저가를 찍은 후 반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월 31일 종가는 증여 거래 단가와 동일한 2170원이다. 52주 신고가인 3800원대비 낮은 가격이지만 최근 증시 부진 등의 요소를 고려했을 때 회복세를 탔다고 볼 수 있다. 안 대표는 주가가 계단식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현재 주가가 저점이란 판단 하에 증여를 단행한 것으로 일단 해석이 된다.

포인트엔지니어링은 지난해 5월부터 반도체 검사용 ‘핀 파운드리(Pin Foundry)’ 사업을 본격 개시했다. 반도체 위탁생산방식인 파운드리 프로세스와 같은 구조로, 반도체 전후 공정 테스트에 사용되는 고사양 핀을 생산하고 공급한다. 공격적 마케팅을 진행해 이 사업에서 연간 500억에서 향후 2000억원 규모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매출 업사이드 포텐셜(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상태다.

두 자녀의 증여세 재원은 배당으로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닥 상장 시점부터 계산하면 안성은·희근씨는 배당금으로 각각 2019년 8250만원, 2020년 4125만원, 2021년 4125만원 씩을 수령했다. 2022년 배당 관련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수익성을 바탕으로 곳간을 주주들에게 풀어온 만큼 현금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기준 실적이 공개되기 전이지만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는 배당의 준거가 되는 순이익도 증가했다. 2022년 3분기 말 기준 매출 321억1042만원, 영업이익 30억2139만원, 당기순이익은 54억9662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 1%씩 줄었지만 순이익은 45% 증가했다.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579억원 규모다.

포인트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오너의 지분 증여 시기나 의도 등에 대해서 파악하기 쉽지 않고 자녀들도 회사에 재직중이 아니다”며 “2022년 이익배당을 위한 권리주주 확정일을 정하긴 했으나 배당 관련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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