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충원' AK플라자, 적자탈출 사업 새판짠다 분당점장·E쇼핑사업부장 등 신규 임원 3명 발탁, '자본잠식 탈피' 방안 등 모색
서지민 기자공개 2023-02-07 08:21:34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15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이 자회사 AK플라자에 신규 임원을 대거 충원하고 사업 방향을 재정비하며 새판짜기에 나선다. 수년간 이어진 영업적자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AK플라자가 온오프라인 전반의 사업 역량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6일 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전사적인 사업 전략과 목표를 재정비하고 있다. 5년 간 쇼핑몰 5곳을 오픈하는 등 적극적으로 펼쳐온 출점 전략을 점검하고 적자 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고준 대표이사와 올해 신규 선임된 임원들이 주축이 되어 전략 수립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AK플라자에서 이강용, 정석, 김진국 팀장 등 3명이 상무보로 발탁됐다.
정 상무는 2018년 애경그룹에 입사해 애경산업과 AK홀딩스를 거쳐 현재 AK플라자 전략본부장과 E쇼핑사업부장을 겸직 중이다. 이 상무는 2020년부터 분당점장을 맡고 있고 김 상무는 경영본부장으로서 재무·인사 부문을 이끌고 있다.
2022년까지 AK플라자 내부의 임원급 인사는 고준 대표이사 전무 뿐이었다. 올해 인사로 임원이 4명으로 늘어나며 체급이 커졌다. 분당점장과 E쇼핑사업부장이 동시에 승진하며 온오프라인에 골고루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임원에 이은 직원 인사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반영됐다. E쇼핑사업부에서 9명, 분당점에서 7명의 직원이 승진 명단에 올랐다. 특히 전략본부을 재편하는 등 승진 임원에 맞춘 조직개편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AK플라자는 2018년 NSC(Neighborhood Shopping Center) 쇼핑몰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NSC 쇼핑몰은 쇼핑몰이 위치한 상권의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특화형 쇼핑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지역 맞춤형 쇼핑몰이다. 명품 매장 대신 생활 브랜드들을 입점시키는 전략을 폈다.
다만 이러한 AK플라자의 전략이 코로나19 이후 바뀐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영역에서 이뤄지는 가성비 소비와 프리미엄 명품 소비로 소비자가 양극화됐다"며 "중저가 쇼핑몰의 입지가 애매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K몰 등 이커머스 사업 역량을 강화시켜 온라인 채널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동시에 명품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21년 AK플라자 분당점을 리뉴얼하면서 명품 매장이 위치하던 1층에 스타벅스, 쉐이크쉑 등 식음료 매장을 넣어 고객을 유인한 경험 등이 있다.
애경그룹이 임원 승진과 함께 적극적인 변화를 주문한 배경에는 AK플라자의 사업 악화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AK플라자, AK몰 등을 운영하는 에이케이에스앤디는 누적된 적자로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2018년 50억원을 기록하던 영업이익이 2019년 6억으로 급감했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221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2021년에는 247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위기에 빠진 자회사를 구하기 위해 구원투수를 내세웠다.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마친 후 추가 인사를 단행해 고 전무를 AK플라자 대표이사로 이동시켰다. 그는 지주사인 AK홀딩스에서 전략기획팀장을 맡으며 경영전략을 총괄해온 인물이다.
고 전무 취임 후 실적은 소폭 개선세를 보였다.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73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03% 증가했다. 순손실액도 같은 기간 324억원에서 309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AK플라자의 경쟁력 강화보다는 리오프닝으로 인한 소비 증가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심리가 지난해 백화점과 쇼핑몰 매출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실제 AK플라자의 백화점업계 시장점유율은 2022년 3분기말 기준 3.4%로 2021년도보다 0.2%p 하락했다. 백화점·쇼핑몰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하며 매출이 증가했지만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는 밀렸다는 평가다.
더욱이 올해는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소비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더 소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전무는 이러한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해 새로운 사업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전체적인 사업전략 방향을 재정립하는 단계다"며 "새로 발탁된 임원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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