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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구글 vs 네이버]'IT·IB' 융합형 재무임원 영입 공통점[CFO]②구글 '전략기획·IPO' 경험 주목, 네이버 '증권사→PE' 선호 경력 변화

박동우 기자공개 2023-02-13 07:34:27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08: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검색엔진 최강자' 구글과 '한국의 대표적 포털 운영사' 네이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 기용 경향에서 공통점을 드러낸다. 정보기술(IT) 기업과 투자은행(IB) 업계 경험을 지닌 '융합형' 재무임원을 영입해왔다.

검색엔진을 위시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으로 성장한 만큼, 회사 순혈이 이공계 출신 일색인 배경과 맞닿아 있다. 자금 관리 경험에 잔뼈가 굵은 인물을 외부에서 스카우트하는 건 필연적이었다.

구글은 재무 총괄 임원을 발탁하면서 전략기획, 기업공개(IPO) 실무를 접한 인물들을 주목했다. 네이버는 출범 초기에 상장을 감안해 증권사 출신 인사들을 등용했다. 최근 들어서는 신사업 확장 노선과 맞물려 인수·합병(M&A) 경험이 두터운 프라이빗에쿼티(PE) 경력자를 선호하는 모양새다.

◇지주사까지 겸직하는 구글 재무총괄

구글에서 초대 CFO를 역임한 조지 레예스 수석부사장은 2003년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의 러브콜로 합류했다. 두 사람이 1990년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한솥밥을 먹은 대목이 영입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를 개발하면서 명성을 얻은 회사다.

조지 레예스 수석부사장의 과업은 '나스닥 상장'이었다. 주간사에 지급할 수수료를 절감키 위해 온라인 경매 방식으로 주식을 공모했다. 증권사들을 경유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매입 수량과 희망 가격을 접수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기존 방식과 다르게 IPO를 추진하면서 미국 월스트리트 기관들의 반발을 초래했다. 설상가상으로 투자은행(IB)업계에 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데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후 구글은 정보기술(IT) 기업 이해력을 넘어 다른 전문 역량까지 겸비한 '융합형' 전문가를 CFO로 발탁하는 기조를 굳혔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곳간지기를 맡은 패트릭 피체트 수석부사장은 회계를 넘어 사업 실무와도 친숙했다. 인터넷 전화 업체인 콜넷엔터프라이즈 CFO를 지내고, 캐나다 최대 이동통신사 벨캐나다에서 전략 기획을 총괄한 이력이 방증한다.


패트릭 피체트 수석부사장의 활약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돋보였다. 실적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긴축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자, 피셰트 수석부사장은 온라인 결제 시스템 '체크아웃', 텔레비전 광고 판매 부문 'TV애드' 등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계약직 사원 1만여명을 감축하는 등 비용 절감을 목표로 분투했다.

2015년 이래 8년째 재무를 총괄하는 루스 포랏 수석부사장 역시 IT업계와 연이 밀접하다. 1987년 모건스탠리에 입사한 이래 30년 가까이 몸담으면서 주요 인터넷 기업들의 IPO 실무에 참여한 덕분이다. 1990년대 상장한 △프라이스라인닷컴 △이베이 △아마존 등이 대표적이다.

루스 포랏 수석부사장은 구글 CFO로 취임한 직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모기업 알파벳의 재무 총괄 임원까지 겸직하면서 권한이 한층 넓어졌다. 직무를 수행하면서 단연 돋보였던 성과는 '여유 자금 축적'이었다. 2019년 7월 말 보유한 유동성이 1170억달러(147조339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알파벳은 미국에서 가장 실탄이 두둑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 재무책임자 주안점 '투자' 맞춰

네이버는 CFO를 선임하면서 'IB업계 경력'와 '인터넷 기업 관련 경험'을 함께 눈여겨봤다. 역대 재무 총괄 임원 가운데 △홍이찬 전 이사 △허홍 전 키움히어로즈 대표 △황인준 라인 CFO 등은 증권사에서 활약한 경력을 갖췄다. 2000년대 상장 추진 국면에서 증권가와 활발하게 소통해야 하는 특수성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홍이찬 전 이사는 대우증권(현재 미래에셋증권)에서 근무하다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함께 한게임을 창업했다. 2000년에 네이버가 한게임과 합병하면서 네이버 일원이 됐다. 홍 전 이사가 재임 중이던 2002년 네이버는 코스닥에 입성했다.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새롬기술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시 홍 전 이사는 물밑 협상을 통해 회사 간 의견을 조율했다. 이해진 창업자가 보유한 주식 일부를 새롬기술로 넘기기로 결정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CFO를 역임한 허홍 전 키움히어로즈 대표는 호주뉴질랜드은행(ANZ뱅크), 신한종합금융, 게임 회사 엔씨소프트 등에서 재직한 이력이 존재한다. 온라인 서비스 분야 자회사인 NHN서비스 대표로 이동하기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 상장시키는 데 전념했다.

2008년 하반기에 부임한 황인준 CFO는 2016년까지 8년가량 네이버 곳간을 책임졌다. 그는 1992년 삼성전자 재무파트로 입사하면서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뗐다. 특히 2000년대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전무로 재임하는 동안 산업을 기준으로 커버리지 그룹을 편제하는 조직 개편 아이디어를 짜낸 일화가 회자된다.

황인준 CFO는 국내외 기관 투자가들의 잇따른 요청을 수용해, 코스닥을 떠나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작업을 완수했다. 본사의 수익성 뒷받침과 주가 관리를 두루 감안해, 자회사로 기계장치 구입비 등을 이전하는 묘책도 짜냈다. 2013년 하반기에는 NHN의 인적 분할을 추진해 포털 중심의 네이버, 게임 부문을 영위하는 NHN엔터테인먼트로 분리하는 결실을 얻었다.

2022년 CFO로 취임한 김남선 전무 역시 IB업계에 잔뼈가 굵지만, 증권사 경력을 갖춘 건 아니다. 김 전무의 이력을 관통하는 열쇳말은 '인수·합병(M&A)'이다. 라자드 부장, 모건스탠리 상무, 맥쿼리자산운용 한국PE총괄 전무 등을 거쳐간 경험이 방증한다. 특히 맥쿼리 재직 시절 1조원을 들여 LG CNS 지분을 사들이고, SK텔레콤과 함께 ADT캡스를 인수하는 등 활약상을 드러냈다.

김남선 전무가 네이버에 합류한 배경도 글로벌 시장으로 입지를 넓히는 경영 기조와 맞물렸다. 2020년 네이버에 영입된 후 김 전무는 G&T(Growth & True North)실을 총괄했다. 유망 기업을 물색해 인수하는 데 방점을 찍은 조직이었다.

웹소설 플랫폼 업체 왓패드 경영권을 확보하고, CJ그룹 계열사들과 대규모 지분 교환을 성사하는 등 굵직한 투자 행보를 보여줬다. CFO로 부임한 뒤에도 북미 중고품 거래 플랫폼 운영사 포쉬마크 인수 결단을 내리는 등 재무 활동의 과녁이 '신사업 개척'에 맞춰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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