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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셀트리온헬스케어, CFO '공석' 선택...지주회사 영향?셀트리온홀딩스 필두 지배체제 단일화, 재무담당 임원 이경범 이사도 퇴사

심아란 기자공개 2023-02-09 07:38:14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14: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으나 셀트리온헬스케어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뒀다. 기존 CFO에 이어 재무담당 임원도 퇴사하면서 재무라인 공백이 생긴 상황이다.

이같은 의사결정은 셀트리온그룹 지배체제 단일화에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통해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 등 그룹 내 상장 3사를 직접 지배하게 됐다. 그룹 내 주력회사 셀트리온에 CFO가 존재하는 만큼 사업 유사성이 높은 계열사의 재무 업무를 분리할 유인이 작아졌다는 분석이다.

◇CFO 이어 재무담당 이사도 퇴사, '경영지원'은 분리

셀트리온그룹이 3일 2023년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는 박정호 이사(경영지원본부장) 한 사람만 승진 명단에 포함됐다. 박 이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력 사업인 의약품 물류 등을 관리하는 업무에 집중한다.

이번 인사를 통해 재무와 경영지원 부문이 분리된 점이 눈길을 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7년 코스닥 입성 이후 줄곧 CFO 중심의 관리 시스템을 유지해 왔다. CFO가 회계, 재무, 자금 등의 재무 부문부터 인사, 물류 등 경영지원 부문에 이르는 모든 관리 영역을 '관리본부'를 통해 총괄해 왔다.

관리본부는 기존 CFO인 이한기 전 상무가 작년 3월 퇴사하면서 운영 현황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 업무의 공백을 메웠던 이경범 재무담당 이사도 현재 회사를 떠나면서 재무 임원은 공석인 상태다. 이번 정기 임원 승진 인사에도 재무부문 담당 임원 인선은 생략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CFO 몫으로 배정했던 사내이사 한 자리도 공석 유지하고 있다.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5인으로 운영되던 이사회는 현재 각각 2인, 5인으로 꾸려졌다. 셀트리온그룹의 지배주주인 서정진 명예회장의 차남 서준석 이사회의장과 김형기 대표이사 두 사람이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다.

◇지배구조 개편 영향? 그룹 내 유일한 CFO 신민철 셀트리온 부사장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최근 1년간 CFO를 선임하지 않는 배경으로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꼽히고 있다.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코스닥)를 포함해 셀트리온(코스피), 셀트리온제약(코스닥) 3곳이 존재한다. 이들 상장 3사는 사업과 매출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점이 특징이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개발과 생산, 셀트리온제약이 합성의약품 개발과 생산을 맡는다. 그리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들 두 곳 의약품의 '판매'를 책임진다. 따라서 작년 9월 말 별도기준 셀트리온의 매출 약 79%, 셀트리온제약은 22%가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나왔다.

셀트리온그룹은 계열사 간 거래가 큰 사업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2020년 9월 상장 3사의 합병과 지배구조 개선 계획을 공식화했다. 첫 번째 과제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 밑으로 편입시켜 계열사 간 소유 구조를 단순화하는 일이 꼽혔다. 기존에는 서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였고 지주회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다.

서 회장은 2020년 9월에 보유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출자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라는 또 다른 지주회사를 세웠다. 그리고 기존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2021년 12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단일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했다.


이 과정에서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헬스케어 최대주주로 올라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24.27%의 주식 소유 비율을 나타낸다. 그 결과 그룹 내 상장 3사의 지배주주가 셀트리온홀딩스로 동일해졌다.

이들 3곳은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관리 업무를 분리할 유인은 크지 않아보인다. 실제로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 가운데 공식 CFO는 셀트리온의 신민철 부사장이 유일하다. 그는 셀트리온 창업 초기 입사한 공채 출신으로 19년 이상 재직 중이다. 셀트리온의 종속회사인 셀트리온제약에도 CFO 직함을 가진 임원은 따로 없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앞으로도 CFO를 공석으로 유지할지 주목된다. 셀트리온그룹은 C레벨 임원의 경우 장기근속한 내부 직원을 승진시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외부에서 기용할 개연성은 적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재무 관련 업무는 팀장 등 실무자 위주로 처리하고 있으며 전담 임원 충원 등은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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